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셰프에 의한, 모두를 위한 가전
프리미엄 가전의 미래를 제시하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엿보았다. 프랑스의 국립 요리학교 페랑디에 오픈한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에서.
1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 요리 시연 현장 2 페랑디 교정에 행사를 위한 부스를 차렸다. 3 왼쪽부터 삼성전자 박원 전무, 에리크 트로숑, 엘레나 아르사크, 에리크 프레숑. 행사장을 찾은 VIP와 함께 4 삼성전자 CE 부문 윤부근 대표이사 5 삼성 페랑디 컬리나리 클래스 전경
그놈의 시집은 대체 언제 갈지 모르지만 신상 가전이나 마음에 드는 가구가 나오면 혼수 리스트를 빙자한 위시 리스트를 다시 만든다. 사실 리빙 에디터로서 몸에 밴 습관 탓에 실용도보다 먼저 보는 건 디자인이다. 가격, 그건 일단 현실 문제가 될 때까지 잠시 판단 보류. 이런 내게 요즘 “어떤 냉장고 살래요?”라고 묻는다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삼성 셰프 컬렉션이요”라는 답을 들을 거다. 본지에서 진행한 삼성 셰프 컬렉션 냉장고 쿠킹 클래스를 누구보다 눈여겨보았다. 군더더기 없는 사각의 시크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외관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냥 멋있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능도 놀라웠다. 미슐랭 3스타 셰프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세밀한 정온 기능(고기와 생선을 가장 맛있게 보관하는 온도인 -1℃를 지켜주는 셰프 팬트리가 특히)과 수납 아이디어라니. 이런 프리미엄 냉장고는 전에 없던 온전히 새로운 것. 게다가 이토록 매혹적인 셰프 컬렉션은 냉장고만이 아니다. 오븐, 식기세척기, 인덕션까지 나올 예정이란다. 이것만 있다면 살림하는 맛이 날 듯싶다. 하루아침에 초보 주부도 ‘안방 셰프’로 만들어주는 비장의 무기가 될 테니까.
삼성전자는 늘 믿고 사는 브랜드였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 인정을 받는다. 당연한 이유가 있다. 가전 하나를 만들기 위해 의식주를 연구하고 주택 구조와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며 에너지 절감 선호도까지 반영한다. 마케팅 방식도 독창적이다. 생활 가전에도 많은 분야가 있지만 여기에는 주방 가전에 한정해 생각하도록 하자. 삼성전자는 지금 가장 핫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미식’과 ‘요리’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 예가 클럽 드 셰프(Club des Chefs). 전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셰프와 교류를 통해 삼성 주방 가전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이 셰프들은 삼성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지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동시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홍보대사의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함께 제품을 만들었다. 마치 깐깐하지만 옳은 말을 하는 시어머니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셰프 컬렉션’이다. 미셸 트루아그로와 에리크 프레숑, 크리스토퍼 코스토프, 다비데 올다니, 다니엘 불뤼, 에리크 트로숑, 엘레나 아르사크까지 화려한 멤버 구성이 돋보인다. 재빠른 예약 없이는 이들의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놓기도 힘든데 이들이 삼성전자를 위해 요리도 한다. 2013년 6월 뉴욕 삼성하우스를 시작으로 2013년 독일 IFA, 2014년 미국 CES 행사에서, 또 영국의 해러즈 백화점과 프랑스의 다르티 매장에서도 쿠킹 시연을 선보였다.
