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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하얀 건 먹지 말라는 말은 못한다. 그저 아주 조금씩만 줄여보자.

몸이 가녀린 모델들의 식단에서는 공통점이 보인다. 밀가루와 설탕, 쌀처럼 하얀 건 입에 대지 않는 것이다. 그건 사실 밖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나 진배없다. 햄과 게맛살이 들어 있는 김밥도 못 먹고, 그 흔한 주스, 엄마가 만든 집밥도 못 먹을 정도니까. 에디터는 지난달 기사를 위해 ‘흰 가루 먹지 않기’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고기도 2년 넘게 끊은 적이 있어서 꽤 자신 있었다. 흰 가루를 한꺼번에 끊으면 힘들 테니 5일 간격으로 안 먹는 종류를 하나씩 늘리며, 2주 동안 몸의 변화를 지켜볼 계획이었다. 결과는 대참패. 에디터는 5일 만에 실패를 직감했고, 열흘 만에 KO를 외쳤다.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라고 자책하며 간이 되지 않은 건강식에 도전하는 이들이 모인 카페에 가입했다. 다른 이들의 성공담이 궁금해서 찾았는데, 흰 가루를 참아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팔다리가 덜덜 떨리거나 눈앞이 핑핑 도는 건 예사, 우울증은 기본이고 심각한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아 포기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모델은 모델. 우리가 이걸 못해낸다고 의지박약으로 간주할 만한 사안은 아니었다. 열흘 동안 내가 느낀 건 다음과 같다(그래봐야 밀가루만 끊고 설탕은 솔직히 하루에 500원짜리 동전만 한 초콜릿 하나 정도는 먹었다. 쌀과 소금은 시작도 못했다). 우선 몸이 가볍고 속이 편안했다. 겉으로 살이 빠진 티가 나진 않았지만 체중은 1.5~2kg 줄었다. 하체가 많이 부어 요즘 수영을 하는데, 수영을 하지 못한 날도 붓지 않았다. 피붓결도 매끄러워진 것 같고. 아, 그러고 보니 하루에 서너 개씩 돋던 그 흔한 뾰루지도 안 났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조금만 더 했으면 5kg은 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어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방법은 좀 바꿔서. 끊는 건 힘드니, 줄이는 쪽으로. 어떤가, 같이 동참해볼 텐가?
백색 가루가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면 양껏 먹고 싶은 마음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지도 모른다. 백색 가루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여기서는 ‘당질’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사실 소금도 심각하게 해롭지만 한국에서 무염식만 먹는 건 직접 만든 음식만 갖고 다니며 먹어야 한다는 말이니까. 상대적으로 수월한(?) ‘당질’ 조절부터 살펴보자. 당질의 종류에는 단당류와 이당류, 다당류, 당알코올, 인공감미료가 있다. 당질이라고 하면 보통 단 음식을 연상하는데, 전분이나 셀룰로오스처럼 달지 않은 당질도 있다. 밀가루와 설탕, 쌀이 모두 당질에 해당한다. 당질의 종류는 생각보다 방대하므로 당질을 포함했는지 아닌지 헷갈릴 때는 조금이라도 단맛이 나는지, 곡류와 감자, 고구마 같은 탄수화물인지 생각하면 쉽다. 보통 탄수화물과 당질의 양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당질 제한의 좋은 일례가 있다. 일본의 당뇨병 치료 권위자 에베 고지가 당질 제한식을 실천한 결과, 66kg이던 체중이 55kg으로 줄어든 것. 그는 당질 제한식이 몸을 괴롭히지 않아도 되고 굶지 않아도 되는 최고의 다이어트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 이론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 당질을 섭취함으로써 혈액 중 포도당이 늘어나 비만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고, 결국 살이 찌게 된다. 비만 호르몬이 분비되면 근육은 혈액 중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한편 비만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 근육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없지만, 근육이 활동 중일 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운동으로 살이 빠지는 이유는 운동이 비만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 즉 운동이 비만 호르몬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뜻이다. 비만 호르몬은 당질을 적게 먹어도 줄어드니, 운동을 하지 못해 마음이 불편한 날엔 당질 섭취만 제한해도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혈류를 방해하는 당질 섭취를 줄이면 체중 감량은 기본, 혈액의 흐름이 개선돼 피부와 머릿결도 좋아진다. 자연 치유력도 좋아져 상처가 빨리 낫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는 몸 전체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 아토피, 당뇨, 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니 당질 제한식은 체중 감량 목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제 구체적으로 뭘 먹어야 할지 생각할 차례다. 딱히 단 음식과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식탁을 지배하는 당질을 제한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백색 가루 섭취를 한꺼번에 줄이려 하지 말고 밀가루부터 하나씩 줄이길 권한다. 적어도 밖에서 한식과 일식을 사 먹을 순 있다! 현미로 지은 밥이나 통밀빵처럼 정제하지 않은 탄수화물은 흰쌀밥이나 밀가루에 비해 먹은 뒤 혈액 중 포도당이 늘어나는 속도가 느리므로, 좋다고 볼 순 없지만 조금씩 먹어도 된다. 따져보면 된장과 고추장, 쌈장, 간장도 다 밀가루로 담그므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극히 적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니 면류와 빵, 쿠키류를 제한하는 것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식구들이 시킨 피자를 정 먹고 싶을 땐 스트레스 받느니 한 조각 먹어라. 대신 다음 날 당질 제한의 강도를 높이면 된다. ‘밀가루 안 먹는다더니, 지금은 먹네!’ 같은 주변의 핀잔은 무시하자.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건강하고 날씬한 몸으로 변할 수 있는, 나만의 당질 제한 리스트를 써 내려가는 거다.

입에 넣기 전에 생각해볼 것
-전분이 많거나 단맛이 나는 식품은 최대한 피한다.
-기름은 올레산을 많이 함유한 올리브 오일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과일 속 과당은 포도당보다도 살찐다. 말린 과일은 특히 더하다.
-고기와 생선은 먹는다. 단, 육류와 어패류를 가공한 통조림에는 당질이 많이 들어 있다.
-유제품 중 우유나 설탕을 넣은 요구르트는 먹지 말고 치즈와 버터는 먹는다.
-연근과 옥수수처럼 살찌는 채소도 많다. 전분을 포함했는지 봐야 한다.
-과일에는 모두 살찌는 과당이 들어 있다. 아보카도는 예외.
-달걀과 메추리알, 모든 종류의 버섯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
-호박씨, 호두, 잣, 깨를 제외한 모든 견과류는 피한다.

에디터 성보람(프리랜서)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차샛별 일러스트 김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