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
휴일 오후, 앉은자리에서 뚝딱 해치울 수 있는 볼륨 작은 책 5권.
<최초의 도구> 파스칼 피크, 엘렌 로슈_ 도구의 기원에 관한 전통적 관념을 완전히 갈아엎는 책이다. 침팬지와 원숭이 같은 유인원이 도구를 어떻게 쓰고 전수하는지 살펴 도구의 사용이 인간만의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너무나 새로운 관점으로 쓴 탓에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책을 덮을수없다. <에브리맨>필립 로스_ 죽음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시선을 잔잔하게 서술했다. 작은 과장조차 없어 오히려 소름 끼칠 정도. 참고로 이 책의 주인공은 이름이 없다. 그냥 ‘그’다. 즉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 생전 느껴보지 못한 공포다. <알랭바디 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 알랭 바디우_ 다작의 철학 할배 알랭 바디우의 신작. 선배 소설가장 주네의 희곡 <발코니>를 세차게 걸고 넘어져 천민자본주의의 추악한 현실을 까발린다. “우린 지금 어떤 세상에 살고 있나?” “민주주의는 원래의 의미와 취지를 구현하는가?” 같은 얘길 잔뜩 꺼내 소란을 피우지만, 그 안엔 민주주의와 사랑의 본질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인도야상곡> 안토니오 타부키_ 인도의 잠 못 이루는 밤, 사라진 친구를 찾아다니다 숱한 사람을 만나는 ‘나’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논북(non-book)’이라 칭했는데, 곱씹어보면 결말을 회피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이다. 여름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부디. <심리정치> 한병철_ 첫 장부터 ‘헉’ 소리가 난다. “내가 원하는 것에서 나를 지켜줘”. 한 교수가 이번엔 신자유주의가 ‘자유롭다는 심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파헤친다. 조지 오웰의 ‘빅브러더’에 버금가는 ‘빅데이터’의 불행이 가까운 미래에 우릴 찾는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김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