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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를 향유하다

LIFESTYLE

클래식한 남성 문화의 상징인 시가. 최근 크고 작은 위스키 바가 속속 오픈하면서 시가를 접할 수 있는 곳도 더불어 늘고 있다. 시가는 피운다는 말보다는 즐긴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모르고 있던 시가를 둘러싼 이야기를 시작한다.

 

About Cigar
시가는 콜럼버스가 쿠바를 개척한 후 처음 스페인으로 들여와 포트투갈과 프랑스, 영국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시가의 3대 원산지는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로 꼽힌다. 그중 쿠바 시가를 최고로 치는 것은 기후, 토양, 바람, 일조량 등 최적의 자연환경과 대대손손 전해 내려오는 시가 제조 기술 등의 이유 때문이다. 쿠바와 같은 카리브 해에 위치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일정한 품질로, 니카라과 시가는 좋은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가는 일반 담배와 모양은 물론 만드는 방법, 피우는 법도 확연히 다르다. 시가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흡입구(head), 몸통(body), 불을 붙이는 선단(foot)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잎으로 둥글게 싸인 흡입구를 커터로 자른 후 반대편에 불을 붙여 피운다.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고 혀로 담배의 맛을 느끼고, 코로 향을 즐긴다. 길이와 두께에 따라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피울 수 있다. 시가의 길이는 피우는 시간을 결정짓기도 하지만 맛을 가늠해볼 수 있는 요소다. 이를테면 길고 좁은 것은 가벼운 맛, 짧고 두꺼운 것은 묵직한 맛이 난다. 이 밖에 두께, 원산지, 브랜드 등에 따라서도 맛은 천차만별. 또 시가 한 개비는 4~5가지 타바코 잎으로 만든다. 우선 시가의 속을 채운 필러는 3종류의 잎을 혼합한 것으로 시가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필러를 감싸고 있는 바인더는 시가의 몸체를 잡아주는 잎이고, 래퍼는 시가의 가장 바깥 잎으로 숙성 과정을 거치며 60여 가지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 시각적으로 시가의 맛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담뱃잎 색깔이 밝은 것은 맛이 가볍고, 진한 것은 맛도 농후하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좋은 시가일까? 좋은 시가는 시각, 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을 만족시켜야 한다. 고른 브라운 톤에 윤기가 흐르고 코끝에 갖다 댔을 때 후각을 자극하는 알싸한 향이 나는 시가. 또 손으로 만졌을 때 부드럽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시가라 하더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시가라 할 수 있다. 다음의 ‘좋은 시가’ 혹은 ‘꼭 한번 시도해볼 만한 시가’로 꼽히는 시가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위부터_ 취향에 따라 3가지 크기로 시가에 구멍을 낼 수 있는 펀치 커터는 Davidoff, 소가죽으로 만든 견고한 디자인의 시가 케이스는 Pierre Cigar Divan 제품이다. 얇고 작아서 휴대하기 좋은 실버 컬러의 길로틴 커터, 가위·펀치 커터·칼 3종류의 커터 중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제품은 모두 Davidoff.

 

