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Dressed!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그리고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1년 중 모임이 가장 많은 시즌이니만큼 옷차림에도 유독 신경을 쓰게 되는 때다. 무엇을 어떻게 입어야 할까? 국내외 패션 피플이 공개한다. 나만의 파티 룩 스타일링 노하우.
1 퍼플 컬러 타이와 행커치프로 컬러 포인트를 준 Stefano Ricci의 슈트를 입은 살바토레 파팔레 2, 3, 4, 5 라펠에 퍼를 더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롱 재킷, 윙 칼라 디테일의 코튼 셔츠, 턱시도 룩의 필수 소품인 보타이와 커프링크스가 있으면 드레시한 파티 룩이 완성된다. 모두 Stefano Ricci 제품
영원한 가치를 전하는 우아함 / 살바토레 파팔레
“우리의 미션은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옷장을 위한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희귀하고 귀한 소재, 정교한 디테일, 특별한 프린트, 흔하지 않은 색상과 클래식하면서도 개인적인 스타일을 즐길 줄 하는 남자를 위해서요.”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갤러리아 명품관 EAST 4층에서 만날 수 있는 신사복 스테파노 리치. 이곳의 커머셜 디렉터 살바토레 파팔레(Salvatore Papale)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밀라노, 파리, 뉴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브랜드 책임자를 역임하며 남성 프레스티지 패션의 전문가로 활약해왔다. 품질을 위해 가격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토로 테일러링 테크닉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해 노하우가 남다른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 철저한 제작 공정을 통해 완성한 최고 퀄리티의 슈트로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켜온 전문가답게 그는 클래식한 프레스티지 스타일에 정통하다. “캐주얼 시크 룩도 좋아하지만 재킷, 베스트, 팬츠로 이뤄진 스리피스 슈트로 성장하는 것을 즐겨요. 좋은 슈트는 제2의 피부처럼 편안해 매일 입어도 부답스럽지 않죠. 개인적으로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두루 느껴지는 스타일링을 선호하는데 이는 스테파노 리치가 추구하는 방향성, 타임리스 엘리건트(timeless elegant)와도 일치합니다.” 이처럼 격식을 차린 옷차림을 선호하는 그가 제안하는 연말 룩 역시 말끔한 신사의 모습이다. “턱시도 슈트, 파티를 즐기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죠. 이탤리언 스타일의 테일러드 슈트에 반짝이는 커프링크스를 준비하세요. 옷 이외의 아이템으로 남다른 센스를 과시하고 싶다면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과하지 않아야 하죠. 이를테면 이그조틱 레더로 제작한 신발은 어떨까요? 유니크한 소재로 비범한 취향을 드러낼 수 있을 테니까요.” 중년 남자의 우아함은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고유 스타일을 추구하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연말 모임에서 신사의 중후함을 드러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의 팁에 귀 기울여볼 것.
