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하이 주얼리는 경매를 타고

ARTNOW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미술품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나 셀레브러티가 소장한 프라이빗 명품 컬렉션이 신비의 베일을 벗고 경매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 매혹적인 자태에 눈이 번쩍 뜨인 전 세계 컬렉터들은 저마다 입찰에 열을 올리며 최고 낙찰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경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하이엔드 주얼리와 앤티크 워치 이야기.

1972년 프로스트 무도회에서 러브 브레이슬릿과
‘버턴-테일러 다이아몬드’를 착용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CARTIER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의 사랑의 증표

1969년 까르띠에는 뉴욕 소더비 경매를 통해 69.42캐럿의 최상급 다이아몬드를 105만 달러에 구입, 세계 최초로 100만 달러가 넘는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 다이아몬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미어 광산에서 1966년에 채굴한 것으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였다. 그런데 이를 호시탐탐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버턴. 그는 아내이자 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마침내 까르띠에를 설득해 110만 달러에 구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증명하듯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버턴-테일러 다이아몬드’라고 이름 붙였다. 원래는 반지 형태였으나 목걸이 펜던트로 변형해 사용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모나코 그레이스 왕비의 40번째 생일 파티에 처음 착용하고 나타나 한껏 주목을 받았다. 10년 후 리처드 버턴이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이를 다시 경매에 부쳐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병원 건축 기금으로 사용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의 이름으로 이 보석을 기억하고 있다.

1 파르미지아니가 복원해 파텍필립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노래하는 새 권총, 낙찰가 580만 달러.
2 개인 컬렉터가 사들인 애벌레 모양의 오토마톤 시계, 낙찰가 41만5210달러.

PARMIGIANI
장인이 만든 작은 예술품인 오토마톤

200여 년 전 손재주 좋은 장인은 귀족들의 주문을 받아 오토마톤을 제작하곤 했다. 파르미지아니는 귀족들의 옷장 속에 꽁꽁 숨어 있던 이런 예술품을 사들여 완벽하게 복원했고, 2011년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다. 1820년 스위스 로샤(Rochat) 형제가 제작한 이 오토마톤은 새가 총부리에 숨어 있다가 방아쇠를 당기면 튀어나와 노래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파텍필립에서 구입했다. 열띤 입찰 끝에 580만 달러(약 75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역대 아시아 옥션에서 거래된 제품 중 다섯 번째로 고가인 제품이다. 전설적 시계 명인 자케 드로(Jaquet Droz)가 만든 애벌레 모양의 오토마톤 시계도 파르미지아니가 복원, 2010년 소더비 경매를 통해 개인 컬렉터에게 41만5210달러(약 4억 원)에 낙찰됐다. 11개의 관절이 마디마디 움직이는데 마치 살아 꿈틀대는 애벌레를 보는 듯한 정교한 기술력에 감탄하게 된다. 수십 개의 진주를 비롯해 루비와 터키석,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환상적인 빛을 발한다.

브레게 역사상 최고가(약 700만 스위스 프랑)로 기록된 앤티크 시계.

BREGUET
앤티크 시계의 진정한 가치

최초의 오토매틱 시계를 선보인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 브레게는 238년의 역사를 이어온 브랜드답게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2년 5월 제네바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받은 이 앤티크 시계는 오늘날까지 경매에서 판매된 최고가의 브레게 앤티크 시계다. 브레게의 수장 마크 하이에크는 파인 워치 메이킹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이례적인 시계라고 극찬했다. 2개의 독립된 타임 존에 로마숫자와 아라비아숫자를 각각 표시하고, 시·분침도 골드와 블루 2가지 컬러로 강조해 클래식하면서 세련된 다이얼이 특징이다. 약 700만 스위스프랑(약 92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금액에 낙찰받은 이 시계는 브레게의 전통적 가치와 워치메이킹 예술의 정수를 이어가고 있다.

1900년에 제작한 부쉐론의 버터플라이 브로치.

BOUCHERON
프랑스 공주와 게이샤의 마음을 훔친 브로치

부쉐론은 1900년에 제작한 자사의 버터플라이 브로치를 2012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구입, 다시 손에 넣었다. 곡선을 이루는 라인과 최고의 스톤, 나비를 재현해낸 정교한 솜씨가 돋보이는 이 브로치는 프랑스의 공주, 상파울루의 여성 모험가를 비롯해 교토의 게이샤, 할리우드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인을 빛나게 했다. 아르누보 시대 최고의 솜씨로 구현한 전형적인 작품으로 1900년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부쉐론의 장인은 나비의 독특한 문양을 만들기 위해 불투명한 에나멜 도료를 사용했고, 날개는 루비와 에메랄드로 위풍당당하게 형상화했다. 나비의 몸통은 라운드 컷 오팔과 면을 크게 커팅한 원석으로 완성해 일찍이 뛰어난 보석 세공 기술을 인정받았다.

순종이 사용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회중시계, 낙찰가 1억2500만 원.

VACHERON CONSTANTIN
K옥션을 떠들썩하게 한 순종의 회중시계

우리나라가 외교 접촉을 시작한 조선 말 가장 많이 들어온 외래 문물이 바로 시계였다. 손목시계가 나오기 전이므로 회중시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왕실과 고위 관리들 사이에 시계를 소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는데 특히 조선시대 마지막 왕인 순종의 시계 사랑은 대단했다. 시계 마니아인 순종이 사용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회중시계가 2010년 3월 K옥션 메이저 경매에 출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개인에게 1억25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회중시계는 순종의 특별 주문으로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직접 제작한 제품. 시계 뒷면에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이화문(李花文)’이 선명하게 찍혀 있고, 시계 뒤편에 뚜껑을 열면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가치를 더한다.

