Mr. Unbreakable
영화 <트와일라잇>의 성벽에 갇혀 발전이 없을 거란 혹평을 보기 좋게 부숴버린 로버트 패틴슨.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심도 있는 배우가 된 그를 통해 우리는 ‘성장’의 의미를 재차 확인한다.
2016년 디올 옴므의 향수 인텐스(Intense) 캠페인에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
몽환적 분위기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뱀파이어 버전이라 불릴 정도로 애틋한 로맨스를 담은 영화 <트와일라잇>을 통해 영국 출신의 한 젊은 배우는 단숨에 스타 자리에 오른다.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린 역으로 열연한 로버트 패틴슨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에게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다. 현실에 존재 불가능한 착한 남자의 이미지로 확실한 팬덤을 형성했지만 청춘 스타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안겼기 때문이다. 다양한 변신이 필요한 배우에게는 치명적인 약점. 그래서일까? 1986년생, 올해 서른한 살밖에 되지 않은 그의 필모그래피는 의외로 화려하다. 컬트 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지휘로 젊은 백만장자 역을 연기한 <코스모폴리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웨스턴물 <로버>, 배우 제임스 딘을 앵글에 담는 무명 사진작가 역을 맡아 열연한 <라이프> 등에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가능성과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여러 인터뷰를 통해 패틴슨은 뱀파이어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에디터는 이렇듯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를 칼럼의 주인공으로 낙찰하는 데 잠시의 망설임도 없었다. 더욱이 2013년부터 지금까지 디올 옴므 향수의 캠페인을 통해 도회적 남성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고 있고, 시상식과 파티의 레드 카펫 위에서는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스타의 자질(?)로 무엇보다 중요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제나 연예 신문 1면을 장식한다. 그는 현재 독창적인 음악 코드와 뛰어난 비주얼 감각을 지닌 영국 아티스트 FKA 트위그스(Twigs)와 연인 사이이며, 지금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영화 속 뱀파이어가 사랑한 여인이자 샤넬의 뮤즈인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20대 청춘을 화려하게 보냈다. 미국의 팝 가수 케이티 페리와의 염문도 숱한 화제를 낳았다. 이쯤 되니 파파라치들의 플래시 세례가 끊이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배우 타이틀을 벗어던진 일상 속 그의 모습은 스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수더분한 모습이다. 티셔츠, 데님 팬츠, 낡은 스니커즈를 기본 공식으로 후디드 점퍼나 블루종 등 남자의 옷장에 하나씩은 걸려 있을 흔한 아이템을 두르고 거리를 활보한다. 곱슬머리를 단장하기 귀찮다는 듯 더운 여름에도 그의 머리는 비니가 덮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스타일 아이콘으로 빛을 발할 수 있는 건 바로 놀라운 컬러 매치 때문. 그레이, 화이트, 블랙 등 진부하지만 안전한 컬러로 스타일링하되 블루, 버건디, 오렌지, 그린 등 눈에 띄는 포인트 컬러로 스타일에 활력을 부여하는 것. 여기에 185cm의 훤칠한 키와 선이 굵은 마스크를 더하니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로버트 패틴슨은 팔색조 같은 매력,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타성을 겸비한 아이콘이다. 그리고 데뷔 초 연기력에 대한 불신을 과감하게 떨쳐내고 타이틀 롤 배우로 우뚝 섰다. 아직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 인생의 경험을 좀 더 쌓고 다양한 역할을 마주하면 그가 존경하는 잭 니컬슨과 같이 ‘배우’라는 타이틀이 응당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그에겐 시간과 기회가 많다.
On the Red Carpet
천편일률적인 턱시도 슈트가 수놓는 레드 카펫 위에서도 로버트 패틴슨은 시선을 잡아끈다. 더블브레스트 베스트와 변형된 디자인의 보타이가 개성 있는 스타일에 힘을 더한다.
연인 FKA 트위그스와 함께 레드 카펫을 밟은 로버트 패틴슨

리넨 소재의 블랙 핀스트라이프 싱글 슈트와 도트 패턴의 실크 타이 Ralph Lauren Purple Label, 포켓스퀘어 Boss Men, 시어서커 소재의 화이트 버튼다운 셔츠 Brooks Brothers, 브라운 싱글 스트랩 슈즈 Bally

쿠션형 케이스가 손목에 에지를 더하는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 골드 워치 Cartier

앨리게이터 레더의 광택이 고급스러운 벨트와 장지갑 Colombo via Della Spiga

벌 모양의 커프링크스와 애벌레 모티브의 타이핀 Burberry

작은 조각을 이어 붙인 듯한 건축적 느낌의 실크 소재 타이 Brioni

아이리스와 앰버 우디 향이 매력적인 향수 인텐스 Dior Homme

화이트·핑크·옐로 골드를 사용한 비제로원 링 Bulgari

발목에 밴딩 디테일을 더한 앵클 슈즈 Prada
Camera Flash!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공식 석상에서 의외로 캐주얼한 차림을 즐기는 로버트 패틴슨. 대충 입은 것처럼 보여도 흔치 않은 컬러 선택으로 배우다운 면모를 뽐낸다.
칸 영화제의 포토콜에 응한 로버트 패틴슨

청량한 블루 컬러의 코튼 소재 싱글브레스트 재킷과 네이비 치노 팬츠 Boss Men, 블랙의 심플한 라운드 티셔츠 Paul Smith, 화이트 아웃솔이 경쾌한 레이스업 스니커즈 Louis Vuitton

테일러링 공법으로 완성한 데님 팬츠 Ermenegildo Zegna

아가일과 카무플라주 패턴의 조화가 경쾌한 니트와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인 라이트 블루 셔츠 Dior Homme

타탄체크 패턴이 경쾌한 리넨 소재 머플러 Brooks Brothers

빈티지한 블랙 다이얼이 돋보이는 헤리티지 크로노그래프 워치 Longines

러버 소재 아웃솔을 덧대어 착화감이 우수한 블랙 레이스업 슈즈 Ermenegildo Zegna

캐주얼한 가죽 꼬임이 특징인 벨트 Brooks Brothers, 심플한 금장 로고장식의 브라운 레더 벨트 Ralph Lauren Purple Label

보드라운 송아지 가죽을 사용한 브리프케이스 Breuer Bleu
Casual Encounter
캐주얼 룩을 특별하게 연출하는 건 로버트 패틴슨의 장기. 185cm의 큰 키와 개성 있는 마스크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영화 <로버> 시사회 현장에 등장한 캐주얼한 차림의 로버트 패틴슨

기하학적 스트라이프 패턴이 감각적인 윈드브레이커 블루종 Boss Men, 파인 코튼 소재의 라운드넥 티셔츠 Burberry, 지퍼 디테일이 특징인 그레이 팬츠 Dior Homme, 파인애플 패턴이 재치 있는 에스파드리유 Valentino Garavani

마드라스 체크 패턴의 코튼 셔츠 Lacoste

레이어링하기 쉬운 코튼 소재 집업 베스트 Brunello Cucinelli

익살스러운 불도그 프린트를 더한 스웨트셔츠 Denim & Supply Ralph Lauren, 빈티지한 레이스업 스니커즈 Golden Goose Deluxe Brand

GG 로고와 플라워 패턴이 로맨틱한 감성을 전하는 백팩 Gucci

정교한 실버 장식이 특징인 뿔테 안경 Chrome Hearts by Nas World

코발트블루 컬러가 청량한 팬츠 Paul Smith
에디터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사진 기성율(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