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xpected Moments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머리를 만지다 보면, 이거다 싶을 때가 있다. 그걸 일부러 재현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흔히 말하는 ‘2 : 8’에서 ‘2’에 해당하는 부분은 나머지 ‘8’을 말없이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할 뿐이었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쉼표 머리’가 좋은 예. 의외의 부분에 ‘포인트’를 주면, 어느 쪽이 먼저랄 것 없이 동등한 주인공이 될 것이다.

경계가 분명한 투 블록 컷을 오래 고수해온 사람이라면 축축 늘어지는 긴 머리에 이미 피로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럴 땐 과감하게 강한 웨이브를 넣어본다. 짧게 정리한 옆머리와 뒷머리 위로, 그야말로 자유분방하게 아무렇게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머리를 손질하는 방식을 모든 면에서 종전과 반대로 해본다. 가르마를 타 양쪽으로 넘겼다면, 가르마를 없애고 오히려 가운데로 머리를 몰아본다. 애써 힘을 죽여 바싹 붙이던 측면의 머리카락은 아예 삐죽삐죽 솟아오르게 만들어본다.

이마를 아주 살짝 가리는 짧은 머리의 해답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리거나, 세우거나. 아예 그 둘을 동시에 해보는 건 어떨까? 앞머리는 내리고, 나머지 부분은 자유롭게 흩트린다. 그 대비가 클수록 지루한 헤어스타일에서 멀어질 것이다.
에디터 박태일(프리랜서)
사진 안주영 모델 김영, 박재근, 스티브, 민준기 헤어 김승원 메이크업 이봄 어시스턴트 구민지, 권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