불가리에서 1962년 제작한 탐스러운 초록빛 에메랄드 네크리스.

BVLGARI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초록빛 약혼 선물

불가리에서 1962년 제작한 플래티넘 소재의 초록빛 에메랄드 네크리스. 16개의 계단 모양 스텝 컷 팔각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총 60.5캐럿의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네크리스는 브릴리언트 컷과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에 둘러싸여 최상의 볼륨감을 선사한다. 23.44캐럿의 에메랄드 펜던트는 따로 분리해 브로치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불가리가 2011년 12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구입한 제품으로, 1962년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리처드 버턴에게 약혼 선물로 받아 1964년 결혼식 때 착용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2012년 상하이에서 열린 <125년 역사의 이탤리언 예술>이라는 불가리 회고전을 통해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프라이빗 컬렉션을 처음 소개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사랑한 주얼리 리스트 워치.

PIAGET
재클린 케네디가 사랑한 주얼리 리스트 워치

피아제 시계의 우아한 여성미와 품격 높은 디자인은 일찍이 재클린 케네디를 비롯해 지나 롤로브리지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각계 유명인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96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 출품된 피아제의 옐로 골드 소재 ‘주얼리 리스트 워치’는 1967년에 제작해 재클린 케네디가 애용한 유서 깊은 시계다. 신비로운 빛을 발하는 제이드(jade) 다이얼과 팔찌 스타일 시곗줄을 매치해 우아한 느낌을 한껏 살렸다. 24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62캐럿)에 4개의 에메랄드(약 0.1캐럿) 세팅 케이스가 조화를 이루며 여성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박형 시계를 구현해온 피아제답게 9P 울트라 신 핸드와인딩 무브먼트가 품격을 높인다. 현재 피아제의 패트리모니(Patrimony) 컬렉션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2011년 12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엘리자베스 테일러 소유의 피아제 시계도 구입했다. 1967년에 제작한 옐로 골드 소재 주얼리 리스트 워치는 36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7캐럿)를 잔잔하게 세팅한 화이트 골드 케이스가 시선을 끈다. 무지갯빛 오팔 다이얼과 9P 울트라 신 핸드와인딩 무브먼트가 돋보인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은 이 시계들은 전 세계를 돌며 피아제 전시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1928년에 제작한 그랑 컴플리케이션.

JAEGER-LECOULTRE
소장가치 충만한 헤리티지 컬렉션

예거 르쿨트르는 스포츠 라인, 컴플리케이션, 주얼리 라인 등 독창적인 기술과 역사가 녹아든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1200개가 넘는 무브먼트를 개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예거 르쿨트르는 울트라 신 모델, 퍼페추얼 애트모스, 세계 최소형 메커니컬 무브먼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모델에 이르기까지 지난 180년 동안 파인 워치 메이킹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1928년 제작한 그랑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는 예거 르쿨트르의 기술력을 집약한 헤리티지 컬렉션으로, 제네바의 시계 전문 경매사 앤티쿼럼에서 35만7700 스위스프랑에 낙찰돼 기염을 토했다. 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미니트리피터를 비롯해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개폐 다이얼 등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갖추었다.

루비 반지를 착용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반지 중앙에 8.24캐럿의 루비를 세팅했다.

VAN CLEEF & ARPELS
50억 원짜리 루비의 광채

보석 반지와 함께하는 청혼은 모든 여성이 꿈꾸는 로망이자 프러포즈의 공식이다. “언젠가 당신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루비를 바치겠소.” 배우 리처드 버턴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위해 이렇듯 로맨틱한 약속을 했다. 그 후 4년이 지나 반클리프 아펠 부티크는 푸에르타 루비 원석을 때마침 발견하게 됐다. 1968년 크리스마스, 리처드 버턴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약 8.24캐럿의 푸에르타 루비와 다이아몬드를 절묘하게 세팅한 탐스러운 루비 링을 선물했다. 이런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함께 루비 링이 2011년 12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천연 루비의 붉은 광채가 돋보이는 이 반지는 예상 경매가가 100만~150만 달러(12억~17억 원)였으나 최종 낙찰가는 422만6500달러(약 50억 원)로 지금까지 진행한 주얼리 경매에서 캐럿당 루비 판매가로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1 1933년에 제작한 18K 골드 소재의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
2 플래티넘 소재의 ‘월드 타임 워치’.

PATEK PHILIPPE
나는 1100만 달러의 시계로소이다

“당신은 파텍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닙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두고 있을 뿐입니다.” 고전적이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켜온 파텍필립의 철학은 세월이 지나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영원한 가치를 상징한다. 지난 1999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등 24개의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18K 골드 소재의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가 1100만 달러(약 123억 원)에 낙찰돼 이슈가 됐다. 1933년 제작한 시계로 현재까지 파텍필립 경매 역사상 최고가로 기록되어 있다. 이어 2002년 제네바 앤티쿼럼 경매에서 플래티넘 소재의 ‘월드 타임 워치’가 400만 달러(약 45억 원)에 거래돼 손목시계 경매 부문 세계 신기록으로 남아 있다. 1939년 생산한 이 시계는 다이얼의 원판 위에 뉴욕, 런던, 시드니 등 세계 41개 도시의 시간을 모두 표시해 한 번에 여러 국가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했다.

에디터 심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