파리에서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에리크 프레숑과 엘레나 아르사크, 프랑스의 떠오르는 젊은 피 에리크 트로숑의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보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파리 6구에 위치한 프랑스 제일의 국립 요리학교 페랑디(Ferrandi)에서다. 정확히 말하면 이곳에 새롭게 문을 연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에서.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는 페랑디가 기존의 요리 전문가 양성 과정과 별개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작하는 최초의 교육과정이다. 1년여의 준비 끝에 10월 15일 삼성전자 CE 부문 윤부근 대표이사와 페랑디의 이사장 조르주 네크투, 프랑스 정·재계와 문화계 인사, 기자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진행했다. 조르주 네크투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페랑디가 전자업체와 협업하는 것은 최초”라며 “삼성의 하이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새로운 조리법을 찾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가 열리는 장소 역시 특별했다. 입구 쪽 건물에 마련한 130㎡ 규모의 실습 공간, 이른바 ‘삼성 키친’이 그 현장이다.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키코 베세티가 설계한 모던 공간으로 삼성전자의 최고급 주방 가전 라인업을 채워 넣었다. 삼성 키친의 첫인상은 연한 나무 컬러와 은은하게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 가구(빌트인한 오븐과 식기세척기의 표면이 가구의 일부인 것처럼 매끄럽게 연결되어 보인다)의 매치가 편안하면서도 무척 세련되게 느껴졌다.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이 기존에 익히 보던 것보다 고급스럽게 느껴졌는데 광택감과 함께 섬세한 헤어라인(hairline)을 표현했으며, 특이하게도 손자국이 나지 않는다. 삼성 가전 제품에서 사용하는 리얼 스테인리스스틸 특수 표면 처리 공법을 주방 가구에도 그대로 적용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주방 가구 브랜드 아크리네아(Arclinea)의 솜씨로 말이다. 1인 1키친 컨셉의 10개 작업대를 마련한 중앙의 대형 조리대에 3명의 스타 셰프가 한 자리씩 차지하더니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계적 셰프를 꿈꾸는 페랑디 학생들이 능숙하게 옆에서 보조를 해주었다. 요리보다 흥미로운 건 가전의 기능 설명. “화력이 좋은 삼성 인덕션. 그 덕분에 조리 시간이 빨라지죠.”, “오븐은 음식 냄새가 섞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2가지 요리가 가능해요. 한쪽은 그릇을 데우는 용도로 사용해도 좋아요. 방금 조리한 음식은 뜨거운 그릇에 담아야 식지 않고 맛이 오래 유지되죠.”, “요리만큼 설거지도 중요해요. 삼성의 식기세척기는 주방의 위생을 책임지죠.” 한쪽 벽면에는 푸드 쇼케이스와 T9000 냉장고가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에리크 프레숑은 “삼성 냉장고에 식자재를 신선하게 보관하면서 더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졌다”며 극찬했다. 유럽향 셰프 컬렉션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 셰프 컬렉션의 실체를 볼 순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이 모든 제품을 뛰어넘을 슈퍼 프리미엄 디자인과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지라 기대감이 샘솟았다.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에서 만난 에리크 프레숑
클럽 드 셰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삼성은 내가 가장 선호하는 가전 브랜드다. 제품의 우수성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집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쓰나? 냉장고 2개, 인덕션. 듀얼 컨벡션 오븐도 쓴다.
일반 가정용과 셰프가 사용하는 주방 가전은 차이가 있나? 요리 전문가는 보다 섬세한 기능의 주방 기구가 필요하다. 그러한 기술과 노하우를 삼성 셰프 컬렉션에 전수했다.
주방 가전을 고를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우선 재질.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은지 살핀다. 실용적인 디자인도 중요한데, 위생 관리상 세척이 용이해야 한다.
요리에 대한 철학은? 음식을 통해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것.
프랑스가 세계적 미식 국가가 된 이유는? 문화와 전통이 발달했기 때문 아닐까. 식자재도 다양하고.
요리를 하며 당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사람들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감사와 경의의 눈빛을 보내줄 때.
1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 오픈식에서 스타 셰프가 시연한 음식을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2 에리크 트로숑의 비트 스파게티를 얹은 오리 가슴살 콩피
