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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ighty Sneakers

FASHION

자유로운 활동성은 물론 멋스러움까지 갖춘 스니커즈. 패션 피플의 신발장에는 어떤 스니커즈가 놓여 있을까?

이너로 입은 블루 레더 톱과 와이드 팬츠 MM6, 레더 재킷 Iro, 함께 매치한 메탈릭한 스니커즈 JimmyChoo, 시계 Cartier, 반지는 개인 소장품

무심한 듯 멋스럽게 윤현주

한섬의 잡화 사업 부문 책임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 중인 윤현주 상무는 지난해 핸드백 & 주얼리 브랜드 덱케(Decke)를 런칭한 이래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국내 에만 1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데다 파리 톰 그레이하운드에 입점, 라파예트 백화점의 팝업 스토어 런칭 등을 계획했기 때문. 가죽 액세서리에 대한 뛰어난 심미안과 감식안으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그녀는 화려한 하이힐보다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다. “사실 운동화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코오롱 해외사업부에서 ‘Active’라는 브랜드의 풋웨어 디자이너로 일했죠. 그때 스니커즈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어요. 독일의 유명 스포츠 박람회 이스포(Ispo) 쇼, 미국의 슈퍼(Super) 쇼 등을 다니며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고, 타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적 특징을 연구하며 브랜드별 모든 라인과 모델을 외울 정도였죠.” 수많은 스니커즈를 접하고 신어본 그녀다. 어떤 스니커즈를 가장 좋아할지 궁금했다. “나이키의 블랙 & 화이트 시리즈요. 에어맥스, 코르테즈 등 카테고리별로 존재하는 시리즈예요. 워낙 모노톤을 좋아하는 데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잖아요. 나이키는 성능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모델마다 품질도 뛰어나고, 각각의 바닥(sole) 소재가 주는 느낌도 좋아요.” 그녀는 딸과 함께 나이키 블랙 & 화이트 스니커즈를 맞춰 신고 고궁에 간 사진을 내밀 다. “고궁이나 박물관 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스니커즈를 신죠. 출장 갈 때는 물론이고요. 편안하면서도 스타일을 놓치지 않으니 이만한 신발이 없어요.” 평소 바쁜 일정에 쫓겨 움직이기 불편하거나 과한 디자인을 가미한 옷은 입지 않는 그녀. 니트나 스웨트 셔츠에 레깅스를 입는 활동적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기에 레더 재킷이나 테일러드 재킷 등 소재와 피트가 고급스러운 아우터로 힘을 주고, 스니커즈를 매치해 무심한 듯 멋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한다. “20여 년 전 유럽과 일본, 미국에선 이미 나이키, 컨버스, 뉴발란스 등이 큰 인기였죠. 한국은 그저 운동할 때 신는 신발로만 여겼고요. 이제 여러 브랜드의 스니커즈가 한국에서도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는 걸 보면 재미있어요. 오랜 기간을 거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니커즈의 매력을 새삼 확인해요.” 올해도 앞을 보며 달려나갈 그녀, 스니커즈와 함께라면 바쁜 스케줄 속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이상 무’다.

가장 좋아하는 블랙 & 화이트 스니커즈는 Nike
클러치, 토트백, 숄더백 3가지 스타일로 연출 가능한 고급스러운 소재의 스피릿 카이만(Spirit Caiman) 백 Decke

평소 과하지 않은 은은한 향으로 스타일을 마무리하는 그녀가 즐겨 뿌리는 향수 Decke
정교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블랙 재킷은 Pallas 제품으로 스니커즈와 함께 즐겨 입는 아이템

이너로 매치한 샴브레이 셔츠와 치노 팬츠는 J. Crew, 스트라이프 패턴의 캐주얼한 재킷 Ralph Lauren Collection, 스니커즈 New Balance, 시계 Omega의 씨마스터, 검은 뿔테 안경 Emporio Armani, 벨트는 개인 소장품

편안함 속의 절제미 우창희

패션 광고 대행사 ‘팀웍스(Tim Walks)’의 우창희 대표. 오랜 시간 패션 광고업계에서 잔뼈 굵은 베테랑으로 일하다 2012년 그의 영어 이름 ‘Tim’이 걸어간다는 뜻을 담은 회사를 세웠다. 회사 명처럼 매일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열심히 나아가는 그의 두 발에는 항상 스니커즈가 함께한다. “굳이 정의하자면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가장 즐겨 입는 브랜드는 제이 크루(J. Crew)고요. 지금 신은 뉴발란스 스니커즈도 제이 크루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뉴욕 출장 중 구매한 거예요.” 사무실에 있는 시간만큼이나 외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적 특성상 불편한 신발은 질색이다. 멋진 구두를 사도 발이 아파 잘 신지 않게 되니 자연스레 스니 커즈에 손이 간단다. 게다가 애써 잘 차려입은 듯한, 멋을 부린 스타일보다 절제된 느낌의 캐주 얼 룩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스니커즈만큼 잘 어울리는 신발은 없을 것. “유행하는 요소 가 들어간 트렌디한 슈즈는 잘 신지 않아요. 뭐랄까, 나 스스로도 계속 의식하게 되는 편안하지 않은 멋은 싫거든요.” 그래서 봄과 여름 가장 즐겨 신는 슈즈 중 하나가 반스의 어센틱 라인. 디 테일은 조금씩 달라져도 오랜 시간 꾸준히 선보이는 요란하지 않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20대에는 신발장에 검은색 컨버스화 3~4켤레만 있었을 만큼, 스니커즈를 오랜 시간 꾸준히 즐 겨 신었다. 그에게 편안함 외에 스니커즈의 또 다른 매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독특한 신발이에 요. 평소처럼 캐주얼 룩에 스니커즈를 신으면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스타일을 연출하지만, 좀 더 포멀하게 갖춰 입고 신으면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이 주는 시각적 충돌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죠. 그것이 우리가 소위 ‘쿨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고요.” 스니커즈를 즐기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루밍이다. 제아무리 잘 갖춰 입더라도 그루밍이 엉망이면 스타일이 돋보이지 않듯, 편안한 스니커즈 하나를 신더라도 전반적 외모는 깔끔하고 정돈된 톤으로 유지해야 절제된 멋스러움이 잘 묻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니커즈를 신었다고 외모까지 너무 편안하게 방치(?)하면 매력 없잖아요. 어떤 칼럼을 보니 똑같은 슈트를 입고도 한국 중년 남성은 그야말로 ‘아저씨’처럼 보이고, 일본 중년 남성은 신사처럼 보이는 이유가 그루밍이라고 하더라고요. 수염도 다듬고, 자신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깔끔하게 유지하고, 안경을 써서 인상을 바꾸는 등 늘 작은 차이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쩐지 그는 정도(程度)를 노련하게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조용한 듯 강하게 즐기는 것이 그의 확고한 멋이다.