1 인터뷰 현장 피팅 룸에서 가위로 바짓단을 쓱쓱 잘라 길이를 수선(?)한 화이트 데님 팬츠와 루스한 코튼 톱 그리고 직선적 라인의 심플한 블랙 코트를 입은 윌 비들 2, 3, 4 스팽글을 촘촘히 장식한 슬립형 드레스와 무스탕 재킷. 윌 비들이 제안하는 여성 파티 룩이다. 청바지에 티셔츠처럼 밋밋한 차림이라면 레오퍼드 송치 백처럼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을 하나쯤 더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모두 Allsaints 제품
자신을 보여주세요 / 윌 비들
‘Cool’이라는 단어가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더불어 세련된 애티튜드 그리고 그만의 개성이 느껴질 때 사용하는 말이다. 또 이는 올세인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 비들(Wil Beedle)을 설명하는 최적의 표현이다. 30대 중반의 나이, 데님이 잘 어울리는 슬림한 체형, 자신이 추구하는 패션과 소개해야 할 것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모든 것에 자신감이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진두지휘하는 레이블은 명료한 컨셉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런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울과 부산에 매장을 추가 오픈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그 비결? 지금 그가 입고 있는 의상처럼 기본에 충실한 심플한 디자인이다. “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에요. 물론 매스 브랜드고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 대도시 유니폼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한 옷은 다시 입는 사람 특유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어 개성을 갖게 되죠. 이를테면 자신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옷이고, 이것은 올세인츠가 추구하는 바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브랜드를 대표하는 그는 평소 스키니 진에 밀리터리 재킷처럼 누구의 옷장에나 있을 법한 베이식한 아이템을 활용한 캐주얼 패션을 즐긴다. 가끔은 출시 예정인 아이템을 직접 입고 주변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지만 늘 한결같은 룩을 고수하는 편이다. “홀리데이 시즌에도 나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유지해요. 동일한 디자인과 컬러라도 소재의 텍스처 같은 미묘한 디테일에 변화를 주긴 하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아요. 물론 보타이나 스카프로 멋을 부릴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처럼 단순한 차림이 나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제아무리 파티장이라도 화려한 의상에 사람이 묻혀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느 곳에 있든, 어떤 상황이든 개인의 창조성과 개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그가 거듭 강조하는 패션 철학이다. 요란한 옷차림 대신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의상, 입는 이의 감정이나 성격을 더해 연출한 담백한 스타일, 그리고 여기에 이토록 쿨한 런더너의 애티튜드가 더해진다면 이보다 완벽한 데일리 룩 그리고 파티 룩도 없을 테니!
1Thom Browne의 버튼다운 셔츠와 재킷에 트레이닝 팬츠를 매치하고, Lanvin의 파이손 하이톱 스니커즈를 신은 정기훈. 트레이닝 팬츠를 곁들인 스타일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피트다. 2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기 좋은 Balenciaga의 클러치 3Byredo의 블랙 사프론 오 데 퍼퓸은 그가 즐겨 ‘입는’ 향이다. 4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엔 슈트 차림에 Lanvin의 벨벳 보타이를 챙긴다. 5 볼드한 Chrome Hearts와 Givenchy by Riccardo Tisci의 가죽 팔찌는 클럽에서 꼭 필요한 아이템
틀을 깨다 / 정기훈
“얼굴이 많이 부었죠? 어제 술을 많이 먹었습니다. 핼러윈데이였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에디터는 인터뷰 당일 그가 제시간에 나타날지 의구심을 품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다행히 약속 시간을 칼같이 지켰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건 사회생활에서 기본이고, 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목이 마른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인터뷰에 응한 30대 초반의 청년 정기훈.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참으로 여러 가지다. 한 대기업의 신입 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는 올해 출간한 <뉴욕 쇼핑 프로젝트>의 저자인 동시에 전공을 살려 친구와 함께 작은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유학 중이던 20대에는 뉴욕 통신원으로 활약하며 여러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글쓰기는 꽤나 재미있는 일이에요. 내가 가진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건 무척 매력적이죠. 휴일에는 글을 쓰려 노력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러고 보니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여러 파티에서 그를 본 것 같다. “맞아요. 통신원으로 일한 덕에 여러 잡지의 에디터와 친분이 있어요.” 옷차림을 살피니 심상치 않다. 셔츠와 재킷을 입고, 트레이닝 팬츠를 매치했다. 게다가 퍼플 컬러의 파이손 하이톱 스니커즈를 신었다. TPO에 따라 파티 룩이 달라지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파티에 갈 땐 편안한 룩을 선호한다고. 이렇게 편안한 스타일링은 뉴욕에 있을 때 터득했다. “뉴욕에서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룩도 제각각이었고요. 옷 잘 입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스타일보다는 파티를 찾은 사람들과 빨리 친숙해지는 방법에 관심을 두었어요. 저는 이방인이었으니까요.” 사실 그의 평소 옷차림은 파티를 위한 스타일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촬영을 위해 톰 브라운을 선택했지만 보통은 스트리트 브랜드 옷에 하이엔드 브랜드의 액세서리를 믹스 & 매치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링 팁. “파티에서 나만 봐달라는 식의 너무 튀는 룩은 민폐라고 생각해요. 그건 핼러윈 룩으로 족해요.(웃음) 그래서 옷을 입을 땐 스타일보다 피트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죠. 대신 팔찌나 신발 등의 액세서리로 힘을 더하는 편입니다.” 그가 챙겨온 화려한 액세서리를 보니 그 말이 금세 이해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수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파티에 가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고, 때로는 춤을 추러 클럽에 가잖아요. 그래서 향수로 스타일링을 마무리합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향수나 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새로 나온 향수는 꼭 써보려고 노력한다.
