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손
손에도 남자의 품격이 있다.
다크 네이비 슈트와 화이트 드레스 셔츠 Brooks Brothers
손은 인간관계 형성의 시작이자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손으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명함을 건네고, 반가움과 호의의 표시로 손을 내밀어 악수하며, 서로의 손을 맞잡는 과정을 거쳐 타인이던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니까.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에서 여주인공은 “손잡아주지 않는 남자는 매력이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는 상대방을 애틋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만약 현실에서 상대 남자의 손이 지저분하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각질이 덕지덕지 붙은 손등과 거스러미가 가득한 누런 손톱은 싹트던 호감도 종적 없이 사라지게 한다. 함부로 다뤄 거칠고 투박한 손과 관리하지 않아 더럽고 지저분한 손은 그 사람의 이미지 자체를 바꿔놓기도 한다.
후네일 김양곤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숍에서 손을 관리하는 남성이 흔치 않았지만 요즘은 남성도 손과 손톱을 케어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 고객이 전체 고객의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회사 대표를 비롯해 비즈니스맨, 전문직 남성, 대학생까지 다양하고 최근에는 휴가 나온 군인도 상당히 많이 방문합니다.”
손과 손톱 케어에 무심한 당신은 이제 군인보다도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게으른 마초 취급을 당할 수 있으니 각성할 것. 우선 단시간 내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손으로 가꾸고 싶다면 근처 네일 케어 숍 방문을 권한다. 핸드 스크럽과 네일 셰이핑, 손톱 주변을 둘러싼 각질인 큐티클 제거, 손톱 영양제 도포 등으로 이어지는 스페셜 케어를 받을 수 있다. 남성을 위한 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다수이니 염려할 필요 없고, “네일 숍에 안 가본 남성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남성은 없 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족도 또한 높다. 숍에서 발라주는 손톱 영양제는 반짝거리는 광택 영양제와 바른 티가 나지 않는 무광택 영양제가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반짝거리는 모든 것을 남자답지 못하다 여겨 용납하지 않는 소위 ‘상남자’일지라도 아무도 모르게 네일 케어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
물론 집에서도 충분히 셀프 케어가 가능하다. 준비물은 스크럽, 손톱깎이, 파일, 푸셔, 니퍼, 큐티클 오일 또는 밤, 핸드 로션이나 크림 등이다. 우선 손 전용 스크럽이나 평소 사용하는 보디 스크럽으로 손등과 손가락, 손톱 구석구석을 문지르고 미온수로 씻어내면 즉시 보드라워진 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손톱 셰이핑과 큐티클 제거. 손톱깎이로 손톱을 일자로 자른 후 파일로 각을 없애며 둥글고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다듬는다. 김양곤 대표는 “남성은 손톱 끝을 아주 짧게 바싹 자르는 경향이 있지만 0.5mm 정도 남기고 잘라야 보기에도 좋고 손과 손톱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조언한다. 손톱을 둘러 싼 오래된 큐티클은 긴 막대 모양의 푸셔로 살살 밀어 없애거나 가위와 비슷한 니퍼로 잘라 제거하면 미용상 더욱 보기 좋지만 직접 시도할 자신이 없다면 생략하자. 단, 큐티클을 부드럽게 하고 자연스럽게 녹이는 큐티클 오일이나 밤은 꼭 사용해야 손질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핸드 로션을 충분히 바르면 셀프 핸드 & 네일 케어는 끝이다. 참고로 최근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마주한 상대에 대한 호감이 극대화되는 순간은 전신에서 향을 풍길 때보다 잡은 손에서 은은한 향기가 배어날 때라고 한다. 향이 좋은 핸드크림을 항상 챙겨 바르는 것도 손의 매력과 품격을 높이는 좋은 방법일 듯.
오른쪽 위부터_ Bandi 프로페셔널 푸셔 라운드와 일자 푸셔가 양쪽에 달려 있어 더 부드럽고 깔끔하게 큐티클을 제거할 수 있다. 스크럽을 하는 동안 촉촉해진 큐티클을 손톱 바깥 방향으로 살살 밀듯이 긁는다. Biotherm Homme 얼티밋 핸드 밤 끈적임 없이 오랜 시간 촉촉한 손으로 가꾸는 핸드크림. 바른 후 마사지하듯 손바닥과 손가락을 지그시 누르면 손의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Fresh 시베리 너리싱 핸드크림 산자나무 오일이 피부 재생을 돕고 크랜베리와 토마토의 항산화 성분이 젊고 건강한 손으로 가꿔준다. Burt’s Bees 레몬 버터 큐티클 크림 건조하고 거친 큐티클을 부드럽게 케어한다. 손을 씻은 후 적당량을 덜어 손톱과 주변에 마사지하듯 바른다. L’Occitane 시어버터 네일 & 큐티클 너리싱 오일 손톱과 큐티클에 영양을 공급해 건강하게 가꾼다. 큐티클 제거 전후로 바르면 더욱 말끔하게 케어할 수 있다. Bandi 우드 파일 손톱 모양을 더 자연스럽게 다듬을 수 있다. 손톱가위, 니퍼, 스틸 파일은 에디터 소장품
에디터 최정연(프리랜서)
사진 기성율 스타일링 차샛별 모델 홍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