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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of Denim

FASHION

데님은 이제 남녀노소는 물론 시즌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 타임리스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팬츠, 재킷, 셔츠, 액세서리 등 활동 영역도 무궁무진. 데님을 남다르게 소화한다고 자부하는 데님 마니아를 만났다.

1 Maison de Jane의 주얼 장식 레이스 톱과 스커트에 빈티지 데님 재킷을 매치한 모델 이혜상. 크로커다일 패턴의 샴페인 골드 컬러 토트백은 그녀가 직접 디자인해 완성한 Viv-A-Krot 제품.  2 Miu Miu의 화려한 컬러 스톤 장식 네크리스는 캐주얼 룩도 드레시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3 워싱과 디스트로이드 디테일로 스트리트 무드를 살린 James Jeans의 데님 재킷  4 캐주얼 룩에 매치하기 좋은 Viv-A-Krot의 빅 백

자유분방하지만 드레시하게이혜상
“1994년 제가 데뷔할 때만 해도 데님은 리바이스가 전부였어요. 하지만 그사이 디젤, 세븐진, AG진처럼 프리미엄 데님이 출시되면서 데님의 개념이 확장되고 스타일링 폭도 넓어졌죠.” 21년 차 모델답게 직접 경험한 데님 트렌드를 설명한다. 오랫동안 톱모델의 자리를 지키며 최근 자신의 백 브랜드 ‘비바크롯(Viv-A-Krot)’을 런칭할 정도로 유행과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모델 이혜상. 셀 수 없이 많은 패션을 경험한 그녀에게 데님은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게 하는 특별한 아이템이다.
“사무실에 있을 때나 비즈니스 미팅 시 옷이 불편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그래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데님에 손이 자주 가요. 그중에서도 청재킷은 봄·여름엔 슬리브리스 의상을 입었을 때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나 미팅을 위한 대비용으로, 가을·겨울에는 코트 안에 레이어링해 보온 효과와 더불어 스타일까지 챙길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스타일링에 변화를 주어 사계절 입을 만큼 데님 마니아를 자처하는 그녀. 하지만 이를 즐겨 입기 시작한 건 불과 얼마 전부터다. “최근에는 ‘Play & Style’처럼 재미있으면서 패셔너블한 묘미까지 즐기는 룩이 인기를 모으잖아요. 20대에는 포멀하게 드레스업하는 것을 좋아해 기피했지만 요즘은 다양한 제품을 믹스 매치해서 입는 것이 더 실용적이고 똑똑한 방법 같아요.” 한편 그녀는 얼마 전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를 찾았다가 마네킹에 디스플레이한 데님 룩을 보고 새삼 놀랐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해진 듯한 디스트로이드 디테일, 부분부분 다른 방법으로 워싱해 멋을 살린 에이지 데님 등 누가 입어도 쿨하게 변신시킬 것 같은 옷이 즐비했기 때문. “요즘 출시하는 진 브랜드는 피트를 고려해 체형의 결점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크하게 매치할 수 있는 제품도 함께 소개해요. 일례로 제임스 진은 기본 셔츠라도 체인과 주얼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어 펀(fun)한 감각으로 흥미로운 스타일을 연출하고, 컬러 역시 블루가 아닌 그린·화이트·카키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 보다 풍성한 옷장을 완성하죠.” 따사로운 햇살과 더불어 거리 곳곳에 만개한 꽃이 가슴 설레게 하는 5월,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이 계절에 어울리는 의상이 담겨 있다. “데님 재킷에 스웨트 셔츠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고 싶어요. 오늘처럼 샴페인 골드 컬러 백이나 레오퍼드 패턴 백을 매치하면 전체 룩에 악센트가 되어 더욱 완벽할 거예요.”

1 미니멀한 Glanshirt의 데님 셔츠에 Incotex의 블랙 팬츠, Thom Browne의 블랙 타이와 타이핀, Corthay의 슈즈까지 스마트한 스타일링을 보여준 홍진규 이사. 모두 본인 소장품.  2 그가 애용하는 푸른빛 다이얼의 빈티지 Rolex 워치  3 오묘한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그린 백은 Bottega Veneta  4 흔치 않은 화이트 컬러에 낙타 가죽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더한 슈즈 Corthay