올겨울 특별한 파티를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해야 할 일이 많아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어요. 연말을 화려하게 보내고 싶어 방콕행 비행기를 예약했어요. ‘소피텔 소 방콕’ 호텔에서 여는 풀사이드 파티에 갈 생각이에요.” 싱글싱글 웃으며 이야기하는 걸 보니 벌써부터 기대감에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열심히 일한 자라면 응당 떠나는 게 맞다.
1 기모 처리한 코튼 소재를 사용해 보온성이 뛰어난 스웨트 셔츠에 드라마틱한 주름이 페미닌한 플레어스커트를 매치하고, 화려한 비즈 장식의 슬립온을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해 캐주얼 파티 룩을 완성했다. 모두 Yuna Yang 제품 2 심플한 룩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진주 장식의 Sobo by Eliden 이어 커프 3 블루 컬러 송치로 전면을 덮은 화려한 클러치는 돌돌 접어 말면 사이즈 조절이 가능해 데일리 룩은 물론 이브닝 룩으로도 연출 가능하다. Derek Lam 4 요즘 즐겨 신는 포인티드 토 플랫 슈즈는 캐주얼한 자리는 물론 포멀한 미팅, 파티에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Valentino 제품
한 템포 힘을 뺀 캐주얼 룩 / 유나양
긍정적인 에너지와 사랑스러운 웃음으로 주변을 따스하게 만드는 디자이너 유나양은 올해로 아홉 번의 컬렉션을 마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어학연수차 떠난 밀라노에서 그녀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우연한 기회에 장인의 초대로 방문한 발렌티노 쿠튀르 공방에서 ‘패션’이라는 신세계를 만난 것. “1990년대 후반에만 해도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패션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어요. 수입하는 브랜드나 제품 모두 한정적이었고, 패션에 별 관심도 없었죠. 공방을 방문하고 패션이라는 분야가 그토록 창의적이고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요.” 이후 마랑고니, 센트럴 세인트 마틴 같은 유수의 패션 스쿨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타고난 재능과 감각을 발전시키고 뉴욕 패션 위크를 통해 데뷔, 세계적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유나양은 컬렉션에서 로맨틱한 디자인의 옷을 주로 선보이는 데 반해 일상생활에선 캐주얼한 톱과 와이드 팬츠, 심플한 액세서리, 플랫 슈즈를 매치한 웨어러블한 스타일을 즐긴다. “디자이너는 화려한 옷차림을 즐길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제 생각은 반대예요. 자신을 꾸미기보다 내 옷을 입는 고객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니까요. 일할 땐 심플하고 편안한 차림을 선호합니다.” 그녀의 파티 룩에서도 이런 성향이 묻어난다. 노멀한 데일리 룩에 드레시한 아이템 한두 개를 더해 이브닝 룩으로 변신시키는 실용적인 스타일링을 즐기는 것. “소매에 레이스를 덧댄 이 스웨트 셔츠는 캐주얼 룩과 파티 룩에 모두 잘 어울리죠. 낮에는 편안한 진을 매치하고, 파티에 갈 땐 드라마틱한 주름이 돋보이는 플레어스커트로 갈아입는 거예요. 평소 이처럼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캐주얼 파티 룩을 즐기는 편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인다면, 자신만의 향기를 더할 것! “저는 향으로 사람을 기억할 만큼 고유의 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일을 좀 더 유니크하게 완성해줄 향기를 입어 그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좋죠.”
