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과학
"신은 현세에 여러 가지 근심의 보상으로서 우리에게 희망과 수면을 주었다"고 볼테르는 말했다. 그 보상, 지금 제대로 누리고 있는 걸까?

잠 못 드는 한국
현대인은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일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무언가 이루기 위해 잠을 포기하는 것에 익숙하다.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는 잠자지 않는 대신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고, 낮 동안의 일상을 위로하기 위한 자극적인 밤 문화는 우리를 침실 대신 도심의 한복판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런 생활은 스스로 잠을 챙기지 않으면 잘 수 없는 상황을 낳았다. 2015년 OECD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가장 일을 많이 하고 잠을 적게 자는 나라다. 몸과 정신을 혹사하면서 충분한 휴식은 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는 이도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8만9500명에서 2015년 45만5900명으로 5년 사이 57% 이상 증가했다.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 수까지 감안하면 실제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숙면에 대한 현대인의 열망이 커지면서 돈을 지불하고라도 제대로 자고 싶은 이들을 위한 산업이 성장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잠이 보약이다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사로 잘 알려졌다. 저서 <수면 혁명>을 통해 가장 쉽게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수면을 꼽았을 정도다. 잠을 충분히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아침,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긍정적인 기운이 솟아나는 기분을 한 번쯤 느껴보았을 거다. 대개 성인의 하루 권장 수면 시간인 7~8시간 정도 자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사람들은 잠을 줄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남들과 똑같이 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잠은 관 속에 들어가 자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식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건강에 치명적이다. 수면은 낮 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킨다. 최근엔 비만과 고혈압 같은 대사증후군에도 수면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을 자지 못하면 신진대사와 호르몬 분비가 불규칙해지고 스트레스는 증가하며 인슐린 기능은 약해지기 때문. 수면은 뇌 기능 저하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밤잠을 설친 다음 날 하루 종일 멍하고 정신없는 느낌도 이와 연관 있다. 중추신경계의 뉴런과 뇌 역시 자는 동안 휴식을 취한다. 실제로 숙면이 창의적인 생각의 토대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밤을 경영하라>의 저자인 최지호 교수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낮 동안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은 다양한 정보가 수면을 통해 정리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숙면을 통해 뇌의 여러 부분에 저장된 정보가 새로운 정보와 연결되고 융합하며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른다는 것.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TED MED(의학 관련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세계적 의료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뇌는 노폐물을 처리하는 림프계가 없는 대신 CSF라는 장소가 존재하는데, 투명한 뇌척수액이 모인 곳으로 이를 통해 뇌 내부의 노폐물이 혈관으로 이동한다는 식. 흥미로운 점은 잠들어 있을 때만 뇌의 청소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이자 뇌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단백질 노폐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배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체가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어두울수록 좋습니다.
공간이 어두워야 수면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잠들기 몇 시간 전부터 평소보다 낮은 조도, 150럭스(lux) 수준의 조명을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쾌면을 위한 흥미로운 제품
1 슬로우카우_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발레리안 뿌리 추출물과 심신을 안정시키는 L-테아닌 성분을 배합한 안티-에너지 드링크 2 코리아브레오 iSee5K_ 부드러운 공기 지압으로 눈 주변을 마사지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전자 안대 3 필립스 LED 캔들 컬렉션_ 촛불을 켜놓은 것처럼 불빛이 흔들려 은은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간접조명 4 핏피트 수면 일정 관리_ 체계적인 수면 일정 관리를 돕는 애플리케이션
에디터 | 정유민
사진 | Shutterstock 도움말 | 박소영(필립스라이팅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부장), 한진규(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