미니멀하지만 스마트하게홍진규
멀리서 걸어오는 그의 한 치 흐트러짐도 없는 ‘칼 같은’ 단정한 룩에 시선이 꽂혔다. 그는 토털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인터룩스(Interluxe)의 홍진규 이사. VISA 코리아, 조니워커, AIA생명, 코르테이, 올림푸스 등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는 그는 최근 호텔 관련 실내장식 프로젝트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근무 중 바로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평상시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긴다. 직업의 특성상 포멀한 슈트를 고집할 필요가 없고, 개인적으로도 편안한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물론 에지는 살아 있어야 한다). “TPO에 따라 옷을 ‘계산해서’ 고르기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으로 어떤 상황인지 생각합니다. 일할 때는 단정하게, 가족과 함께할 때는 편안하게, 친구를 만날 때는 고민하지 않고 그날 입은 옷 그대로, 이런 식으로요. 날씨에 따라 고르기도 하죠. 추우면 따뜻하게, 더우면 시원하게, 마치 비 올 때 우산을 쓰는 것처럼요.” 무심하게 골랐다지만 날렵한 실루엣의 데님 셔츠, 딱 떨어지는 블랙 팬츠, 거기에 가는 블랙 타이와 타이핀, 브레이슬릿 시계까지 그의 룩에서 스마트한 패션 감각이 엿보였다.
그가 즐겨 찾는 데님은 바로 셔츠. 팬츠보다 셔츠 위주의 아이템을 좋아하고, 특별한 것 없이 다른 셔츠와 동일하게 스타일링한다고. “하지만 데님 셔츠는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리거나 단추가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 스타일을 피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골라요. 아무래도 데님 셔츠는 좀 더 캐주얼해 보일 여지가 있으니까요. 그 대신 안경이나 슈즈 등으로 포멀한 느낌을 가미해요. 지금 와인과 브라운 컬러를 넘나드는 오묘한 컬러의 코르테이 슈즈를 매치해 차분한 느낌을 주려고 한 것처럼 말이죠.” 항상 클라이언트에게 편안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 슬로웨어, 에르노, 라르디니 등을 좋아하고 란스미어에서 주로 쇼핑을 즐긴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트렌드에 편향되지 않고 오랜 시간 입을 수 있는 편하고 스마트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그의 패션 취향과 어딘지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그리고 데님 역시 특유의 감각으로 캐주얼하면서도 날렵하게 소화해내는 그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블라우스에 데님 팬츠를 매치한 윤성경. 파이손 소재 미드 힐은 Jimmy Choo 제품.  2 파리 여행 중 들른 로드숍에서 구입한 슬리브리스 톱은 비대칭 소매 디자인이 독특해 즐겨 입는다.  3 자연스러운 워싱과 톤 다운된 컬러로 다리가 더 가늘어 보이는 데님 팬츠 Paul & Joe  4 캐주얼과 포멀한 스타일에 두루 들 수 있어 애착이 가는 토트백 Dior  5 앞코의 스틸 소재 디테일이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연출해주는 슬링백 슈즈 Christian Louboutin

자연스러우면서도 격식 있게윤성경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변호사 윤성경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단아한 이목구비와 탄탄한 몸매는 그녀가 배우 윤진서의 언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라도 한 번쯤 뒤돌아볼 만큼 돋보였기 때문. 그녀에게 평소 라이프스타일을 물으니 업무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주말이라도 짧게 시간을 내어 이곳저곳 여행을 떠난다고. 이때 꼭 챙기는 아이템이 바로 데님 팬츠란다. “편하고 활동적이잖아요. 짐을 챙긴 트렁크 곳곳의 남은 공간에 둘둘 말아 넣고 여행을 떠나요. 실크나 시폰 같은 가볍고 섬세한 소재와 달리 데님 팬츠는 다림질할 필요도 없고요. 여행을 떠나면 배낭여행 온 대학생처럼 운동화 신고 백팩을 멘 뒤 이리저리 번화가와 관광지를 쏘다니는 편인데, 우아한 원피스나 여성스러운 블라우스는 상상만 해도 불편하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행지에서 찍었다며 건네주는 사진을 보니 그녀의 무심한 듯 센스 넘치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
자연히 그녀의 쇼핑 기준이 궁금해졌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변호사라는 다소 딱딱한 직업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하는 제 취향이 부딪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좋아하던 쇼핑이 고역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그래서 포멀한 슈트 스타일과 캐주얼 룩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 기준에 부합하는 최고의 아이템이 바로 데님 팬츠란다. 재킷, 셔츠, 블라우스 등 어떤 상의나 아우터와도 조화롭게 어울려 법정을 제외한 업무 관련 자리에 입고 나가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데님 소재 셔츠나 원피스는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고, 스커트는 스쿨 룩을 연상시키기도 하니 다채로운 스타일에 매치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하지만 팬츠는 달라요. 오늘 입은 이 제품도 디스트로이드 디테일에 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지만 워싱이 자연스럽고 실루엣도 깔끔해 재킷이나 블라우스에 잘 어울리죠.”
개인적으로는 신축성이 없는 데님을 좋아한다고. 스판덱스 등의 합성사가 섞인 제품이 편하긴 하지만 오래 입으면 늘어나 처음 구매했을 때의 실루엣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늘어나기 시작하면 보디라인을 잡아주지 못하고 엉덩이와 허벅지가 두꺼운 제 신체적 단점이 더 두드러지죠. 그래서 신축성이 없는 제품만 구입하는데, 타이트하게 허벅지를 잡아줘 더욱 슬림해 보이는 그 매력에 빠졌어요.” 하지만 개인적 취향일 뿐, 어떤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데님 특유의 실용성은 빠뜨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 “데님 팬츠는 캐주얼 룩에나 어울린다고 생각하던 저도 포멀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에 매치하잖아요. 좀 더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 저처럼 일주일 내내 함께하게 될 거예요.”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서재희 (jay@noblesse.com) 윤보배 (프리랜서)
사진 정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