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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Together

FASHION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패션 월드도 이 옛말에서 예외는 아니다.

까르뱅

아퀼라노 리몬디

퍼블릭 스쿨

아기 앤 샘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세상이 ‘듀오’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하나보다 멋진 둘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세계 곳곳에 랜드마크를 디자인하는 건축가 그룹 헤어초크 앤 드 뫼롱부터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 로난 & 에르완 부를레크 형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남성 첼리스트 듀오인 투 첼로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유능한 2인조를 만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패션계도 마찬가지. 이미 예전부터 돌체 앤 가바나, 빅터 앤 롤프, 디스퀘어드2 같은 듀오 디자이너 브랜드가 활약해왔지만 최근 그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듯하다. 지난 5월, <노블레스>가 만난 토마소 아퀼라노와 로베르토 리몬디 역시 듀오 디렉터로 활동 중. 막스 마라 디자인팀에서 만나 17년째 함께하며 현재 아퀼라노 리몬디페이, 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일하는 시간은 물론 여가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부부처럼 함께 붙어 다닌다는 둘은 서로 다르게 발달한 감성적 뇌와 이성적 뇌의 역할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완벽한 컬렉션을 완성한다고. 노련한 이들과 달리 신예 디자이너 중에도 멋진 듀오 플레이를 펼치는 이들이 있다. 퍼블릭 스쿨을 통해 단숨에 패션계를 장악한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 뉴욕의 감성을 기반으로 스트리트 웨어와 하이엔드 디자인을 세련되게 재해석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CFDA 패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에 두 차례 선정되더니 지난해에는 최고 남성복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듀오가 DKNY의 디렉터로 임명되었다는 사실. 뉴욕에서 자란 두 디자이너의 배경이 한몫했겠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브랜드에서 경력으로는 아직 ‘신생아’ 수준인 이들에게 수장의 역할을 맡긴 것은 그만큼 둘의 호흡이 탁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 한편 지구 반대편 런던 컬렉션에서는 최근 가장 흥미로운 듀오로 꼽히는 아기 므듀뮬라와 샘 코튼을 주목할 만하다. 알렉산더 맥퀸에서 인턴으로 함께 일한 것을 인연으로 2011년 아기 앤 샘(Agi & Sam)을 런칭해 매 시즌 호평 속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까르뱅 역시 수장 기욤 앙리가 떠난 공석을 2명의 디자이너로 채웠다. 알렉시스 마르시알과 아드리앙 켈로도. 이들은 프랑스의 패션 스쿨에서 만나 비슷한 시기에 지방시에서 각각 니트 디자이너와 액세서리 부문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아이스버그의 디렉터, 마크 제이콥스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따로 떨어져 일하다 까르뱅에서 재회한 것. 둘의 첫 호흡이 어떨지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 가운데 첫 컬렉션으로 선보인 2015년 F/W 컬렉션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다. 각각 옷과 액세서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두 디자이너가 만나 더욱 완성도 높고 다채로운 컬렉션을 선보여 브랜드가 두 디자이너를 선택한 것은 매우 영리한 결정이었음을 증명했다. 이 밖에 르메르, 피터 필로토, 프린, 마르케스 알메이다 등 요즘 소위 ‘핫’하다는 브랜드의 디자이너는 모두 하나가 아닌 둘이다.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지 않아도 알 수 있듯, 듀오 디자이너의 찰떡 호흡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어느 때보다 멋진 옷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앞으로도 더 많은 ‘환상의 짝꿍’이 등장하길 기대해볼 만한 이유다.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