스페인 성 세바스티안에서 온 바스크 누벨 퀴진 셰프 엘레나 아르사크의 감자와 굴 요리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미식가의 호텔로 알려진 르 브리스톨의 에피퀴르 주방을 지휘하는 에리크 프레숑은 푸아그라 구이에 녹차를 가미한 굴소스를 국물처럼 곁들여 냈는데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호로록 흡입하고 싶을 만큼 맛이 좋았다. 실제 페랑디 객원교수로 활동하는 에리크 트로숑은 가장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비트를 스파게티처럼 잘라서 얹은 오리 가슴살 콩피로 가장 프랑스 요리다운 맛을 전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페랑디와 삼성전자의 특별한 만남을 기념할 서프라이즈 디저트 선물이 마련돼 있었다. 프랑스 전통 과자 파리 브레스트(Paris-Brest, 슈와 슈 사이에 크림을 올린 바퀴 모양의 과자)에서 영감을 얻은 3가지 버전의 ‘파리-서울’을 개발해 선보인 것. 엘레나 아르사크는 동양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슈 반죽에 깨를 넣었다 했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에리크 프레숑은 새콤달콤한 유자 크림을 사용해 오픈 타르트 형식으로 파리 브레스트의 스타일을 재창조했다. 에리크 트로숑은 한국 하면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이를 숲 속의 고요함으로 연결해 생각했다고 했다. 거기서 착안해 가을 숲에서 수확한 밤으로 만든 무스를 아몬드 웨이퍼 사이에 끼워 넣었다. 파리와 서울을 이어주는 고소하고 새콤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그 중심에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가 있었다. 명장의 손맛을 완성해준 핵심 가전. 삼성 주방 가전만 있으면 파리의 수준 높은 음식 문화를 내 집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컬리너리 클래스 운영을 통해 페랑디 셰프와 소비자에게 사용 경험을 듣고 향후 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부근 대표이사는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를 통해 소비자가 최상의 교육 환경에서 요리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나아가 건강하고 즐거운 식문화를 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의 발명품은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틀을 깨면 새로운 방식을 찾을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셰프는 예상치 못한 맛과 식자재, 기술의 조합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셰프의 창조 정신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주방 가전을 만든다는 발상이 혁신적으로 느껴졌다. 셰프와 소비자가 함께 소통하는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도(그것도 파리 한복판에!). 셰프의 그것처럼 가사의 격을 한층 올려주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비전. 그것이 앞으로 프리미엄 주방 가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듯하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엘레나 아르사크는 “삼성은 셰프들의 말에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인다. 매우 유연하며, 창조적이고, 미래의 비전이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삼성 컬리너리 클래스를 둘러보고 클럽 드 셰프의 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계속 나머지 셰프 컬렉션 제품은 언제 만날 수 있을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고 싶어진다. 이에 내가 원하는 주방의 그림을 그려보았다. 여기에 냉장고, 이쯤에 오븐, 인덕션을 좀 더 멋지게 활용하려면 아일랜드 조리대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내린 결론, 당장 요리부터 배워야겠다.
욕망의 리스트. 삼성 셰프 컬렉션 라인업
1 냉장고 ‘신선한 재료가 음식의 맛과 향, 아름다움을 결정한다’는 셰프의 철학을 반영한 전문 푸드 케어 냉장고다. 냉장실 온도의 변화 폭을 기존 냉장고의 3분의 1 수준인 ±0.5℃ 이하로 관리하는 정온 기능인 ‘셰프 모드’, -1℃에서 고기와 생선을 얼지 않게 보관하며 식감을 살려주는 ‘셰프 팬트리’, 무르기 쉬운 베리류의 과일이나 버섯, 햄과 치즈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셰프 바스켓’을 적용했다. 국내와 미국에는 대용량 4도어로 출시했으며, 유럽향은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2도어 상냉장·하냉동 형식으로 디자인해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2 인덕션 불꽃이 보이지 않아 작동 여부나 화력을 알기 어려운 기존 인덕션 제품의 단점을 완벽하게 개선했다. 가상 불꽃(virtual flame)으로 가시성을 높인 덕에 과열을 방지하며, 미세하게 온도 조절을 할 수 있다. 다이얼 방식이라 한결 빠르고 정확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3 증기(vapor, 베이퍼) 오븐 내부는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전문가 수준의 오븐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이 오븐에 주목하자. 100℃ 이상의 미세한 수증기를 컨벡션 팬을 통해 빠르고 균일하게 오븐 내부에 분사해 음식에 열과 수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맛뿐 아니라 식감까지 살려주는 오븐이다. 사용자 친화적인 터치 LCD 디스플레이로 그림과 설명을 통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스테인리스스틸과 블랙 글라스의 조화도 멋스러우며, 바 형태의 핸들도 에지 있어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다.
4 식기세척기 분사기가 돌아가며 물을 뿌리는 일반적 로터리 세척 방식 대신 ‘워터월(waterwall)’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식기세척기 뒤쪽에서 고압의 물을 분사하면 앞뒤로 움직이는 반사판을 통해 내벽과 상부에 폭포수 같은 물의 장벽을 만들어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척해준다. 하단랙의 왼쪽 또는 오른쪽은 ‘존 부스터(Zone Booster™)’로 설정, 세척수의 온도와 시간을 달리해 세척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더러운 냄비나 프라이팬을 접시와 동시에 세척할 수 있는 것. 업계 최초로 적용한 플렉스트레이(FlexTray™) 덕분에 포크, 나이프, 수저 등의 커틀러리를 한 번에 빼내기도 편리하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