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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갈증에 시달리는 뜨거운 계절에는 먹는 것보다 마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깐깐히 잘 골라 잘 마시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Water
먹거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라는 문구를 인용한다. 하지만 ‘내가 마시는 물이 그 순간 내 몸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면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물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현원 교수는 “지금 마시는 물이 30초 후 혈액을 타고 흘러 1분 만에 뇌까지 도착하며 30분 내에 피부와 장기 곳곳의 세포를 이룬다”고 말한다. 혈액의 90%, 눈의 95%, 폐의 86%, 뇌와 신장의 83%, 근육과 심장의 75%, 뼈의 22%가 수분인 만큼 좋은 물을 잘 마셔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마시는 물을 ‘생수’라는 한 단어로 통칭한다. 하지만 물의 종류는 의외로 다양하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것은 ‘내추럴 미네랄워터’와 ‘미네랄워터’다. 지하 암반수나 빙하수, 광천수처럼 자연에서 물리적 여과 과정을 거쳐 식수로 먹는 물이 내추럴 미네랄워터라면, 특정 수원지에서 얻은 물을 화학적 정수 과정인 오존 처리를 거친 것은 미네랄워터다. 내추럴 미네랄워터의 미네랄 함유량이 훨씬 높은 것은 물론이고, 오존 처리를 거친 물은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이왕 사서 마시는 물이라면 몸에 조금이라도 유익한 쪽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떤 물인지 알아보러 물 공장에라도 가야 하느냐고 비아냥거릴 필요는 없다. 시판되는 모든 생수에는 두 종류 중 어느 군에 속하는지 표기하게끔 관련 법으로 정해져 있으니까. 일반적 물, 스틸(still) 워터가 밍밍하다며 탄산수를 선호하는 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탄산수는 엄밀히 말하면 물이 아닌 음료다. 유럽과 달리 천연 탄산수가 거의 없고 물에 탄산가스와 향료 등을 주입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 천연 탄산수는 미네랄 함량이 높고 침과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하며 장운동에 도움을 주지만 인공 탄산수는 이런 기능이 거의 없어 그저 설탕을 뺀 탄산음료를 마시는 셈이다. 요즘 대세인 알칼리수와 수소수도 간과할 수 없다. 핑크 컬러를 강조한 광고에 등장하는 약알칼리성 생수를 보면 알칼리수에 대한 관심이 절로 높아진다. 일반적 물이 pH 7 정도의 중성이라면 알칼리수는 pH 7.8~8.0의 약알칼리성을 띤다. 건강한 신체는 pH 7.4 정도의 중성이지만 육류, 밀가루, 커피 등 산성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현대인은 신체와 혈액이 쉽게 산성화되므로 알칼리성 물을 섭취해 산성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이론을 주장하는 의학자들은 약알칼리수의 손을 들어준다.
최근 캔 형태로 출시해 더욱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수소수는 쓰러진 난치병 환자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프랑스 루르드, 독일 노르데나우어, 멕시코 트라코테 등 기적의 샘물을 성분 분석하니 수소 풍부수라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수소수 연구자인 하야시 히데미쯔 박사에 따르면 “수소 풍부수가 몸에 들어오면 노화와 각종 질병의 원인인 활성산소와 결합해 함께 빠져나가므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수소수를 마시려면 수소 환원수를 만들어주는 특수 기계나 기구가 필요했지만 구입과 휴대가 편리한 캔 형태로도 출시된 만큼 더욱 접근하기 쉬워질 듯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물을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할까? 우선 아침에 눈뜨자마자 마시기 시작해 밤까지 하루 여덟 잔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성인이 하루에 배출하는 수분량은 2.6리터고 음식과 과일로 1리터 정도를 섭취하므로 최소 1.6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운동 시작 30분 전에 300ml 정도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리 물을 마시지 않으면 운동 중 땀을 흘리면서 체내 수분 함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혈액이 끈끈해져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Caffeine
더운 계절이 오면 거리 곳곳에서 아이스 음료를 들고 활보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특히 아이스커피는 여름에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는 마법 같은 존재다.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은 당연히 카페인 덕분이다. 적당량의 카페인이 각종 질병과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터. 특히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 질환을 방지하고 치매와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운동 전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은 운동 기능을 강화해 성과를 높이며 지방 분해를 촉진해 다이어트를 돕는다. 이승남 원장은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이롭지만 수분 보충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탈리아 카페에서 작은 컵에 담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는 사람의 테이블에는 생수가 가득 담긴 물 한 컵이 항상 놓여 있습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처럼 마시는 커피의 2~3배에 달하는 수분을 반드시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Alcohol
커피가 카페인 때문에 문제이듯 맥주에는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즉 맥주를 마시면 뼛속까지 시원해지고 마음의 갈증까지 해소되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알코올로 인한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 부족을 야기하고 체온도 상승해 더 더워지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럼에도 여름에 술을 마시고 싶다면 맥주가 그중 정답에 가까운 것은 맞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장항석 교수는 “맥주는 술 중에서 도수가 낮은 편이고 칼로리 또한 비교적 낮다”고 말한다. “이뇨 작용을 하는 만큼 알코올 배출도 빠른 편이라 정말 많은 양을 마시지 않는 한 심한 숙취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칼로리가 낮다고 안심하고 많은 맥주를 마셔서는 안 된다. 많은 남성에게 ‘술배’를 선사하는 술 또한 맥주니까 말이다. 맥주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가 위벽을 자극해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홉 성분 역시 타액과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증진시키기 때문.

