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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또 다른 얼굴_ W Seoul Walkerhill

ARTNOW

‘호텔의 또 다른 얼굴’의 세 번째 연재를 위해 <아트나우>가 선택한 곳은 W 서울 워커힐이다. 2004년 오픈한 W 서울 워커힐은 혁신적 디자인과 젊은 감각 덕분에 여타 호텔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이렇듯 젊은 감각을 드러내는 데는 미디어 아트, 디자인 가구 등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장르에서 벗어난 미술품 선택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W 서울 워커힐 입구의 로고

로비 공간인 리빙룸에 자리한 대니얼 로진의 ‘The Wooden Mirror

우바의 LCD 모니터에 설치된 아트센터나비 제공의 영상작업

앞서가는 디자인과 독창적 열정이 어우러진 젊은 감성의 호텔
2004년 당시 아시아에 최초로 오픈한 W 서울 워커힐은 권위적 분위기의 기존 국내 호텔과 차별화된 독특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로 젊은 층에게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로비 공간인 리빙룸(Living Room)에는 유니크한 디자인 가구가 기존 호텔과는 다른 레이아웃으로 놓여 있을 뿐 아니라 미디어 작품이 즐비하며, 우바(WooBar)에서는 저녁이 되면 디제잉을 하는 등 모던하면서도 섹시한 공간에서 이색적인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한강이 보이는 아차산 자락에 자리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내추럴한 모티브를 유지한 채 현대적 디자인 요소와 조화시키고 있다. W 서울 워커힐이 이처럼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 바로 미술품과 디자인 가구다.

혁신과 상호 소통을 상징하는 미디어 아트와 인터랙티브 아트
W 서울 워커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바로 미디어 아트와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설치와 관리, 보수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미디어 작품 설치를 기피한 것을 생각하면 2004년 오픈 당시 아시아 지역 호텔 최초로 미디어 아트와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선보인 것은 혁신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W 서울 워커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표적 인터랙티브 작품은 호텔 로비에 설치한 대니얼 로진(Daniel Rozin)의 ‘나무 거울(The Wooden Mirror)’. 뉴욕의 미디어 아트 전문 갤러리 비트폼스 갤러리(Bitforms Gallery) 소속 작가인 대니얼 로진은 지난 20여 년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디지털 조각을 선보이며 미디어 아트계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다. 1500개의 사각 나뭇조각으로 구성한 이 작품은 가운데의 작은 카메라가 작품 앞을 지나가는 사람의 형태와 움직임을 인식해 나뭇조각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움직이면서 파문을 만들어낸다. 아날로그적 소재 나무와 디지털 요소의 결합이 흥미롭다. 무심코 작품 앞을 지나다 ‘척척척’ 나뭇조각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작품과 교감하게 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객실 9~14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대니얼 로진의 또 다른 인터랙티브 작품 ‘스크린 미러(Screen Mirror)’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거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손님을 맞이하는 이 작품은 거울과 같은 수직 플라스마 스크린 형태로 사람의 모습과 동작을 인식, 사각형으로 분할된 새로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표현한다.
인터랙티브는 아니지만 본격적 미디어 아트를 W 서울 워커힐의 시그너처 바인 우바와 로비에 위치한 레스토랑 키친(Kitchen) 입구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우바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는 18m 길이의 바를 선보였는데, 바 뒤쪽의 7개 LCD 스크린에서 패션을 주제로 한 세 편의 영상물을 반복 상영한다. 트렌드 리더를 위한 감각적인 공간을 표방하는 우바의 컨셉과 어울리게 옵티컬 이미지나 패션의 도시 파리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은 밤에는 파티의 장소로 변하는 우바의 분위기를 한층 역동적으로 고조시킨다. 영상 작품은 모두 아트센터 나비에서 제공한 것으로 한국의 빠키,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네이 아키코(Akiko Nei)와 모션 디자이너 야시로 다카노리(Takanori Yashiro), 프랑스의 이앙 파로벨(Ian Parovel)이 제작한 작품이다. 레스토랑 키친의 입구 맞은편 벽면에도 개별 LCD 스크린을 설치해 같은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객실에 놓인 까사 제타의 미키 마우스 테이블과 무어&길스의 하프 에그 체어

3층 스파 레스토랑 토닉에 놓인 에마뉘엘 바블레드 디자인의 노란색 체어

1층 레스토랑 키친에 설치한 이재효의 조각 ‘미로

와우익스트림 와우스위트에 놓인 쿠차 체투의 레드 다이닝 체어

객실 9~14층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한 대니얼 로진의 ‘Screen Mirror’

