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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시 커푸어, 권력의 영광에 도전하다

ARTNOW

세계적 거장들이 거쳐간 베르사유 궁 전시. 올해 그 영광의 주인공은 조각가 애니시 커푸어다.

애니시 커푸어, Dismemberment, Site I, PVC and steel, 25×84m, 2009.
애니시 커푸어가 뉴질랜드의 아트 컬렉터 앨런 깁스의 요청으로 깁스 농장에 설치한 대형 설치 작품

ⓒ Jos Wheeler

애니시 커푸어, Sky Mirror, Stainless steel, 2010~2011.
켄싱턴 가든에 설치한 스카이 미러.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다른 색의 하늘이 지름 10m의 알루미늄 거울에 반사되었다.

ⓒ Dave Morgan

애니시 커푸어, Symphony for a Beloved Sun, Stainless steel, wax, conveyor belts, 2013.
2013년 독일에서 처음 열린 대규모 회고전 전경

ⓒ Dave Morgan

프랑스 베르사유 궁의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는 해마다 전 세계현대미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14년 이우환 작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5년 6월 영광의 주인공이 된 작가는 인도 출신의 세계적 조각가 애니시 커푸어(Anish Kapoor)다. 2011년부터 베르사유 궁 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는 카트린 페가르(Catherine Pegar)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 소식을 알린 지 며칠 만에 세계 주요 언론은 발 빠른 취재로 뜨거운 이슈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커푸어는 이미 2011년 파리의 최고 전시 공간인 그랑 팔레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규모 설치미술 전시 ‘모뉘망타(Monumenta)’를 통해 프랑스의 미술 관계자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번에 베르사유 궁에서 그는 또 얼마나 야심찬 작품을 공개할까? 아직 그 디테일은 베일에 싸여 있다. 전시 담당자가 발표한 정보는 커푸어가 베르사유 궁의 너른 정원에서 7개의 설치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1년에 한 번, 3개월에서 4개월간 진행하는 이 현대미술 프로젝트는 카트린 페가르 이전에 베르사유 궁 박물관 관장을 맡은 전 문화부 장관 장 자크 아야공(Jean Jacques Aillagon)에 의해 시작되었다. 전 세계 파워 넘버원 컬렉터로 손꼽히는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의 현대미술 재단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에서 현대미술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그가 2008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처음 초대한 작가는 키치의 제왕 제프 쿤스(Jeff Koons)였다. 당시 성 앞에서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연일 시위를 벌여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시위대의 규모는 미약해졌다. 반면 연간 700만 명이 넘는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고, 평소 베르사유 궁을 잘 찾지 않던 프랑스인의 발길을 끌어들이며 성공적 문화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은 이 프로젝트가 결국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프랑스의 위상에 한껏 힘을 실어준 셈이다. 그동안 베르사유 궁을 거쳐간 작가는 제프 쿤스,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 조아나 바스콘셀루스(Joana Vasconcelos), 주세페 페노네(Giuseppe Penone) 그리고 이우환이다.

애니시 커푸어
ⓒ Jillian Edelstein

애니시 커푸어, Shooting into the Corner, Mixed media, 2008~2009.
영국 로열 아카데미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커다란 대포가 빨간 물감을 전시장 코너에 계속 쏘아댔다.
ⓒ Dave Morgan

프랑스인은 아직도 2011년 그랑 팔레에 애니시 커푸어가 설치한 ‘레비아탄(Leviathan)’이라는 이름의 설치 작품이 준 시각적 충격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마치 괴물 같은 4개의 거대한 핏빛 풍선이 그랑 팔레의 광활한 실내를 가득 채운 듯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해 모뉘망타 관람객 수는 27만7680명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고, 프랑스인은 애니시 커푸어의 강렬한 작품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 이듬해에는 런던 올림픽 개최 기념 작품으로, 115m에 달하는 오르비탈(Orbital) 타워를 올림픽 개막과 함께 공개하며 건축과 조각의 경계와 하모니에 도전한 커푸어 작품의 위용을 전 세계에 알렸다.
커푸어는 “나는 앞으로 내가 어떤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전혀 모른다. 작가로서 내가 하는 질문은 어떤 작업을 해나갈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작가로서 창조 활동에 관한 질문, 즉 무엇을 왜 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평생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강요받으면서 살아간다. 작가의 생애는 할 줄 모르는 것까지 실현하도록 시도하는 삶이다. 작가는 이렇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유’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작가로서 자유와 불가능을 실현하고자 하는 그의 예술적 의지는 루이 14세의 절대 권력으로 세우고 프랑스 최고의 권력에 의해 보존되어온 힘의 상징, 베르사유 궁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6월, 작품의 베일이 걷히면 그 답이 드러나리라

에디터 안미영 (myahn@noblesse.com)
최선희(아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