기분 전환용으로 신기 좋은 화사한 러버 솔의 스니커즈 Burberry
왁싱 처리한 방수 소재 클러치 Filson

환절기에 아우터로 즐겨 입는 점퍼 Acne Studios

Nike by Riccardo Tisci의 티셔츠와 하이톱 스니커즈를 매치한 정기영

나의 세련된 두 발 정기영

“저는 유행이 지닌 힘을 좋아합니다.” 이벤트 기획 매니저로 일하는 정기영은 누구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릿하게 반응하는 인물이다. 다수의 예상과 달리 클럽에선 밤늦도록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것 외에도 많은 일이 벌어진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공연부터 고급 스파 브랜드의 풀 파티, 패션 브랜드 런칭 파티 등 다양한 분야의 행사를 준비하죠. 저에게 클럽은 하나의 문화 공간과 같아요. 다른 곳보다 젊고 유행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그런 직업과 어울리게 그의 취미는 스니커즈 수집이다. 스트리트 감성 물씬 풍기는 브랜드부터 하이패션 하우스와 유명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 제품까지 고루고루 즐기는 편이다. “카녜이 웨스트가 디자인한 루이비통 스니커즈는 보자마자 꼭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자인 자체도 멋있지만 힙합 가수와 고급 패션 하우스의 협업은 당시 아주 신선한 사건이었으니까요.” 최근 출시한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의 나이키 시리즈 역시 높은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차곡차곡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토록 힘들게 구했다는 슈즈를 실제로 신고 다니느냐는 물음에 그는 단호하게 신기 위해 스니커즈를 수집한다고 대답한다. “단순히 ‘관상용’으로 고급 스니커즈를 모으는 이도 있어요. 하지만 전 운동화를 보고 있으면 당장 제 옷장에 걸려 있는 옷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패션의 완성은 슈즈라고 하지 않던가요? 보고만 있어도 ‘어떻게 스타일링하면 좋을까?’ 궁리하게 되던걸요.” 대신 아끼는 운동화를 신은 날에는 슈 클리너로 꼼꼼히 정돈한 후 박스에 보관하는 관리만큼은 잊지 않는다고. 정기영이 꼽은 요즘의 트렌드는 단연 힙합 음악이다. 그는 잡지, 컬렉션 리포트나 인스타그램 같 은 SNS를 섭렵해 유행을 채집하는데, 최근 핫하다는 뮤지션은 물론 20~30대 젊은 층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피갈레(Pigalle), HBA(Hood By Air)나 오프화이트(Off White) 같은 패션 레이블의 뿌리가 모두 힙합에서 비롯했다는 것. 이런 인기 덕분에 힙합 룩의 마침표가 되는 독특한 스니커즈를 향한 컬렉터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가 커스터마이즈드한 반스 스니커즈도 이런 유행에 맞춰 탄생했다. 래퍼 에이셉로키(A$AP Rocky)가 소속된 크루들이 즐기는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실제 생 루이 백을 뜯어 얻은 소재로 슈즈와 스냅백을 꾸몄다. 나만의 스니커즈를 만드는 재미 역시 수집가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 중 하나인 옥타곤엔 서울 멋쟁이부터 가이드북을 보고 찾아온 관 광객까지, 밤마다 크리에이티브하고 젊은 기운을 발산하는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단순히 춤 을 추는 공간에서 벗어난 지 오래죠. 근사한 문화를 몸소 느끼러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정기영의 올해 계획 역시 이들에게 더욱 완벽하고 세련된 경험을 선사하는 것! 물론 그 누구보다 멋진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으로 말이다.

본인 소장의 고야드 가방을 이용해 자체 제작한 Vans 어센틱 스니커즈와 스냅백

Comme des GarçonsVans의 협업으로 탄생한 스니커즈 핫핑크 러버 솔이 돋보이는 스니커즈는 Louis Vuitton과 가수 카녜이 웨스트의 컬래버레이션 제품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사진 이영학  헤어 & 메이크업 청담 컬쳐앤네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