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 & Flight
세계 격투기의 중심은 UFC다. 이 최고의 무대를 이미 경험한 남자 3명, 그리고 그 무대를 노리고 있는 남자 1명을 만났다. 아직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은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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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이
이번 UFC 서울 대회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선수 중 한 명은 양동이였다. 그는 2010년 이미 UFC에 한 번 진출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퇴출당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UFC로 진출했고, 그 첫 시합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아시아에는 드문 미들급 파이터로 경기 스타일도 매력적이다. 방정맞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대신 묵직한 한 방을 노린다. 그 때문에 이 남자의 시합은 어쩐지 계속 찾아 보게 되는 맛이 있다. 서울 경기에서의 기분 좋은 승리로 다음 경기도 사실상 보장받았다. 만약 다음 시합도 승리하면 아시아 선수로는 드물게 중량급에서 존재감을 발하게 된다. 한데 그는 라이트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걸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감량이 너무 힘들어서다. 강인한 얼굴로 말하는 이 순진한 대답을 듣고 있자니 오히려 그의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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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현
아마 이번 UFC 서울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합 중 하나는 방태현의 경기였을 것이다. 방태현도, 상대인 레오 쿤츠도 마지막까지 난투극을 벌였다. 치열한 승부 끝에 결국 판정까지 간 이 시합의 승자는 방태현이었다. UFC 2승째. 사실 이번 경기뿐 아니라 그는 늘 명승부를 펼쳐왔다. 1년 전 카잔 존슨과의 경기는 지금도 마니아 사이에 회자될 정도다. 방태현의 시합을 보면 어떤 결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절대 지루한 경기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랄까. 그래서 그의 시합에는 늘 예측 불가한 긴장감이 감돈다. 다음 시합도 아마 명승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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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용
김장용은 앞선 세 선수와 달리 아직 UFC 무대를 밟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5년 초에 UFC와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상대 선수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데뷔 기회도 동시에 날아갔다. 마냥 쉴 수만은 없어 마이너 격투 단체에서 시합을 뛰다가 생각지 못한 패배를 당했다. 그게 흠이 되어 기회는 사라져버렸고, 그는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다른 단체에서 적어도 3연승은 해야 다시 UFC에 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랫동안 꿈꿔온 무대가 갑자기 사라졌지만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케이지 위에 서는 것이 마약 같다고, 승리했을 때의 그 쾌감을 잊지 못해 지금도 링에 서고 있다고 했다. UFC 무대에서 거두는 승리는 다른 승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쁨을 줄 것 같다고. 우리는 곧 그의 이름을 UFC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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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임현규는 이미 UFC 무대를 여러 번 밟은 선수다. 하지만 모국에서 열리는 첫 UFC 대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인지도와 가능성을 인정받았기에 그의 시합은 메인 매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합 직전 연습 중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고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 앞에서 아쉽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대타로 시합을 치른 김동현은 실신 KO패를 당했고, 메인 매치로 승격한 최두호는 멋진 승리를 거둬 주가를 높였다. 임현규에게는 여러모로 가슴 아픈 시합이었다. 하지만 굳은 땅에 물이 고이는 법. 이번의 아쉬움이 그에게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여전히 그는 아시아인으로는 보기 힘들 만큼 좋은 하드웨어를 가졌다. 곧 그의 이름을 UFC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이기원 (lkw@noblesse.com)
사진 윤현식 의상 스타일링 이경원 헤어 & 메이크업 김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