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손목 위 작은 런웨이

FASHION

코르셋과 스타킹을 입은 스트랩, 레이스와 자수로 장식한 다이얼. 지금, 시계는 패션에서 얻은 풍부한 아이디어로 여느 때보다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파르미지아니의 독특한 위빙 스트랩

지라드 페리고의 캣츠아이 블룸

디올 윗 그랑 발 필 도르

샤넬 워치의 프리베 르사주

시간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은 시계가 갖춰야 할 제1의 기능이다. 이를 충족한 다음엔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아름다운 디자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계는 액세서리의 기능도 담당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혁신적 기술을 탑재했을지라도 멋스럽지 않다면 손목에 올려놓을 이유가 없으니. 그래서일까? 최근 시계업계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패션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만난 디올 타임피스의 윗 그랑 발 필 도르가 대표적 예다. 행사 기간 많은 프레스의 입에 오르내린 이 ‘예쁜 시계’의 첫인상은 신선했다. 여느 제품에서 보던 것과 다른 독특한 장식을 다이얼에 더했기 때문. 르퓌앙블레(Le Puy-en-Velay) 지역 레이스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아주 가늘고 촘촘한 금사를 엮은 망사 레이스는 무도회에서 춤추는 여성의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다이얼을 한층 탐스럽게 꾸민다. 레이스 기법이 아니라면 그토록 정교한 표현은 힘들 거다. 지라드 페리고의 캣츠아이 블룸 역시 머더오브펄 다이얼 위에 금사로 만든 망사 레이스와 꽃잎 모티브를 얹었다. 그 덕분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엠브로이더리도 최근 도드라지는 기법 중 하나다. 위블로는 스위스의 저명한 자수 장인 비스코프(Bischoff)와 손잡고 빅뱅 브로더리 워치의 다이얼, 베젤, 스트랩 전체에 아라베스크 문양을 수놓았다. 오트 쿠튀르와 하이엔드 란제리 브랜드에 자수를 공급하는 업계 최고 실력자의 손길을 더했으니 남다른 오라는 두말하면 잔소리. 샤넬 워치는 여러 세대에 걸쳐 쿠튀르 디자이너의 작업을 담당해온 르사주 공방을 택했다. 이미 컬렉션을 위해 함께 일해왔기에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이다. 장인의 손끝을 빌려 꼬메뜨, 까멜리아 등의 상징적 모티브를 새틴 다이얼 위에 새겨 지극히 ‘샤넬스러운’ 시계가 탄생했다. 한편 기존의 심플한 디자인을 탈피한 독창적인 레더 스트랩도 눈에 띈다. 파르미지아니의 톤다 1950 머더오브펄 쉐브론은 가죽끈을 수작업으로 일일이 꼬아 만든 스트랩이 특징. 여성 가방이나 슈즈, 브레이슬릿 등에서 자주 접하던 기법으로 컬러풀한 가죽을 차곡차곡 엮어 만들어낸 규칙적인 역삼각형 패턴이 모던하다. 패션을 좀 더 과감하게 차용하는 경우도 있다. 로저드뷔의 벨벳 오트 쿠튀르 한정판이 가장 대표적이다. 사람으로 치면 팜파탈일 것 같은 이 시계는 각각 밍크, 코르셋, 스타킹 3가지 스타일의 스트랩을 달았다. 퍼와 가죽을 다루는 장인, 모피 재단사 등 각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명인의 수작업을 거쳤다. 특히 여성의 몸을 감싸는 듯한 관능적인 코르셋 스트랩은 누드 핑크 톤의 송아지 가죽에 블랙 스티치를 더해 진짜 코르셋을 보는 듯하다. 이처럼 시간만 확인하기엔 아까운 감각적인 디자인의 시계가 곳곳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패션을 사랑하고 즐기는 이라면 손목 위에서 차별화된 스타일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