디자인 가구를 활용한 도시적 감성 표현
W 서울 워커힐은 전통적 호텔의 개념에서 벗어나 젊은 도시적 감성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바로 해외 유명 디자이너나 디자인 브랜드의 가구다. 회화나 조각 같은 전통적 순수 미술 작품은 아니지만, 미술 작품 못지않은 강렬함으로 시선을 끄는 디자인 가구를 배치해 뉴욕 감성의 드라마틱한 도시적 공간을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이를 위해 뉴욕의 스튜디오 가이아(Studio Gaia)와 홍콩 RAD의 에런 탄(Aaron Tan), 뉴욕의 토니 치(Tony Chi & Associates) 등 세계적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기획에 참여했다.
먼저 W 서울 워커힐의 리빙룸 공간과 우바에는 위트 넘치는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가 놓여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 가구는 ‘일부 껍데기가 깨진 달걀 같다’는 의미에서 ‘에그 체어(Egg Chair)’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까사 제타(Casa Zeta)의 ‘올리브 일리프스 체어(Olive Ellipse Chair)’다. 앉으면 정면을 제외한 주변의 시야를 차단, 프라이빗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어 연인들이 선호한다고.
마치 달걀을 반으로 자른 듯 여러 개의 의자가 겹쳐져 있는 반원형 체어는 유명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펠리체로시(Felicerossi)의 작품 ‘S.3’다. 의자의 모습이 달걀의 노른자와 흰자를 연상시키는데, 가운데의 빨간색은 W 서울 워커힐의 포인트 컬러이기도 하다. 남색의 조약돌 같은 동그란 의자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엔리코 발레리(Enrico Baleri)가 디자인한 타토(Tato)다. 언뜻 불편해 보이지만 앉으면 의외로 푹신하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 3층에 위치한 스파 레스토랑 토닉(Tonic)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에마뉘엘 바블레드(Emmanuel Babled)가 디자인한 노란색 의자가 흰 공간을 배경으로 가지런히 놓여 있어 상큼한 느낌을 준다. 또한 각 층의 엘리베이터 앞이나 복도 등의 바닥에는 구형의 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공간에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빛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카텔라니 앤 스미스(Catellani & Smith)의 플로어 라이팅이다.
호텔 객실에서도 세련된 디자인 가구를 즐길 수 있다. 빨간색 로프로 감은 듯한 유니크한 디자인의 다이닝 체어는 쿠차 체투(Cuza Zetu) 브랜드의 제품으로 익스트림 와우 스위트룸에서만 볼 수 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아차산과 붉은 의자가 대조를 이루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까사 제타의 미키 마우스 테이블(Mickey Mouse Table)과 무어 & 길스(Moore & Giles)의 하프 에그 체어(Half Egg Chair) 등도 눈여겨볼 만한 디자인 가구다.

아차산이라는 자연적 입지 환경을 반영
W 서울 워커힐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차산 기슭에 자리해 서울 시내의 어느 호텔보다 자연을 가까이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호텔이다. 이러한 자연 친화적 입지 환경을 반영해 나무를 재료로 만든 작품이나 인테리어 소품 등을 곳곳에 배치, 미디어 아트와 디자인 가구만으론 자칫 삭막하거나 차가워 보일 수 있는 공간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리빙룸의 연장선에 있는 레스토랑 키친에 설치한 이재효의 나뭇조각 작품 ‘미로(Maze)’가 대표적 작품이다. 키친은 뉴욕의 세계적 디자이너 토니 치가 인테리어를 맡은 공간으로, 투명한 유백색 벽과 재활용 목재를 사용해 시골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레스토랑과 리빙룸 사이에 설치한 이재효의 작품은 진입로를 미로처럼 만들어달라는 레스토랑 측의 주문에 따라 완성했다. 10여 개의 구형 혹은 타원형 덩어리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동선을 미로처럼 만들며 마치 시골집을 지키는 나무 울타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완벽한 구나 원기둥 같은 추상적 형태 안에는 모양이 제각각 다른 자연 그대로의 나뭇가지가 재료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아차산에 자리 잡은 미끈한 외관의 W 호텔 워커힐과 어울리는 탁월한 선택이다. ‘미로’는 개장 당시 파격적인 실내장식으로 화제를 불러모아 이재효 작가가 유명해지는 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유명 호텔이나 대형 공공건물의 로비 등에서 어렵지 않게 그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현대적 감각의 일식 레스토랑 ‘나무(Namu)’ 에서는 나무를 재료로 사용한 인테리어 소품이 돋보인다. 단순한 아이디어임에도 예술 작품 못지않은 매력이 있다. 프라이빗 다이닝룸 한쪽 벽면은 마치 나무 땔감을 쌓아 올린 듯 나뭇가지로 채웠고, 레스토랑 복도의 양쪽 끝에는 나뭇가지로 만든 원형 조각이 서 있다. 따뜻함과 친숙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뉴욕 스튜디오 가이아에서 디자인한 엘리베이터 안의 손잡이 모양 조형물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의 인테리어 작품

마지막으로 W 서울 워커힐에서 돋보이는 것은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미술 작품 같은 인테리어 조형물이다. 기성 디자인 소품이나 가구를 활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그 공간에 어울리는 개별 조형물을 디자인한 결과, 마치 별개의 미술 작품 같은 인상을 준다. 리프트 안에는 뉴욕 스튜디오 가이아에서 디자인한 손잡이 형상의 조형물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리프트별로 노랑, 빨강, 녹색 등 각각 다른 색으로 어두운 내부에서 빛나는 손잡이는 리프트를 타고 특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웨이 스파(Away Spa)’ 입구에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스튜디오 RAD에서 디자인한 것이다. 가는 빛으로 표현한 물줄기는 서서히 다른 색으로 바뀌는데,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스파 특유의 차분하고 포근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마지막으로 키친의 높은 천장 한편에는 ‘레인 드롭(Rain Drop)’이라 불리는 거대한 빗방울 형상의 유리 조형물이 매달려 있는데, 키친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토니 치가 디자인한 것으로 방문객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출연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방소연(갤러리플래닛 큐레이터) 사진 이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