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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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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가볍고 산뜻한 소재와 컬러가 어우러진 크루즈 컬렉션. 한파가 휘몰아치는 겨울의 우울함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을 고대하는 마음을 잇는다.

크루즈 또는 리조트 컬렉션은 본디 추운 겨울에 따뜻한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는 이들을 위해 등장했다. 여성 컬렉션 중심으로 몇몇 브랜드에서 소개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과 패스트 패션처럼 소비의 방식과 규모가 변화하면서 남녀 컬렉션 모두 이를 확장해가는 추세다. 그 때문에 요즘의 크루즈 컬렉션은 휴가지 패션에 국한하지 않고 계절의 간극을 잇는 다리 역할을 자처한다. 마치 영화 개봉 전 트레일러 영상처럼 예고편으로 활약하거나, 늘 한발 앞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힙스터의 물욕을 자극하는 것. 컨셉추얼하고 쇼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메인 컬렉션과 달리 현실 적용 가능한 아이템 역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는 실제로도 브랜드 매출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루이 비통, 지방시 등 하우스 브랜드는 S/S, F/W 컬렉션 사이에 크루즈 컬렉션과 프리폴 컬렉션을 주기적으로 런칭하고, 구찌와 샤넬은 영국부터 쿠바에 이르는 다양한 장소에서 성대한 런웨이 세트를 갖추고 여성과 남성을 위한 크루즈 컬렉션을 보여줬다.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드는 11월 말부터 매장에 속속 입고된 크루즈 컬렉션은 지금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겨울에 봄과 여름을 위한 옷을 구매하느냐 마느냐는 당신의 선택이지만, 분명한 것은 산뜻한 컬러와 패턴으로 무장한 크루즈 컬렉션이 무료한 겨울 쇼핑에 구원투수가 돼줄 수 있다는 것이다.

01 Dior Homme
“저는 하이브리드 컨셉에 흥미를 느낍니다. 뉴웨이브나 펑크, 고스 장르 뮤지션이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현대성을 창조하는 것처럼 기존의 관습적 정의를 탈피하고자 했습니다.” 디올 옴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 반 아쉐는 남성복의 격식과 스타일을 한데 뒤섞는 특유의 해체주의 코드를 통해 양성성과 분리된 순수한 남성성을 표현한다. 빛바랜 색감의 가죽 재킷, 구멍 난 자수 장식의 스웨터와 재킷, 낙서 프린트 진 팬츠 등 럭셔리의 정의를 소재와 구조 측면에서 진보적으로 재해석한 참신한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02 Bottega Veneta
언제나 그랬듯 보테가 베네타 크루즈 컬렉션은 지난 컬렉션과 새로운 컬렉션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이번 크루즈 컬렉션은 특히 지난 F/W 컬렉션에 등장한 길고 가느다란 실루엣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접목했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어두운 컬러부터 강렬한 비비드 그린과 퍼플, 톤 다운된 파스텔 컬러가 눈길을 끈다. 광택감 있는 램스킨, 코팅한 코튼 트윌, 데보레 벨벳, 견고한 울 소재 등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 어디서나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 역시 돋보인다.

03 Prada
2014년부터 프라다 남성의 얼굴로 활약하고 있는 데인 드한과 함께한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남성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묵직한 하드케이스 러기지를 들고 먼 곳을 응시하는 그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듯 일탈을 이미지화했다. 옷차림은 명료하다. 블루와 그린 계열 스웨터에 매치한 정갈한 블랙 코트, 블랙 슈트 등 세계를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실용적이면서 우아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04 Gucci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선보인 구찌 크루즈 컬렉션은 영국의 복식사에 대한 헌사를 담았다. 타탄체크 패턴 슈트에는 비틀스의 모습을 투영했고, 모피 칼라의 레드 코트처럼 유니폼에서 착안한 디자인 역시 다양하게 재해석했다. 유니언잭, 스터드를 빼곡히 장식한 스웨터와 가죽 재킷은 펑크의 본고장 영국을 직관적으로 암시한다. 얼룩덜룩한 타이다이 패턴의 스키니 진, 빈티지한 로고 플레이 티셔츠는 구찌의 팬이라면 지금 당장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할 이번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05 Louis Vuitton
아노락, 버킷 해트, 버뮤다팬츠 등을 선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존스는 남아프리카 사파리로 우리를 인도한다. 심플한 디자인에 블루와 베이지, 라이트 그레이 컬러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반영했다. 영국 출신 디자이너 듀오인 채프먼 형제와 협업한 아프리카 태생의 동물 프린트 다섯 가지도 눈길을 끈다. 민화 속 해태의 모습처럼 판타지 요소를 접목한 동물들의 표정과 소묘처럼 정밀한 묘사가 어우러진 사자와 기린, 얼룩말, 코뿔소, 코끼리 프린트는 스웨이드 블루종부터 백에 이르는 다양한 아이템에 녹아들었다.

06 Coach
1940년대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시대를 불문한 아이콘으로 회자된다. 코치는 이번 프리 컬렉션을 통해 워싱 가공한 가죽 재킷과 플란넬 셔츠 등으로 제임스 딘의 반항적인 아름다움을 묘사했다. 코치의 심벌로 자리매김한 공룡 캐릭터 렉시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심플한 가죽 토트백에 아플리케 장식한 디자인부터 다양한 가죽 액세서리에 렉시 모티브를 새겨 넣은 디자인까지 여타의 경직된 남성 액세서리와는 사뭇 다른 유쾌한 분위기를 전한다.

07 Chanel
남미의 역동적인 분위기와 낭만이 어우러진 쿠바의 도시 아바나. 여성 모델들의 향연 속에 일곱 벌의 남자 옷을 곳곳에 배치해 풍성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아바나 풍경을 배경으로, 샤넬을 입은 남자의 모습은 이러하다. 볼레로처럼 짧은 턱시도 재킷에 발목이 드러날 정도로 팬츠를 돌돌 말아 입은 차림이거나 뷰익과 올즈모빌, 캐딜락 등 클래식 카 콜라주 프린트 파자마 슈트를 입었다. 옥스퍼드 슈즈 대신 신고 벗기 편한 로퍼와 빳빳하게 챙을 펼친 파나마 해트, 한 손에 쥔 시가는 모든 남자의 필수 아이템. 차려입은 듯한 느낌보다는 그야말로 휴가지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다소 불량해 보이고 위트 있는 남자의 모습을 그렸다.

08 Givenchy
집업 후디드 재킷, 트랙 팬츠 슈트, 레깅스 팬츠에 이르기까지 경쾌한 스포티 무드를 주입했다. 하지만 짐을 위한 옷보다는 도회적 스타일에 가깝다. 새롭게 변주한 이집션 패턴과 비비드 컬러의 조합은 이 옷과 함께 일상을 누빌 봄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하니까. 쇠꼬챙이처럼 마른 체형보다는 탄탄한 근육질의 남성에게 더 잘 어울리는 블랙 슈트, 부분적으로 뜯겨나가고 해진 데님이 관능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데님 컬렉션 역시 지방시 마니아들을 매장으로 이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