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프렌드
서늘한 계절의 좋은 친구, 베스트. 실용성은 물론 스타일까지 살려주는 베스트를 즐겨 입는 이들을 만났다.
박춘무 디자이너가 입은 블랙 베스트와 멜란지 소재의 와이드 퀼로트, 이너 티셔츠 모두 Demoo / 헤어 & 메이크업 장해인
담백하고 여유롭게, 박춘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 박춘무입니다. 데무(DEMOO)와 디데무(D’deMOO), 두 브랜드를 이끌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컬렉션을 주기로 생활하다 보니 별다를 것 없이 지냅니다. 요즘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뉴욕 컬렉션과 10월에 있을 서울 컬렉션을 앞두고 쇼 준비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요. 더불어 브랜드에도 바쁜 한 해예요. 데무와 디데무가 국내에 15개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데다 F/W 시즌부터 가방 컬렉션도 런칭하거든요.
바쁜 일상 속, 평소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요? 편안함을 추구해요. 싫어하는 옷은 절대 안 입고요.
싫어하는 옷이라면? 쉽게 말해 예쁜 척 과하게 꾸민 스타일. 화려하게 멋을 내면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리잖아요. 적당히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입되 창조적인 느낌을 가미하는 걸 좋아해요.
그럼 옷장 속엔 어떤 옷이 있나요? 온통 무채색의 향연이에요. 그중 80%는 블랙, 나머지는 화이트나 그레이죠. 간혹 카키와 다크 블루 컬러도 즐겨 입지만 무채색의 담백한 느낌을 가장 좋아해요. 특히 블랙은 심플한 동시에 아주 화려한 컬러죠. 별다른 기교 없이 충분히 멋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어요.
최근 컬렉션에서 베스트 아이템을 다양하게 선보이셨어요. 이 옷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장점은 체형을 커버해준다는 거예요. 저 같은 중년 여성에게는 중요한 부분이죠. 게다가 베스트를 레이어링하는 것만으로 룩 전체에 깊이와 분위기를 더할 수 있어요. 환절기에는 보온성을 높여주고, 여행 갈 때는 가방에 돌돌 말아 넣으면 그만이니 활용도 역시 좋죠.
가을에 어울리는 베스트 스타일링을 제안해주신다면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드레이프가 멋스러운 베스트에 와이드 퀼로트를 함께 입으면 어떨까요? 여기에 밝은 컬러의 이너웨어를 매치해 포인트를 주거나 톤온톤으로 매끄럽게 연출하면 비율이 좋고 날씬해 보일 거예요.
오랜 시간 한 브랜드를 이끄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켜온 철학이 있으신가요? 남과 차별화된 개성이 중요합니다. 트렌드에 따라 쉽게 흔들리거나 자세를 바꾸는 건 좋지 않아요. 기본적 소양을 갖춘 상태에서 확고한 정체성을 유지하며 때에 따라 적절히 새로운 요소를 섞어야죠. 다시 말해 고집이 있어야 합니다. 성실함은 기본이고요. 패션은 결코 우습거나 쉬운 게 아니니까요.
직선적 실루엣이 멋스러운 그레이 컬러 베스트 Demoo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대비가 모던한 느낌을 주는 펌프스 Louis Vuitton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의 슬림 데르메스 워치 Hermes

