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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대를 부탁해

BEAUTY

제대로 정리가 안 된 화장대는 당신에 대한 환상을 깰 뿐 아니라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 화장대도 한 번쯤 점검해야 할 때다.

왼쪽부터_ Dior 디오리픽 베르니, 오너먼트 모양의 네일 에나멜. La Prairie 화이트 캐비아 일루미네이팅 클래리파잉 로션, 화이트닝 준비 단계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세럼과 크림의 흡수를 돕는다. Lancome 얼티밋 뷰티파잉 미스트 로션, 섬세한 천연 장미수 성분이 최적의 피부 환경을 만들어준다. Byredo 세븐 베일즈, 모던한 감각의 보틀 디자인이 화장대 위에 장식 효과를 더한다. Dior 백스테이지 브러시 프로페셔널 피니시 라지 아이섀도 브러시. Chanel 2-in-1 파운데이션 브러시. Dior 백스테이지 파우더 브러시 -라이트 커버리지. Tom Ford Beauty 벨벳 오키드. 중후할 만큼 클래식한 보틀이 인상적인 오 드 퍼퓸. Chanel 미니어처 향수는 에디터 소장품.

여자의 방에서 얼굴 역할을 하는 소품이 있다면 바로 화장대일 것이다. 개인의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 있고, 자로 잰 듯 화장품이 늘어선 모양새만으로 그 사람의 스타일과 정리 습관을 알 수 있으니. 이 중 정리 습관은 잔소리할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화장대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방치된 화장품이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딱히 다른 이유가 없는데 언젠가부터 피부에 트러블이 생긴다면 한 번쯤 화장대를 점검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정리의 첫 단계는 ‘분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분류 아이템은 바로 ‘버릴 것’. 당장 버려야 할 화장품은 당연하게도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다. 유통기한을 알아볼 때 특히 수입 화장품에는 조금 공부가 필요한 표기가 많다. 그중 가장 쉽게 해석 가능한 표기는 뚜껑이 열린 화장품 용기 그림 안에 12M, 24M 등이 적혀 있는 것. 이는 개봉 후 사용 기간(month)을 의미한다. 이외에 MFD는 ‘Manufacture Date’, 곧 제조 일자를 뜻하며 이를 줄여 M으로만 적기도 한다. 화장품 용기 그림 없이 M과 숫자만 있다면 제조 일자(수입 브랜드의 경우 일/월/연 순)로 해석하면 된다. MFG(manufacturing)나 PRO(produce day) 또한 제조 일자를 말한다. 다른 말로 사용 권장 기간을 뜻하는 ‘Best Before End Dates’의 약자인 BBE, BB, BE도 있다. EXP 또한 ‘Expiry Date’의 약자로 유통기한을 의미한다. 조금 해독법이 어려운 알파벳과 숫자 조합의 세 글자도 있다. 예를 들면 ‘A85’ 같은 코드가 그것이다. 이 중 A는 고유의 제조 코드, 중간 숫자는 제조 월, 마지막 숫자는 해를 의미한다. A85의 경우는 2015년 8월에 제조한 제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자리가 넘어가는 10월은 A, 11월은 B, 12월은 C로 표기한다. ‘AA5’라고 표기했다면 2015년 10월에 제조한 제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암호 같은 화장품 유통기한 코드 해독이 번거롭다면 checkcosmetic.net 등의 뷰티 제품 코드 분석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다시 화장대 이야기로 돌아가서, 화장품마다 사용 기한이 다르긴 하지만 제조일에서 3년이 지났거나 개봉 후 1년이 지난 제품이라면 버릴 것으로 분류하자. 버릴 것 다음으로 분류할 제품은 세척해 사용할 메이크업 브러시나 퍼프 같은 뷰티 툴이다. 평소 세척을 잘 하지 않아 메이크업 잔여물이 남은 브러시는 모가 벌어져 생명이 다한 경우가 있을 뿐 아니라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뷰티 도구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해 가려움증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이나 모낭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모낭충은 피지선과 모낭에 기생하며 트러블을 유발하는데, 그 수가 늘어나면 염증으로 이어지죠. 특히 코, 턱, 입 주위에 뾰루지가 자주 생긴다면 모낭충으로 인한 염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염된 퍼프를 계속 사용하면 수분과 피지, 피부 노폐물이 뒤엉켜 모공을 막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 생기기도 하니 주의하세요.” 후즈후피부과 김윤지 원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브러시 세척법은 무엇일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범석 실장은 리퀴드 제품이 닿은 도구는 매일, 파우더 브러시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세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브러시 세척제로는 주로 샴푸를 사용합니다. 화방에서 판매하는 유화 브러시 세척제도 추천해요. 컬러 제품 브러시를 여기에 10초 정도 담가두면 잔여물이 쏙 빠지거든요. 이후 샴푸로 한 번 더 씻어내고, 공중에 매달아 건조시키면 매일 깨끗한 브러시를 사용할 수 있죠.” 브러시를 세척할 때는 100원 동전만큼 샴푸를 짠 손바닥에 브러시를 문지르는 것이 방법인데, 이때 마찰력이 있는 미용 장갑을 끼고 문지르면 세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분류를 마쳤다면 이제 화장대 위에 섹션을 나눠 정리할 차례. 가장 부피가 큰 기초 제품은 수납함 밖으로 배열하되, 직사광선에 쉽게 영향을 받는 토너나 향수는 가장 그늘진 자리에 배치하자. 그보다 작은 아이템은 수납함을 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특히 투명한 칸막이 제품을 사용하면 필요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먼지가 쌓이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화장대 정리 빈도를 높이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아이섀도나 콤팩트 제품은 칸막이 안에 세워 보관하면 화장대 위의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작은 메이크업 제품이라도 그 제품만의 영역을 마련해주면 화장대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깔끔하게 정리한 화장대를 보면 과감하게 버린 화장품도 결코 아쉽지 않을 것이다. 뷰티업계가 화장품 성분만큼 투자하는 제품의 디자인도 화장대 위에서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은 물론이다. 내 피부 상태와 직결되는 화장대의 정리 상태,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 번쯤 살펴보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화장대는 당신 방의 얼굴이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곽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