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도르의 정수
모든 브랜드에는 아이콘이 존재한다. 1999년 처음 선보인 이래 디올의 상징적 향수로 자리매김한 뒤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는 쟈도르 같은 향수가 그것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쟈도르가 새로운 주얼 보틀에 담겨 탄생했다. 쟈도르 로르는 디올에 꼭 필요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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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도르 로르 에센스 드 퍼퓸
고급스러운 플로럴 향과 풍부한 오리엔탈 향이 조화를 이룬다. 액체 상태에서 수작업한 골드 링을 암포라 보틀에 장식해 더욱 고급스럽다.
디올에는 쟈도르라는 이름의 향수가 무려 7개나 된다. 뚜쉬 드 퍼퓸과 인 조이, 엑스트레 드 빠르펭, 오 드 뚜왈렛, 오 드 퍼퓸, 압솔뤼 오 드 퍼퓸, 그리고 새롭게 추가한 로르 에센스 드 퍼퓸까지. 그중 쟈도르 압솔뤼와 쟈도르 로르는 다른 향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하다. 디올이 다른 어떤 향수보다 꽃 성분에 많은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쟈도르 로르는 원료 선택부터 조향, 질감, 컬러까지 모두 골드 그 자체입니다. 모든 것이 진수로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 ‘에센스 드 퍼퓸’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죠.” 디올의 공식 조향사 프랑소와 드마쉬는 새롭게 선보이는 쟈도르 로르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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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쟈도르 로르의 원료, 그라스 로즈.
2 쟈도르 로르에 사용하기 위해 디올이 직접 관리하는 그라스 쟈스민.
3 조향사 프랑소와 드마쉬.
고귀한 어코드, 그라스의 플라워 부케
프랑스어로는 코트다쥐르(Co^te d’Azur), 영어로는 프렌치리비에라(French Riviera). 남프랑스의 해변가 도시를 아우르는 이 지역에는 보석 같은 동네가 하나 숨어 있다. 향수에 대해 잘 모르는 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그라스가 그곳이다. 아주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와 해안, 언덕 위에 자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이곳의 꽃은 본연의 향기를 짙게 타고난다. 이 그라스에는 오로지 디올 향수만을 위한 꽃을 재배하는 정원이 있다. 디올 하우스의 전속 파트너인 도멘 드 마농(Domaine de Manon) 농장. 쟈도르 로르는 이곳에서 엄격한 관리 아래 재배한 그라스 쟈스민과 메이 로즈 1만여 송이로 완성한 향이다.
그라스 쟈스민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꽃이다. 싱싱한 꽃 1kg을 얻기 위해 3시간에 걸친 수확 과정을 거치는데, 꽃이 밤에 피기 때문에 모두 새벽에 수확한다. 5월에 피는 장미 메이 로즈 역시 수확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한정적인 꽃이다. 한 시즌에 나무 한 그루당 수확할 수 있는 장미는 대략 300~400송이. 이렇게 갓 따낸 쟈스민과 장미를 매일 몇백 킬로그램씩 모으고 타히티 바닐라와 통카빈을 섞으면 다른 쟈도르 향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쟈도르 로르만의 관능적인 플로럴 향이 완성된다. 주요 향조가 플로럴 부케인 쟈도르 라인 중 로르는 오리엔탈 향을 가미해 특별함을 더한다. 프랑소와 드마쉬는 이 오리엔탈 향을 강조하기 위해 바닐라와 앰버 노트의 부드러움을 강하게 표현했는데, 그 덕분에 쟈스민과 로즈 향이 조금 더 리치하게 다가온다. 이 밖에도 쟈도르 로르에는 샌들우드와 아주 약간의 파촐리 향이 담겼다.
새로운 주얼 네크리스
쟈도르 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여성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담은 보틀이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쟈도르의 보틀은 ‘관능적’이다. 쟈도르의 목 부분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긴 항아리를 뜻하는 ‘암포라’라고도 부르는데, 디올은 이 암포라를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무라노의 유리 장인과 디올 하우스 주얼리 세공사의 도움을 받는다. 디올이 향수 하나에 쏟는 열정과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쟈도르 로르의 새로운 향을 표현하기 부족했나 보다. 디올은 로르에 꼭 맞는 새로운 보틀을 찾기 위해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혁신적 방식을 도입했다. 암포라의 네크리스 부분에 액체 상태의 금으로 한 땀 한 땀 인그레이빙 장식을 새겨 넣은 것이다. 장인의 손길로 새로운 네크리스 장식을 더한 로르는 마치 우아한 여성의 목에 장식한 목걸이가 미묘한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듯 우아하다.
향수는 향기로만 말하지 않는다. 향을 이루는 원재료와 그 향기를 투영한 보틀 디자인, 그리고 제품을 완성하기까지 쏟은 노력과 시간이 어우러져 향수의 스토리를 완성한다. 보다 중후하고 관능적인 느낌을 담은 쟈도르 로르 에센스 드 퍼퓸은 디올 하우스의 아이콘 쟈도르를 한층 가치 있는 컬렉션으로 만든다.
에디터 김애림(alkim@noblesse.com)
사진 제공 디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