포인트로 들기 좋은 정교한 디자인의 크로커다일 토트백 Bottega Veneta
Jaybaek Couture의 핀스트라이프 베스트와 팬츠, 블랙 슈트 재킷을 입은 김미화 셰프, 슈즈는 본인 소장품이다. / 헤어 & 메이크업 심현섭
좋아하는 것을 아는 즐거움, 김미화
당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셰프 김미화입니다. 뉴욕에서 만난 재능 있는 동료와 함께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 맘마미야를 오픈한 지 2년이 조금 넘었고, 타파스와 칵테일을 즐기는 캐주얼 다이닝 바 미야갓더볼즈(Miya Got the Balls)는 어느덧 1년 가까이 되었네요. 필라테스와 요가를 좋아하는 운동광이기도 하고요.
평소 당신의 스타일은 어떤가요? 저를 대변하는 아이템이라면 잘 재단한 슈트,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롱스커트와 케이프를 꼽을 수 있어요. 볼드한 스타일에 대해 거리낌이 없어 빅 백이나 큼직한 주얼리를 자주 착용하고요. 스타일리스트 카린 로이펠트의 날 선 감각이 부러워요. 물론 주방에 있을 때만큼은 티셔츠와 데님 팬츠밖에 모르지만요.(웃음)
요리만큼 패션에 대한 감각도 뛰어난 것 같습니다. 저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을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갓 뽑은 파스타 생면에 후추와 페코리노 치즈만 버무린 것. 대단한 조리법 없이도 신선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의상도 마찬가지로 소재가 관건이에요. 좋은 소재로 옷을 만들면 확실히 다르지 않나요? 에스카다, 로로 피아나 같은 브랜드만 봐도 알 수 있죠.
나만의 쇼핑 철학이 있다면요? 컬러는 다크 네이비, 슈즈는 아찔한 스틸레토 힐, 주얼리는 화려한 것으로!
자주 찾는 쇼핑 플레이스를 공유할 수 있나요? 특정 브랜드나 매장만 고집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패션이나 뷰티 모두 여러 곳을 섭렵하는 편입니다. 물론 오랜 쇼핑 노하우로 맥의 아이라이너나 르 라보의 향수 같은 저만의 시그너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지요.
촬영을 위해 입은 룩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평소 즐겨 입는 베스트 슈트를 입었어요. 깔끔한 재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제품이라 베스트를 톱처럼 연출하곤 합니다. 특별한 주얼리나 컬러 포인트 없이 플리츠 라펠이 달린 슈트 재킷을 걸쳐 느낌을 살려봤어요.
평소 베스트는 어떻게 입는 편인가요? 오늘처럼 포멀한 베스트 외에도 캐시미어와 울을 섞은 롱 베스트를 자주 입습니다. 단독으로 입는 대신 가죽 재킷을 위에 입는 식으로 레이어링하는 편을 선호해요. 길이가 길고 짧은 의상을 겹쳐 입는 방식이 세련된 것 같아요.
올가을 도전하고 싶은 디자인의 베스트가 있다면? 모범생 느낌이 나지 않는, 루스한 피트의 니트 베스트!
액세서리는 무조건 큰 것을 선호한다. 빅 사이즈 플랩 백 Proenza Schouler

시그너처 향수인 Le Labo의 로즈 31

Celine의 볼드한 이어링

베이식한 디자인의 날렵한 스틸레토 힐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리넨을 여러 장 겹쳐 만든 The Real McCoy´s의 베스트와 재킷에 YMC의 화이트 셔츠, 넉넉한 실루엣의 Wescot의 데님 팬츠를 더해 깔끔한 워크 웨어 룩을 완성했다. 블랙 컬러 슈즈 Paraboot / 헤어 & 메이크업 심현섭
클래식하고 편안하게, 목영교
자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그래픽 디자이너 목영교입니다. 경리단길 언덕에 ‘아워커뮨(Our Commune)’이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 스타일에 대해 알려주세요.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옷을 입는 편이라 딱히 선호하는 룩은 없어요. 스타일이라는 게 주변 환경이나 트렌드에 따라 변하니까 즐겨 입는 옷도 바뀌는 것 같아요. 대신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워크 웨어 룩(work wear look)을 즐겨 입습니다.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옷이 많아요. 게다가 이야기가 있는 브랜드도 많아서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워크 웨어 브랜드가 있나요? 얼마 전 독일로 출장을 갔다가 ‘프랭크 레더(Frank Leder)’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독일의 시골 풍경과 빈티지한 감성을 바탕으로 옷과 가방, 그루밍 제품을 만들더라고요. 제품마다 다양한 이야기와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어 셔츠 하나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선했어요.
베스트를 즐겨 입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봄과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가 점점 짧아지니 자연스레 재킷에 손이 덜 가더라고요. 그럴 때 베스트는 아주 유용해요. 편안함과 보온성을 겸비했기 때문이죠. 워크 웨어 브랜드에서 베스트가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 옷을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무조건 캐주얼한 소재로 만든 베스트를 골라요. 예전엔 스리피스 슈트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었어요. 화려하고 우아한 남성만이 입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면 소재 슈트를 입게 되었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베스트와 재킷, 팬츠를 각각 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드레시한 소재보다 면이나 리넨 등 캐주얼한 소재를 고르면 두루 활용할 수 있어요. 여유 있는 실루엣의 바지를 입어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올가을에는 어떤 방식으로 연출할 건가요? 터틀넥을 유독 좋아하는데, 단독으로 입기엔 조금 부담스러우니 면 또는 누빔 소재 베스트를 함께 입을 생각이에요.
당신의 쇼핑 플레이스는? 쇼핑은 일본에서 주로 해요. 브랜드의 상당수가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라인이 있거든요. 얼마 전 노스페이스의 재팬 라인 중 패딩 베스트를 구입했어요. 아주 얇아 재킷이나 코트 안에 입기에 안성맞춤이더군요. 가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체크무늬가 멋스러운 베스트 Haversack

클래식한 디자인의 선글라스 Persol

서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Santa Maria Novella의 향수. 소나무를 베이스로 만들어 우아한 느낌을 준다.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 좋은 사이즈의 수첩 Smythson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김지수 (kjs@noblesse.com)
사진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