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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LIFESTYLE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냈다. 현대미술의 화수분이라 불러도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갤러리 5에 전시 중인 볼프강 틸만스와 이자 겐츠켄 작품

 

루이 비통과 프랭크 게리의 열정과 창의력이 하나 되어 탄생한 역작,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현대미술을 꽃피우는 파리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제2차 개관 프로그램을 공개해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3월 30일까지 이어지는 Hang 2 전시로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덴마크 출신 현대미술 작가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개인전과 더불어 루이 비통 재단의 새로운 소장품을 소개, 연일 관람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개관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적 형상의 건축물로 화제가 된 미술관인 만큼 첫 번째 프로그램 Hang 1에선 건축에 초점을 맞춘 전시에 힘을 실었다면, 두 번째로 공개하는 Hang 2 전시에서는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세계에 좀 더 천착해 집중 조명한다는 점이 단연 두드러진다. 소장품 가운데 역사적 준거에서 벗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특정 계파와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다채로운 표현 방식으로 탄생한 현대미술 작품을 엄선했다. 이는 현대미술의 진정성과 다양성에 대해 대중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루이 비통 재단의 의지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어떤 컬렉션을 선보일지에 대해 매번 다른 선정 기준을 바탕으로 고심을 거듭하겠다고 선포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아닌가. 특히 이번 Hang 2를 통해 공개하는 재단 소장품 전시는 2개의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아티스트 15명의 작품(모두 각양각색의 표현 방식으로 완성했다)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 관람객의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에드 애킨스 ‘Us Dead Talk Love’

마우리치오 카텔란 ‘Charlie don’t Surf’

알베르토 자코메티 ‘Grande Femme Debout’

백남준 ‘TV Rodin(Le Penseur)’

타시타 딘 ‘Majesty’

시그마 폴케의 거대 설치 작품 ‘Cloud Paintings’ 한가운데 놓은 운석

첫 번째 이야기
먼저 첫 번째 축에서는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 속 개인,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의 개인, 소비자로서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소위 ‘표현주의’라 정의하는 접근법에 따라 개인의 공포와 불안을 보여준다. 주로 정물 . 인물 . 풍경 등의 사진 작품을 통해 자신이 어떤 식으로 주위 환경과 공감하는지 드러내는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의 작품을 이자 겐츠켄(Isa Genzken)의 조각상 ‘부케(Bouquet)’ 및 ‘츠바이 뷔겔브레터(Zwei Bu..gelbretter)’와 함께 배치하고, 에드 애킨스(Ed Atkins)의 영상 작품 ‘어스 데드 톡 러브(Us Dead Talk Love)’와 ‘이븐 프릭스(Even Pricks)’를 상영해 다중적이고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에 반해 아네트 메사제(Annette Messager)가 봉제인형과 꼭두각시로 표현한 ‘붉은 가면(Le Masque Rouge)’과 ‘소녀 발레린(La Petite Ballerine)’의 작품 속 인물들은 기묘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불쾌한 유머를 던지며 관람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어서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설치 작품 ‘찰리는 서핑을 하지 않는다(Charlie don’t Surf)’도 작가 자신이 학교에서 겪은 부정적이고 암울한 경험을 여과 없이 관람객에게 토해내듯 내뱉는다. 이때 관람객은 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상대적 고독감을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당황할 수도 있다. 첫 번째 전시 축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는 별도로 전시되어 있는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조각 작품. ‘로타르(Lotar) I·II·III’, ‘쓰러지는 남자(L’homme qui Chavire)’, ‘받침대 위의 두상(Te^te sur Tige)’ 그리고 ‘서 있는 여인(Grande Femme Debout)’의 보호 아래 ‘걸어가는 세 남자(Trois Hommes qui Marchent)’ 등의 조각 작품과 데생, 사진은 불안감에 휩싸인 채 끊임없이 실제 세계를 바라보고자 한 작가의 고뇌의 흔적을 보여주면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다음 이야기
두 번째 축은 첫 번째 축에 비해 한층 시적이고 내면적이다. 보다 관조적이며, 관람객을 성찰과 사색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 중심에는 시그마 폴케(Sigmar Polke)의 거대 설치 작품 ‘클라우드 페인팅스(Cloud Paintings)’가 있다. 4개의 반투명 그림으로 구성한 이 작품의 한가운데에 40억 년 된 운석을 놓았는데, 이는 작품 전체가 우주를 상징한다는 것을 밝히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무심하게 어우러져 있는 타시타 딘(Tacita Dean)의 대표 사진 작품 ‘마제스티(Majesty)’와 ‘위넨그라브(Hu..nengrab)’ 등은 관람객을 향해 불변의 시간이 걸어온 궤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어서 바스 얀 아더르(Bas Jan Ader)의 영상 작품 ‘프라이머리 타임(Primary Time)’과 주세페 페노네(Giuseppe Penone)의 조각 작품 ‘아카치아(Acacia)’, ‘포글리아 디 추카(Foglia di Zucca)’가 눈앞에 펼쳐지고 백남준의 ‘TV 로댕(생각하는 사람)’과 토마스 쉬테(Thomas Schu..tte)의 ‘바이넨데 프라우(Weinende Frau)’, 아크람 자타리(Akram Zaatari)의 영상 작품 ‘투모로 에브리싱 윌 비 올라이트(Tomorrow Everything will be Alright)’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각각 예측을 뛰어넘는 배치 속에서 근사하게 조화를 이룬다. 작품 하나하나 또는 함께 어우러져 기억과 시간의 흐름, 개인이 타인이나 자연과 맺는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더불어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현대미술의 매력에 대해.

* 개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펼치는 마지막 전시 Hang 3는 4월 24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루이 비통 미술 재단 소장품 가운데 ‘팝의 정신’과 ‘음악 혹은 소리’라는 2가지 주제로 선별한 작품을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기대해도 좋다.

올라푸르 엘리아손 ‘Map for Unthought Thoughts’, photo by Iwan Bann

특별 전시 <올라푸르 엘리아손 개인전: 콘택트(Contact)>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빛과 어둠의 향연을 통해 관람객에게 마치 암흑 같은 우주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선사한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커미션 작품 ‘인사이드 더 호라이즌(Inside the Horizon)’과 함께 감각의 체계와 우주를 탐험하는 엘리아손의 여정에 동참하는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을 것. 2월 16일까지.

에디터 이혜진 (hjlee@noblesse.com)
사진 기성률  스타일링 이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