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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틴: 다시 만난 세계> 전 개최

LIFESTYLE

장르와 국경을 넘어 새로운 예술적 사고를 시도하는 크리에이터 그룹, 대주 콜렉티브.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3월 14일부터 4월 25일까지 이들이 기획하고 참여한 전시 <티틴: 다시 만난 세계>가 열린다.

세피데 자마니, Winded Pause, Mixed Media, Wood, Print on Silk, Ceramic, Dimensions Variable, 2025.

대주 콜렉티브는 김대운과 박주애 작가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온 크리에이터 그룹이다. 두 사람은 미술을 넘어 음악과 무용 등 장르의 구분을 초월한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다. 이번 전시에는 핵심 멤버인 김대운·박주애 작가를 비롯해 이란의 세피데 자마니, 핀란드의 야코 뮈리, 싱가포르의 촨 그리고 큐레이터인 김민식과 중국 국적의 마리오 등 다국적 예술가가 참여한다. ‘트랜스로컬(translocal)’과 ‘타자화’라는 두 가지 주제를 통해 관람객에게 기존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현대사회의 다층적 문제를 글로벌한 관점에서 풀어내는 과정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적 차이를 넘어 다양한 시각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며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이 풀어낼 이야기를 미리 만나보자.

세피데 자마니  Sepideh Zamani 
이란 출신 여성 작가로, 다양한 나라에서 활약 중인 세피데 자마니는 평면과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설치 작품을 통해 개인적 경험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The Wind’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작업을 전개하며, 바람이 부는 눈 덮인 날 고요히 서 있는 말을 포착한 이미지를 중심으로 탐구한다. 그 신비로운 이미지에 매료된 작가는 바람의 이중적 속성에 주목한다. 부드럽게 주변을 어루만지다가도 언제든 폭풍으로 돌변할 수 있는 바람은 작가에게 서늘하면서 강렬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감각은 그의 작품에서 역설적 시각언어로 형상화된다. 작업 과정에서 주로 활용하는 페이퍼 마셰 기법은 여러 겹의 종이를 쌓아 올려 견고한 조형미를 만들어내며, 섬세한 채색과 디테일 작업을 통해 생동감을 더한다. 작가는 이러한 조형 실험을 통해 개인적 서사에 역동성과 위트를 더하며, 언어적·비언어적 소통의 미묘한 차이를 탐구한다.

김대운, 너와 나 우리 사이 연결고리, Ceramic, Glaze, Wood, 124×42×45cm, 2025.

김대운  Kim Dan 
조각을 통해 포용과 융합의 개념을 깊이 탐구하는 작가는 단순히 물리적 재료의 결합이 아닌,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포용의 의미를 확장하려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물리적 요소 간 관계성에 주목하는데, 작가가 주로 사용해온 도자라는 재료를 넘어 본래 용도를 상실한 듯한 도자 파편, 나무, 철사 등을 조합해 새로운 형태의 조각으로 재탄생시킨다. 이질적 재료들이 서로 충돌하면서도 결국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로 읽힌다. 결국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은 단순히 형상의 결합이 아닌, 기존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사회적 의미를 만들어가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바닥을 딛고 우뚝 선 조각품은 물리적 안정성을 넘어 소외된 요소들이 다시 미학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포용과 융합의 개념을 실체화한다.

야코 뮈리, Airsuffuser, Industrial Fan, Laser-Engraving, Acrylic, Aluminium, Steel, Gimbal-Motors, Electronics, Chains, Dimensions Variable, 2025.

야코 뮈리  Jaakko Myyri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활동 중인 핀란드 출신 작가 야코 뮈리. 그는 기계에 인간과 유사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를 타자화된 존재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기계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확장하는 과정을 시각화하며 인간과 기계, 사회적 정체성의 경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챗GPT 같은 언어 기반 인공지능(AI) 신경망과의 독특한 상호작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기후 데이터로 훈련된 AI가 ‘숨 막힐 듯 아름다운 날개’와 ‘기후 온난화로 겨울잠을 잃은 슬픔’ 등의 문구를 반복 생성하며, 작가는 이를 나방 같은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결합해 기계 부품처럼 보이는 일종의 ‘생명 조각’을 형상화한다. 이러한 탐구는 기계의 미래 진화를 상상하게 하고, 인간과 기계의 신비로운 상호작용을 체험하게 한다. 작품은 기술 발전에 따른 환경적 영향, 인간 자율성 상실 그리고 미래 불확실성 등 현대적 문제를 제기하며 관람객의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촨의 영상 작품 ‘Boys Will Be Boys’의 티저 이미지.

촨  Choann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싱가포르 출신 작가 촨은 소외된 인물의 내면적 불안을 디스토피아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주로 영상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재현한다. 대표작 중 하나는 관상용 물고기 판매점을 불안정한 환경으로 재구성한 영상 작품으로, 이를 통해 로컬 청소년들이 겪는 암울한 현실과 타자화된 삶을 그려낸다. 작가는 사회적 억압과 비주류 존재의 목소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대중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상화된 이미지에 회의감을 느끼고 퀴어적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만의 자아를 발견하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하려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두 소년이 남성성을 상징하는 콜로세움 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억압된 공간을 새로운 가능성의 장소로 변모시키는 장면을 통해 작가는 해방과 자아 발견을 기념하는 순간을 그려낸다.

박주애, 파란 불잡이, Acrylic on Canvas, Thread, 41×32cm, 2025.

박주애  Park Juae 
작가는 개인적 결핍과 갈등을 신체성을 통해 작품에 담아낸다. 흐릿한 실루엣과 흘러내리는 실은 신체 분비물이 보편적 순환의 일부로 녹아드는 순간을 포착한다. 화면 상단부는 신체 분비물이 기화되어 연기처럼 흐릿하고, 하단부에는 안료가 물에 가라앉듯 침전되어 쌓인다. 이는 수분이 증발해 구름이 되고 다시 비가 되어 내리는 자연의 순환 모습과 닮았으며, 개인의 고통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암시한다. 작품에서 신체 분비물은 더 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닌, 생명의 순환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변모한다. 작업은 억압된 순환에서의 해방을 기록하며 개인적 경험을 자연의 순환과 연결해 단순한 도피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재탄생을 향한 여정을 그린다.

 

에디터 조인정(ijcho@noblesse.com)
사진 대주 콜렉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