그녀에게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파티에 대해 물었다. “제 고객이자 매사추세츠 지역의 영향력 있는 가문으로, 장애 아동을 위한 클래식 음악학교를 운영하는 버넌 가문(Bernon Family)이 주최한 후원 기금 마련 파티에 다녀왔어요. <위대한 개츠비> 테마에 맞춰 1920년대 스타일로 차려입은 사람들이 가득했죠. 맛있는 음식에 장애 아동들의 감동적인 공연이 이어졌고, 그 자리를 마음껏 즐기는 이들의 진정한 격려가 더해진 뜻깊은 행사여서 기억에 남아요. 한국에도 이렇게 사회적 이슈를 더한 의미 있는 파티 문화가 정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녀의 제안처럼 이번 연말에는 이타적 취지의 파티에 참석해보는 것은 어떨까? 준비물은 멀티플레이 패션 아이템과 시그너처 향수, 그 2가지면 충분하다.
1One Choi Knit의 블랙 니트 톱과 컬러 블록 카디건에 Alexander Wang×H&M의 레깅스와 레이스업 힐을 매치했다. 2 동전이 달린 골드 브레이슬릿 Givenchy by Riccardo Tisci 3 비비드한 색감의 네일 폴리시 YSL Beauty 4 나일론 커버를 씌워 스타일의 포인트 아이템으로는 물론 실용성도 돋보이는 체인 백 Chanel
여유로움으로 온몸을 치장할 것 / 최원
“아직 본격적인 국내 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계획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 즈음 국내 고객에게도 찾아갈 예정이에요.” 자타공인 니트 전문가이자 유럽을 기반으로 둔 브랜드 ‘원 초이 니트’의 디자이너 최원.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 ‘영 브루넬로 쿠치넬리’라는 칭호를 들을 만큼 이미 프랑스, 러시아와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그녀의 옷을 사랑하는 마니아가 많다. 자연스러운 멋을 최대한 살리는 니트 의상이 대부분인 최원의 파티 룩은 어떤 모습일까.
그녀가 연말 파티 패션을 준비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거추장스럽지 않을 것, 적당히 고급스러워 보일 것, 몸을 드러내지 않지만 관능적일 것, 그리고 젊어 보이기보다 우아해 보일 것. 예상했겠지만 그녀는 연말 파티에 니트만큼 탁월한 소재는 없다고 단언한다. “갑작스럽게 드레스업하기 부담스럽다면 더더욱 니트 소재 의상이 제격이에요.” 예를 들어 그녀가 선보인 아워글라스 실루엣 니트 원피스는 꽤 과감한 허리 라인과 슬릿이 들어간 디자인임에도 소재 특유의 뛰어난 신축성과 부드러운 촉감 덕분에 한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터뷰 당일 최원은 연말 파티를 상상하며 미니 원피스로 활용 가능한 길이의 블랙 니트 톱 위에 큼직한 니트 카디건을 걸쳤다. 그 스타일에 방점을 찍은 것은 얼마 전 떠들썩하게 출시한, 알렉산더 왕과 H&M의 컬래버레이션 레깅스. “그 자체로 아주 강렬한 인상을 풍기기 때문에 니트가 적절히 드레스다운하는 역할을 맡았죠. 한눈에 주목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멋스럽지 않나요?”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지나친 메이크업은 피하는 편인 그녀는 대신 간단한 액세서리와 비비드한 컬러의 네일 정도로 연말 파티 룩을 마무리한다.
