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이 절실한 영화
최근 이어지는 극장가의 재개봉 열풍 속에서 당신이 끝까지 재개봉을 열망해야 하는 영화 네 편.
1 트윈 픽스(Twin Peaks: Fire Walk with Me, 1992) ‘미드’의 전설로 남아 있는 오리지널 <트윈 픽스>의 극장판이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데이비드 린치 특유의 몽환적 연출이 극에 달한다. 심령물을 연상시키는 전개와 의문의 살인 사건은 지금 봐도 강도 높은 그로테스크. 최근 26년 만의 리메이크(드라마판) 소식이 들려와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재개봉이 기다려지는 한 편이다. 참고로 이 작품에선 얼마 전 세상을 뜬 데이비드 보위의 어딘가 불길한 FBI 요원 연기도 볼 수 있다.
2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의 3D 버전 이 영화는 기존 3D 영화의 패러다임을 깨뜨렸다. 오죽했으면 <아바타>로 3D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제임스 캐머런조차 엄지를 치켜들었을까. 태평양 한가운데서 춤추는 집채만 한 고래와 물결처럼 빛나는 해파리. 이 모든 게 3D 안에서 조화를 이뤘다. 올해 이 영화의 재개봉을 기다리는 이유는 하나다. <아이스 에이지: 지구 대충돌>이나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같은 본격 3D 영화가 줄지어 개봉하기 때문. 이 영화가 할 일은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로 그 불편한 ‘적청안경’을 대중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3 매드맥스(Mad Max, 1979) 사실 <매드맥스>의 역사는 1979년부터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멜 깁슨은 주름 하나 없는 탱탱한 얼굴로 오일쇼크로 엉망이 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악당들과 격렬히 싸운다. 최근 아카데미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걸 기념해 재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도 사실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지금도 이 작품은 ‘어둠의 경로’에서 영화 마니아들의 교과서로 통한다.
4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2006) 한국은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한데 이 영화에 따르면 그로부터 1년 후 지구는 초고령 사회 아닌, 그냥 다 고령 사회로 접어든다. 그러니 청년에게 세대 교체의 희망 따위는 그저 꿈이나 마찬가지.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가장 극단적인 결말이 부디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 당신도 하루라도 빨리 이 영화가 ‘개봉’하길 빌자(해외에서 수작으로 꼽힌 이 영화는 사실 국내에선 개봉도 하지 못하고 DVD로 직행했다). 이 영화엔 고령화 사회를 허투루 넘겨볼 수 없는 힘이 담겨 있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