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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싱하시나요?

BEAUTY

자동차 왁싱을 말하는 게 아니다. 털을 제거하는 왁싱을 위해 전문 숍을 찾는 남자가 늘고 있다. 그것도 전체 고객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 왁싱의 매력에 푹 빠진 남자, 털 관리라면 면도가 전부인 줄 아는 남자가 왁싱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전해왔다.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_ Blue Beard’s Revenge by Mensline 프라이 버티어 컬렉션 마하3 레이저. Acca Kappa 쉐이빙 브러쉬 아이보리 레진S. Blue Beard’s Revenge by Mensline 포쉘린 쉐이빌 볼.

왁싱 무경험자 A(패션 브랜드 이사)
최근에도 얼굴의 잡티를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그루밍에는 상당한 관심이 있는 편이다. 털에 관해서는 제거보다 정리에 집중해왔다. 턱은 면도기로 깔끔하게 밀지만, 콧수염은 4~5일에 한 번씩 정리하며 얼굴의 일부로 관리한다. 털이 무성한 편은 아니라 레이저 제모나 왁싱에 별 관심이 없었다. 케이블 TV를 통해 본, 꿀같이 생긴 왁스를 바른 테이프를 다리에 붙였다 떼어낼 때 ‘악’ 소리를 지르던 사람들이 왁싱에 대한 이미지의 전부. 하지만 왁싱하는 남자가 유난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기 관리에 투자하는 남자는 언제나 높이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옷에 어울리도록 체모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톰 브라운의 멋진 쇼츠를 입었다 해도 드러난 다리에 털이 수북하면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니. 만약 왁싱을 하게된다면 개인적으로 다리나 겨드랑이 같은 보디보다 얼굴의 솜털이나 구레나룻 밑으로 지저분하게 난 털을 깔끔하게 제거하고 싶다. 단, 왁싱할 때 통증이나 가려움증 같은 부작용이 있진 않을지 막연한 걱정이 앞서긴 한다.

왁싱 무경험자 B(파티 기획자)
남자에게 털은 하나의 액세서리라 생각한다. 잦은 음주와 야식으로 살이 많이 찐 지금은 그루밍에 관해 거의 손을 놓은 상황이지만, 체형이 무너지기 전 개인적으로 가장 공들인 그루밍은 털 관리였다. 주기적으로 면도 범위를 달리해 수염 모양을 바꾸기도 했고, 브이넥 위로 살짝 삐져나온 털을 가지치기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쇼츠 차림에 보트 슈즈가 유행한 몇 년 전에는 클래식 면도칼을 이용해 다리의 털을 셀프 제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를 통한 왁싱은 아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리언 왁싱은 그 장점에 대해 익히 들어봤지만 언젠가 여행지에서 본, 그 부분을 왁싱하고 티팬티를 입은 한 남자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서인지 한 번쯤 시도하고 싶은 호기심조차 생기지 않는다. 왁싱하는 남자에 대해선 자기 관리나 취향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 행복감은 모두 자기만족에서 오는 법이니 왁싱하는 남자에 대한 별다른 선입견은 없다.

왁싱 3년 차 C(소셜커머스 MD)
털은 남성다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였다. 남성적이라기보다 부드러운 인상이라 더더욱 주변에 공개하지 못한 남모를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가슴과 배의 털이 그것이다. 수영장은 꿈도 꾸지 못했고, 눈이 사시가 될 정도로 면도기나 트위저를 사용해 가슴털을 제거한 적도 부지기수. 하지만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니 깔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부만 상했다. 피부과는커녕 에스테틱 근처에만 가도 손이 오글거릴 만큼 그루밍에 무심하던 내가 3년 전 왁싱 숍이라는 신세계를 방문하게 된 이유다. 처음 왁싱을 하던 날, 전용 워머 위에서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왁스를 보고 있자니 긴장과 함께 많은 생각이 스쳤다. 그렇게 첫 시술을 마친 후 소감은 ‘개운함’ 그 자체였다. 늘 털로 거뭇하던 가슴의 맨살이 드러나니 처음엔 어색하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셔츠를 입을 때 거리낄 게 없다는 것이 정말 편했다. 모근까지 제거하는 왁싱과 달리 셀프 제모로 피부 속에 갇힌 인그로운 헤어가 유발한 뾰루지와 작별한 것도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시작한 왁싱은 이제 일상의 일부가 됐다. 아직 해외에 비해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남자들에게 왁싱이 널리 퍼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뷰티 케어에 문외한이던 나도 왁싱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다른 부위의 왁싱까지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왁싱 4년 차 D(자동차 마케팅)
아직 국내에서는 ‘왁싱하는 남자’라 하면 무조건 동성애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 천만의 말씀! 나만 해도 여자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왁싱을 경험하게 됐다. 평소 왁싱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데다 위생적으로도 좋다는 여자친구의 경험담을 들으니 호기심이 생겨 브라질리언 왁싱도 시도해봤다. 그루밍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평소에도 에스테틱에 다니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에 왁싱 프로그램이 있어 자연스럽게 첫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왁스 스트립을 떼어낼 때의 순간적 통증은 참을 만했지만 피부가 예민한 편이어서 처음에는 피부가 붉게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왁싱 횟수가 늘어갈수록 통증도, 피부 자극도 점점 줄어들었다. 남자에게 브라질리언 왁싱의 최대 장점은 ‘시크릿 존(항문)’ 케어라고 말하고 싶다. 에스테티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성은 여성에 비해 시크릿 존의 체모가 많아 위생적으로 안 좋을 뿐 아니라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왁싱 주기는 보통 한 달, 털이 곧 냄새와 가려움증의 원인인 만큼 올여름에는 겨드랑이 왁싱도 해볼 생각이다. 또 좀 더 깔끔하게 반바지를 소화할 수 있도록 다리 왁싱도 시도하고 싶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왁싱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든 듯하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했다고 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 답을 해준다면, ‘왁싱 전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사진박지홍  스타일링 이혜림  왁싱 도구 협찬 무무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