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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레시피

LIFESTYLE

매일 염려하지만 그만큼 실천하지 않는 것이 내 몸 건강을 위한 노력이다. 그런데 사실 실천하기 전, 몸을 이해하는 것이 건강으로 가는 첫걸음이긴 하다.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유학길에 오른 남자친구와 인천국제공항에서 생이별을 하고 돌아온 친구의 고백은 꽤 인상적이었다. “나는 내가 그런 인간인 줄 미처 몰랐어. 남자친구를 보내고 허탈감에 게이트 앞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배가 고픈 거야. 엄마 잃은 사람처럼 울어놓고 헤어지자마자 허기가 느껴지더라. 내가 아는 나라면 그 절절한 상실감이 혹시 바랠까 며칠 동안 밥도 못 먹을 줄 알았어. 그런데 20분 뒤 내가 어디 있었는지 알아? 맥도날드에서 버거와 콜라를 꾸역꾸역 넘기고 있는 거야. 환멸스럽더라고….” 어쩌면 소설책에나 나올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었을지 모르는 순수한 그녀에게 그런 자신의 모습은 무척이나 죄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건 당연한 순서다. 허망함을 달래는 데에는 빠른 속도로 포만감을 주는 밀가루만큼 좋은 게 없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초콜릿과 사탕 같은 단 음식에 저절로 손이 가는 것도, 화목하지 않은 집 여자아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도 우린 경험과 연구 결과 등으로 이미 다 알고 있다. <음식 여행 끝에서 자유를 얻다>의 저자 데이나 메이시는 “이 모든 것이 같은 맥락으로 섭식에는 심리적 상태가 상당 부분 작용한다”고 말한다. 특히 섭식 장애는 심리적 공허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때 냉동 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기도 한 저자는 공복감을 없애는 방법으로, 상처를 돌아보고 마음의 허기를 먼저 채우라고 한다. 특히 탐닉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것이 식탁에 놓이기까지 과정을 배우는 것이 좋은 치료 방법인데, 먹는 행위의 영적 측면을 이해하면 정신과 육체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날씬한 도시락>도 요점은 하나다. ‘(정신과 육체 모두) 건강한 몸은 살찌지 않는다’는 것. 뒤집어보면 살집 있는 지금의 당신은 건강하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저자는 살찌기 전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구별하는 방법, 달콤한 ‘입맛’을 버리고 ‘몸맛’을 찾는 방법, 밀가루 중독(하루에 한 끼 이상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도 밀가루 중독이라고)에서 헤어나는 방법, 그리고 여전히 밀가루 음식을 끊을 수 없는 사람을 위해 밀가루 음식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덕분에 1등 하는 친구의 노트 필기를 보는 듯하다. 반대로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는 그 두께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능가한다. 머리맡에 두고 자기만 해도 평생 병원 신세는 지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비장한 결의로 가득 찬 건강 매뉴얼이다. 건강 불안증을 앓는 현대인이 가벼운 증상 정도는 자가 진단할 수 있게 기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 전날 간 레스토랑 이름을 까먹고 ‘혹시 나도 알츠하이머?’라고 자문하는 독자에게 갑상샘 질환이나 당뇨도 기억력 감퇴의 주요 원인임을 알려주고 천식에는 공해보다 베개와 매트리스에 쌓인 진드기의 배설물이 더 해로우며, 한 번의 치실질이 잇새에 있는 500마리 이상의 박테리아를 죽인다는 재미난 지식을 머릿속에 쏙쏙 박히게 설명해준다. 여기 소개한 세 권의 내 몸 레시피, 그중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