왼쪽부터_ 다비도프 2000 다비도프에서 처음 출시한 코로나 모양 시가로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미디엄 링 게이지와 길이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 명실상부 다비도프의 대표 시가. 처음에는 커피 맛과 후추 맛이 느껴지며 이어 크리미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코이바 베이케 1966년, 쿠바의 아바노스 시가 브랜드 중 하나로 출시한 코이바는 국가 원수에게 주는 선물이나 외교의 수단으로만 사용할 정도로 귀했다. 아바노스 역사상 가장 독점적 라인인 코이바 베이케는 ‘메디오 티엠포(Medio Tiempo)’라고 불리는 타바코 잎을 블렌딩해 특유의 맛과 향으로 시가 애호가를 사로잡고 있다.
애시턴 ESG 21년 미국 브랜드 애시턴을 대표하는 시가. 애시턴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ESG 라인은 도미니카공화국의 래퍼를 이용했으며 풍부한 아로마와 강력한 풀 보디가 특징.
코이바 시글로 2 최상급 아바노산 타바코를 이용해 만든 시글로 2는 부드러운 촉감과 매혹적인 향이 일품이다. 코이바의 독특한 담뱃잎 향과 백후추 향이 흡연 전반부에서 느껴지며, 중간과 끝 부분으로 가면서 진한 연기와 함께 코코아와 바닐라빈 향이 입안에 남는 것이 특징.
쿠아바 디스팅기도스 쿠아바는 시가의 양쪽 끝 모양이 뾰족한 더블 피구라도 모양의 시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 디스팅기도스의 길이와 굵기는 시가의 스파이시한 향과 신선한 향을 완벽하게 잡아준다.
몬테크리스토 No.2 몬테크리스토는 아바노스 브랜드 중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라인. 부엘타아바호 지역에서 자란 타바코로 만드는데 특유의 향으로 애연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쪽 끝이 연필처럼 뾰족한 토르페도 모양의 시가 중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가다.
로메오 이 훌리아타 처칠 로메오 이 훌리에타 시리즈 중 최고의 시가로 꼽는 시가. 시가 애호가인 윈스턴 처칠이 아바나를 방문했을 때 그가 가장 선호하는 사이즈에 그의 이름을 붙여 만든 것. 풍부한 연기 속에서 달콤함과 씁쓸함, 가죽과 후추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다비도프 No.2 적당한 길이와 링 게이지로 유행을 타지 않는 파나텔라 사이즈 제품으로 헤드에 피그 테일이 있는 첫 프리미엄 시가. 나무 향, 흙 내음, 조화로운 꽃향기까지 느낄 수 있으며, 부드러운 맛의 시가를 원하는 사람에게 제격.
다비도프 니카라과 다비도프에서 처음으로 100% 니카라과산 타바코로 제작한 프리미엄 시가. 백후추와 스파이시한 첫맛이 느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크리미하고 스위트한 맛이 난다. 2014년 하반기 출시 이후 베스트셀러로 우뚝 선 제품.

크림색 커피잔 세트는 Pishon by shinsegae 제품

Cigar and Drinks
싱글 몰트위스키와 시가는 혀로 맛을 느끼고 코로 향을 음미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산지, 숙성도,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서로 비슷하다. 시가는 입안 가득 연기를 채웠다 뱉으며 혀로 그 맛을 느끼는데, 음미하며 즐길 만큼 깊은 향을 지닌 시가는 어디서 재배한 타바코 잎을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이 난다. 이처럼 공통분모가 많은 시가와 위스키는 함께 매치하면 서로의 맛과 향을 더욱 풍성하게 돋워준다.
일반적으로 마일드한 시가는 가벼운 향의 위스키, 향이 진한 시가는 숙성 연수가 긴 혹은 스모키 향이 강한 위스키와 조화롭다. 맥캘란 브랜드 앰배서더 이진오는 맥캘란 18년산과 코이바 시글로의 매치를 추천한다. 맥캘란 18년은 스파이시의 알싸함과 입안에 가득 퍼지는 스모키 향이 특징으로 스파이스, 우드, 캐러멜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코이바 시글로와 궁합이 좋다는 것의 그의 설명. 2013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최고의 증류주 선발 대회에서 역대 최초로 만점을 받은 하일랜드 파크 25년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강한 피트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위스키로 코이바 헤니오스나 몬테크리스토 No.2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가 하면 시가를 위해 만든 위스키도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손꼽히는 스카치위스키 회사 화이트 앤 매케이의 마스터 블렌더로 시가 마니아인 리처드 패터슨이 달모어 원액으로 만든 달모어 시가 몰트는 쿠바산 파르타가스 시리즈 D No.4와 매치하도록 블렌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모어는 아직 국내 위스키 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지만 1839년 설립한 유서 깊은 증류소다.
시가 하면 위스키를 떠올리지만, 오래전부터 시가와 함께 즐긴 주류는 단연 코냑이다. 코냑의 달달한 풍미가 강한 시가의 맛과 향을 부드럽게 중화해주기 때문이다. 그중 레미마틴 XO는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도 최상급 백포도가 자라는 그랑샹파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을 75% 사용, 맛과 향이 풍성하고 우아해 시가의 풍미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이 밖에 시가는 달달한 포트와인이나 톡 쏘는 샴페인과도 잘 어울린다. 샴페인을 마실 때는 마일드한 시가로 잘 알려진 다비도프 No.2 또는 다비도프 2000을 함께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다비도프의 인터내셔널 브랜드 앰배서더 빈센트 크렘벨은 코냑과 위스키는 시가와 잘 어울리는 대표 주류일 뿐, 시가는 모든 종류의 음료와 잘 어우러진다고 말한다. “지금은 위스키가 트렌드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코냑이나 럼, 커피를 매치하는 것이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이태원 시가 바 번인할의 터키 출신 주인장 할은 진한 터키시 커피가 시가와 잘 어울린다고 전한다. 자카파 23년산 럼처럼 오랜 시간 숙성시킨 럼과도 잘 어울린다고. “향이 진한 허브티와는 매치하지 않지만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 같은 부드러운 홍차와 매치하는 것도 좋아하지요.”
시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시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를 물으니, 그 답은 하나로 통했다. 너무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기에 정답은 없다는 것. 위스키와 코냑, 포트와인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류 외에 시가의 향과 맛을 해치지 않는 풍미의 음료라면 시가와 무난하게 어울린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시가와 음료를 달리하며 알아가는 것도 시가를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피에르 코헨 아크닌 대표

