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are from Canada
나라와 음료를 매치할 때 흔히 떠올리는 짝이 있다. 프랑스는 와인, 독일은 맥주, 미국은 콜라.... 그렇다면 캐나다는? 미처 몰랐다면 지금부터 기억하자. 각종 과실주와 벌꿀 와인, 보드카와 위스키, 수제 맥주까지 신과 인간의 모든 음료가 바로 여기서 난다.
뷰포트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
What Wine
Where Beaufort Vineyard & Estate Winery
국내에서 캐나다산 와인을 만나긴 쉽지 않지만, 현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워낙 소량만 생산하므로 와이너리가 위치한 주가 아니면 그 와인을 맛보기 어렵다. 만약 캐나다 서부, 밴쿠버와 빅토리아가 있는 BC 주 일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뷰포트’라는 이름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2006년 와이너리를 설립, 2009년에 첫 빈티지를 선보인 이곳은 실제로 작은 창고에서 와인을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부티크 와이너리다(1년 생산량이 2000케이스에 불과하다). 에너지 회사에서 일하던 제프와 수전 밴더몰런(Jeff & Susan Vandermolen) 부부가 오랜 꿈을 실현한 곳으로, 드라이 와인 쪽으로는 뷰포트만큼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을 내는 곳을 찾기 힘들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영향보다 ‘발효 과학’에 좀 더 주목한다. 발효 단계에서 엔자임, 타닌(gallnut powder), 이스트를 첨가하는데 와인에 적용하는 이스트 종류만 100여 가지에 달한다. 총 15가지 와인 중 독일산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시트러스 계열 과일 향이 풍부한 숀버거(Scho..nburger)와 오르테가(Ortega), 피노 그리조를 블렌딩한 뷰다셔스(Beaudacious)와 스모키한 아로마 위로 진한 블랙 과일 향이 움틀움틀 피어나는 프티 베르도(Petit Verdot)가 뷰포트의 자랑거리. 자국을 비롯한 해외의 다수 와인 대회에서 각종 메달을 획득했다.
1 빅록 브로이어의 다양한 맥주 2 앨버타주 캘거리에 위치한 빅록 본사
hat Craft Beer
Where Big Rock Brewery
맥주를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굳이 캐나다 맥주의 우수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것이다.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기른 맥아와 홉, 로키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 이상이면 게임 끝이다. 더불어 브랜드마다 고유의 레시피로 섬세하게 맛과 향을 가미하기 때문에 와인처럼 기분에 따라, 음식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도 있다. 요즘 이태원이나 강남 일대의 펍과 탭하우스에서는 캐나다 수제 맥주가 인기 상한가다. 현지에서 캐그 상태로 공수해 신선한 생맥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스헤드, 휘슬러맥주, 그중에서도 지금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단연 빅록이다. 빅록은 허니브라운이나 그래스하퍼라는 제품으로 더 친숙하다. 공장에서 나오지만 최소 2주, 길게는 4~5주까지 섬세한 손길을 거쳐 탄생한 맥주. 몰트의 종류를 페일, 캐러멜, 다크 등으로 세심하게 분류해 사용하며 실험실에서 자체 배양한 이스트를 넣고 홉 또한 쓴맛이 강한 것과 스파이시한 것, 아로마틱한 느낌이 있는 것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산뜻한 청량감을 원한다면 라거, 진한 풍미를 선호한다면 에일이나 홉의 쌉싸래함을 강조한 IPA를 추천한다. 히트 상품인 허니브라운은 에일 맥주에 꿀을 넣은 것이며 그래스하퍼는 밀을 재료로 한 에일 맥주다. 특별한 맛을 찾는다면 차이티 향을 가미한 라이프 오브 차이, 강한 다크 에일인 트위스트 앤틀러 등을 선택해볼 것.