최원이 니트에 빠지게 된 건 대학에서 도예과를 전공한 직후다. “다른 원단은 씨실과 날실을 엮어 탄생해요. 이후 패턴을 뜨고 일일이 원단을 잘라내야 옷이 완성되죠. 하지만 니트는 실 하나로 입체적인 의상을 완성할 수 있어요. 그 과정과 기술에 감탄하며 니트 디자인이라는 한 우물을 파게 되었습니다.” 재빠르게 흘러가는 패션보다 두고두고 멋스러운 라이프스타일에 충실하고 싶은 최원에게 니트는 특별한 선물인 셈이다.
그녀는 올 연말에 공기 맑고 한적한 서울 근교에서 지인 몇 명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 부드럽고 포근한 니트의 매력 덕분일까. 그녀는 온몸으로 여유로움을 드러내는 방식을 터득한 듯한 모습이었다.
1 과감한 커팅의 21Defaye 다크 블루 롱 드레스, 폭스 퍼 숄과 악어가죽 클러치를 매치했다. 2Valentino의 케이프로 완벽한 파티 룩을 완성할 것. 3 독특한 액세서리 역할을 자처하는 Charlotte Olympia by La Collection 클러치 4Dior의 버클 장식 메탈 핑크 컬러 펌프스는 파티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두루두루 신기 좋다.
화려함을 즐기는 방식 / 황소희
방송인이자 모델인 황소희는 요즘 연기자로 전향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해 참 변화가 많았어요. 요즘 연기 수업은 물론이고 운동도 평소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요. 아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단발머리를 포기하고 기르는 중이라며 생긋 웃는 그녀. 유학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패션 프로그램 고정 MC를 맡으며 이름을 알렸지만, 이미 그전부터 21드페이 이혜경 대표의 딸로 여기저기 얼굴 비칠 일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여러 파티에 초대받은 것도, 파티 룩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화려한 스타일은 부담스럽고 어색하다고 해요.” 황소희는 연말 파티 룩으로 허리에 과감한 커팅이 들어간 롱 드레스에 모피 스톨을 매치하고 비비드한 악어가죽 클러치를 들었다. “파티는 원래 호화롭게 꾸미라고 마련한 자리잖아요.(웃음)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는 것부터 나가기 직전 거울을 보는 과정까지 전부 재미있어요.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드레스다운하는 스니커즈 등의 제품을 매치하는 요즘의 트렌드와 달리 화려한 주얼리나 슈즈, 색다른 메이크업 제품에도 주저 없이 도전하는 편이다. 평소 캐주얼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촬영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데님 셔츠와 진으로 갈아입었다) 파티에서만큼은 제대로 갖춰 입자는 것이 황소희의 지론. 최근 쇼핑 리스트를 물으니 샤넬 트위드 스니커즈와 발렌티노 핑크 롱 드레스를 차례로 대답한 데서 눈치챌 수 있듯, 그녀는 TPO에 따라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바꿀 줄 안다. 어떤 옷을 입어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 비결로는 ‘오버하지 말 것, 하지만 위축되지도 말 것’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꼽았다. “파티장을 향하기 직전, 정도를 넘어선 부분이 있는지 체크하고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정돈합니다. 그리고 가는 동안 스스로에게 말하죠. 옷에 지지 말라고.”
파티 룩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황소희의 독특한 추천 아이템은 다름 아닌 여성스러운 케이프. 드레스 위에 단정한 테일러링의 코트를 입으면 각 의상의 매력이 반감되기 때문이란다. “파티를 눈부시도록 빛나고 현란한 컬러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보세요. 글리터링 액세서리 하나만 더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눈을 반짝이며 말을 잇는 그녀에게서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미는 패션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었다.
에디터 유은정 (ejyoo@noblesse.com) 서재희 (jay@noblesse.com)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이혜미 (hmlee@noblesse.com) 한상은 (hanse@noblesse.com)
사진 정태호, 박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