What is the Cigar?
시가 전문 매장 ‘피에르 시가 디반’과 멤버십 시가 클럽 ‘서울 시가 클럽’을 운영하는 피에르 코헨 아크닌(Pierre Cohen-Aknine)을 만났다. 피에르 코헨 아크닌과 시가에 대해 나눈 짧은 일문일답.

당신에게 시가란? 나에게 시가란 음식, 욕구, 욕망, 유혹, 판타지, 상상, 꿈 그리고 평화를 의미한다.
당신이 경험해본 최고의 시가는 무엇인가? 단 하나의 시가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그동안 피운 시가 중 좋은 것을 떠올리고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내는 건 더더욱. 나는 외로움을 즐기는 타입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피우는 것보다 혼자 시가를 즐기는 편이다. 이렇게 혼자 시가를 탐구하고 음미하는 순간이야말로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시가는 위스키나 코냑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졌지만, 커피나 차 같은 가벼운 음료와도 잘 어울린다. 당신의 취향은 어떤지 궁금하다. 달콤한 주류 중에서는 포트와인, 화이트 와인, 아이스와인, 코냑과 잘 어울린다. 더불어 아르마냑, 칼바도스, 테킬라, 모히토 또는 라이트 럼을 넣어 만든 쿠바 리브레 그리고 수많은 칵테일과 잘 어울린다. 위스키와 함께한다면 단연 싱글 몰트위스키일 테고, 시큼한(sour) 맛이 나는 것과 매치한다면 에스프레소나 다크 초콜릿과도 잘 어울린다. 차와 함께한다면 입을 개운하게 해줘 시가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녹차가 제격이다.
서울 시가 클럽에서는 다양한 쿠바 브랜드의 시가를 판매하고 있는데, 쿠바산 시가만 취급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세계 곳곳에 좋은 시가는 많다. 하지만 내가 쿠바산 시가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곳이 시가 산업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쿠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쿠바산 잎 100%로 시가를 제조하는 나라다.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때로는 드라마틱하고 역사적인 것이다. 또한 쿠바산 시가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 최고 시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쿠바산 시가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서 35개 이상의 브랜드와 약 300종의 시가가 있다. 우리가 시가의 본고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가 애호가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아주 작은 노력일 뿐이다.
그렇다면 좋은 시가의 기준은 무엇인가? 좋은 시가를 정의하는 3가지 기준이 있다. 바로 강도, 향기와 맛, 마지막 블렌딩의 미묘함이다.
시가 입문자에게 시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을 준다면? 처음 시가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강하지 않은 프티 코로나를 선택할 것. 시가에 대한 첫 기억이 나쁘면 그게 시가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시가를 피울 때는 어떤 생각도 하지 말고 단지 시가를 피우는 데 집중하며 릴랙스할 것을 권한다.

Cigar Bar in Seoul
서울 시가 클럽 피에르에서 운영하는 시가 클럽. 멤버십 공간이지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 쿠바의 최고급 시가 브랜드 아바노스에서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시가를 갖추어 기호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와인과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 바도 따로 마련해 언제든 들러 시가를 편안하게 피울 수 있다. 문의 790-4522

번인할 쿠바산 시가를 비롯해 다비도프 시가 등 시가 메뉴만 24종에 이른다. 싱글 몰트위스키 40여 종뿐만 아니라 럼, 브랜디, 코냑, 와인 등을 고루 갖췄다. 시가와 함께하면 좋은 터키 전통주인 예니 라키도 맛볼 수 있다. 재즈 공연이 일주일 내내 밤 9시부터 11시까지 라이브로 펼쳐진다. 문의 794-8077

B28 ‘싱글 몰트 헤비 바’를 컨셉으로 스코틀랜드의 엄선한 증류소에서 싱글 캐스크에 담아 숙성한 최상급 싱글 몰트위스키를 다룬다. 15종의 다양한 싱글 캐스크 위스키와 함께 시가를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곳으로 18가지 쿠바 시가만 다룬다.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10시 이후 재즈 공연이 열린다. 문의 010-3402-2828

에디터 윤재웅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