1 블루문 와이너리의 다크 사이드 2 코스틀 블랙 이스테이트 와이너리의 베리 와인(왼쪽)과 미드
What Fruit Wine, Mead
Where Blue Moon Winery, Coastal Black Estate Winery
와인의 사전적 의미는 1차적으로 포도주지만 포도 이외의 식물과 과실로 담근 술을 총칭해 ‘와인’이라고 부른다. 블루문 와이너리는 사과와 배, 블랙베리와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 각종 베리류를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곳. 23년간 유기농법을 적용한(물론 인증도 받았다) 밭에서 수확한 건강한 과실이 그 원료다. 사과와 배의 산뜻한 신맛을 느낄 수 있는 문 샤인(Moon Shine), 문 빔(Moon Beam), 블루베리와 블랙베리의 달콤함을 응축시킨 루너시(Lunacy), 다크 사이드(Dark Side) 등 10가지 제품을 선보인다. 흔히 베리 와인은 병입한 후 1~2년 안에 신선한 맛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에서는 매해 오래된 와인에 새로 만든 와인을 섞는 솔레라(Solera, 주로 셰리주나 마데이라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한다) 과정을 거치기에 5~6년 이상 된 빈티지도 찾아볼 수 있다. 코스틀 블랙 이스테이트 와이너리는 80에이커 규모의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블랙베리 경작지를 보유한 곳으로 라이트한 버블이 입안을 간질이는 블랙베리 스파클링이 매력 있다. 이곳에서는 벌꿀주 미드(mead)도 생산하는데 꿀과 뜨거운 물을 1 : 2의 비율로 섞고 이스트를 넣어 4~5주간 발효, 8개월간 숙성시킨 술이다. 미드는 신의 음료로 알려졌으며, 고대부터 결혼 축하주로 마시던 술로 허니문이란 단어가 여기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물로 희석하고 알코올 발효를 거치기에 지나치게 달지 않다. 식전주로 즐기기 좋으며 샐러드를 곁들여서 가볍게 마실 수 있다.
1 셸터 포인트 디스틸러리의 위스키 양조장 2 몰트로 만든 보드카
What Single Malt Whisky & Vodka
Where Shelter Point Distillery
위스키의 본고장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가 분명하지만 200년 전 캐나다 이주민이 옥수수로 위스키를 만들며 캐나다의 위스키 역사가 시작되었다. 보리, 옥수수, 귀리 등으로 만드는 캐나다산 위스키(라이 위스키, 콘 위스키 등)는 순하고 부드러운 향미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제는 ‘섞이지 않아 순결하고 고귀한 술맛’을 찾는 이들이 선호하는 싱글 몰트위스키도 ‘메이드 인 캐나다’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동부 노바스코샤 해안 지역의 글렌 브레턴에 이어 서부 밴쿠버 섬 코목스밸리 지역 오이스터 강가에 셸터 포인트 디스틸러리가 문을 연 덕분이다. 200에이커의 보리밭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몰트와 워싱턴 산에서 흘러내린 빙하수, 스코틀랜드 로시스 지역에서 온 고품격 증류기(기술력을 뜻함) 이렇게 삼박자가 어우러져 질 좋은 싱글 몰트위스키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최소 3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하는 캐나다 위스키 주조법에 따라 2014년을 기다리며 아직 오크통 속에서 숨죽이고 있지만 위스키 평론가 짐 머리가 이미 셸터 포인트 디스틸러리 위스키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빨리 맛볼 수 없는 아쉬움은 갓 출시한 보드카로 달래보자. 싱글 몰트위스키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 세 번의 증류, 12차례의 여과 과정을 거친 보드카다. 총 10가지 플레이버 중 베이식한 시그너처, 달콤한 초콜릿, 상큼한 레몬 & 라임 향만큼은 꼭 맛볼 것을 권한다. 기분을 돋우는 향에 이어 혀끝에 착 감기는 알코올 풍미가 기대 이상이다.
에디터 이재연 (jyeon@noblesse.com)
사진 김황직 취재 협조 캐나다 농식품부 캐나다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