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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LIFESTYLE

모두가 건물 안으로 숨어버린 듯한 아파트 말고 나만의 집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먼저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집 짓기도 어려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에게 도화지를 주고 집을 그려보라 하면 열에 아홉은 지붕과 네모난 창이 있는 주택을 그린다. 아파트에 살아도 높은 건물에 수십 채의 집이 들어선 아파트를 그리지 않는다. 사는 모습이야 다르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외피는 비슷비슷한 모양새다. 몇 년 전부터 친환경 라이프스타일과 꿈꿔온 집을 갖고 싶은 사람들의 로망이 만나 단독주택 짓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어느 날 홋카이도에 사는 빵집 주인 진 도모노리에게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살고 있는 집이 빵을 굽는 공방과 따로 떨어져 있고 매장도 너무 협소해 불편하다며 생활공간과 일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작은 건물의 설계를 의뢰한 것.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는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그 의뢰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목조 건물이 완성될 때까지 2년 가까이 빵집 주인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자신이 굽는 빵처럼 소박하고 진심이 깃든 공간을 원한 건축주와 성실하게 한길을 걸으며 고집해온 직업정신을 최대한 반영하려 한 건축가, 이들이 공방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면 ‘집을 짓는다’는 말은 결국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삶의 철학에 대해 묻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홋카이도에 찾아가 이들이 함께 만든 빵집을 구경하고 빵을 맛보고 싶어진다.

집 짓기와 삶의 철학에 대해 생각했다면 이제는 체계적으로 집 짓기를 공부할 차례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주택 디자인 교과서>는 제목처럼 친절하게 거실, 부엌, 테라스, 자녀 방 등 공간별로 설계 도면 일러스트를 곁들여 어떻게 접근하고 공사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햇빛과 바람이 드는 방향, 소품실, 자투리 마당 등 일상에 꼭 필요하지만 초보자는 놓치기 쉬운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두.남자의.집.짓기>를 읽으면 재작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땅콩집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두 채의 집이 마당을 공유하는 땅콩집은 짧은 시공 기간과 합리적인 비용 덕분에 순식간에 이목을 모았지만 토지 소유권 문제를 비롯해 체계적으로 구축하지 못한 인프라 때문에 현재 그 열기가 한풀 꺾인 상태다. 하지만 건축주라면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자세히 적혀 있어 꼭 땅콩집이 아니더라도 단독주택을 짓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땅콩집을 처음 소개한 건축가 이현욱과 건축 전문 기자 구본준이 의기투합해 부지 매입부터 시공, 실내디자인까지 4주 만에 집을 완성하는 풀 스토리를 들려준다.

<건축가와 함께 작은 집 짓기>는 개성 넘치는 일본의 단독주택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단독주택들의 설계 도면부터 집 내부 사진까지 세세히 볼 수 있어 자기만의 집을 짓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된다. 곳곳에 단독주택을 지을 때 유의해야 할 구체적인 팁도 덧붙였다. 시공 비용과 주거 환경 등 일대일 비교는 어렵지만 좋은 집을 짓고 싶어 하는 마음은 국적을 초월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빽빽한 빌딩 숲에서 벗어나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면 지금부터 하나씩 즐겁게 알아가면 좋을 것이다.

에디터 고현경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