Extracted Liquid
외국에서 코코넛 워터를 ‘궁극의 갈증 해소제’라고 칭송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우선 음료치고는 칼로리가 낮다는 점이다. 스포츠 드링크보다 수분 공급 능력이 탁월하지만 당 함량과 칼로리는 현저히 낮다. 숙취 해소에도 좋고, 소화불량을 방지해 위염이나 위장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에게도 효과적이다.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필수 미네랄을 고루 함유해 신체 밸런스 유지 효과도 탁월하다. 여드름과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고 피부 톤을 밝히니 꾸준히 마시면 피부 미남이 될 수도 있을 것. 코코넛 워터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메이플 워터도 주목할 만하다. 메이플 시럽으로 유명한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한 것이 바로 메이플 워터. 캐나다 청청 지역에서 채집한 메이플 워터 ‘와타’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재웅 이사는 “같은 양의 코코넛 워터와 비교해 칼로리가 절반에 불과하고 천연 비타민, 미네랄, 유기 아미노산, 폴리페놀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Soda pop
콜라로 대변되는 청량음료는 그야말로 청량감을 얻고자 마시는 것이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으면 최상이겠지만 세상에 그런 음식은 많지 않고 음료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굳이 단점을 알아야겠다면 당 함량이 높아 살을 찌운다는 점, 인산 성분이 몸을 산성화한다는 점, 색을 내는 캐러멜 색소가 신체 면역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라이트 또는 제로 칼로리를 주장하는 청량음료도 있다. 그래서 미국 텍사스 대학교 헬렌 헤저드 교수는 성인 474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실험을 진행했고,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는 실험군이 일반 탄산음료를 마시는 실험군보다 허리 사이즈가 평균 70% 더 빠르게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다이어트 음료에 설탕 대신 넣는 합성 감미료 성분이 식욕을 왜곡하기 때문으로 뇌가 진짜 당분을 요구하면서 결국 식욕이 증가해 체중이 늘게 된 것. 오사카 대학교에서는 청량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뇌경색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를,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탄산음료가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Sports drink
땀을 흘린 후 마시면 제일 맛있는 음료는 단연 스포츠 드링크다. 운동 전과 운동 중 수분 섭취는 필수지만 프로 운동선수들은 오히려 이때 수분 섭취를 꺼린다고 한다. 그래서 만든 음료가 바로 스포츠 드링크다. 이온 음료라고도 불리는 스포츠 드링크는 체액과 비슷한 농도의 전해질을 함유해 체내 흡수 속도가 물보다 3~4배 빠른 기능성 음료로, 운동 후 수분 부족과 무기질 손실로 생길 수 있는 심한 갈증, 근무력증,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을 단시간 내에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축구 선수나 마라토너처럼 장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스포츠 드링크를 마실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남 원장도 “평소 웬만한 활동으로는 체내 미네랄 균형이 파괴될 일이 없다”고 말한다. “장염에 걸렸거나 땀을 심하게 흘린 경우에는 스포츠 드링크를 마실 수 있지만 칼로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물을 마시듯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나트륨 함량도 다소 높은 편이므로 신장 기능이 약한 이는 섭취를 자제하자.

Juice & Smoothie
몇 년 전 NFC(Not From Concentrate), 즉 농축액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100% 천연 착즙 주스라는 컨셉의 과일주스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을 때 적지 않은 소비자가 충격에 빠졌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마신 주스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바로 환원 주스로, 과즙을 졸여 만든 시럽 형태를 수입하고 여기에 정제수를 섞어 주스로 변신시킨 제품이다. 그래서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이들은 프레시 주스라는 이름의 생과일주스를 즐겨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생과일주스도 설탕이나 시럽을 섞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을 내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과일은 당분 함량이 의외로 높아 주스 한 잔을 마시면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당 조절 장애가 있는 이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 주스나 스무디도 과일 함량이 많으면 당분과 칼로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채소 위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다. 즉석에서 착즙하면 효소가 살아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비가열 주스는 효소와 함께 세균도 번식하기 쉬우므로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보틀에 담아 가지고 다니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에디터 | 최정연(프리랜서)
일러스트 | 정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