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회화
해운대 중동 팔레드시즈 갤러리데이트에서 2세대 단색화 작가 장승택의 개인전을 연다. 지난 2010년 갤러리데이트에서 개인전을 연 후 6년 만에 다시 찾는 부산에서 그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Untitled-Colors 80-1’, 2015
‘Untitled-Colors 100-1’, 2016
‘Untitled-Colors 80-2’, 2015
장승택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경기도 포천과 베를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89년 프랑스 클라마 ‘알베르샤노 아트센터’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과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그의 작업 과정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붓과 캔버스를 사용하지 않는 그는 알루미늄, 폴리에스테르 필름, 포맥스 패널, 투명 플렉시글라스 등의 재료에 페인팅을 결합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남들과 다르고 새로운 작업을 하고픈 욕구에서 여러 매체를 실험하고 연구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예상 밖의 작업을 추구한다. 투명하고(transparent), 회화의 형태를 변형한다(transform)는 뜻을 결합해 스스로 이름 붙인 ‘트랜스페인팅’ 기법은 1994년 ‘Resin Work’, 1996년 ‘Poly Painting’과 ‘Poly Drawing’에 이어 2006년 최종적으로 완성한 형태다. 1990년대에 오일과 왁스, 파라핀, 합성수지를 이용해 물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한 것이 현재의 기법으로 발전한 것. 갤러리데이트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선 ‘색들’이라는 제목의 근작을 선보일 예정으로, 사각 형태로 모서리는 둥근 투명 플렉시글라스 박스 위에 에어브러시를 사용해 모두 다른 색의 특수 아크릴 물감을 수십 차례 채색해 단색화를 완성한다. 정리하자면, 여러 가지 ‘색들(多色)’로 만든 ‘하나의 색(單色)’ 이라는 이중적 특성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빛을 흡수하는 투명 유리라는 소재의 특성상 빛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색깔 또한 작품의 관전 포인트. 이 작품의 특징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둥근 모서리 옆으로 물감이 흐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색면 회화를 하면서 평면 회화뿐 아니라 ‘오브제’가 된, 회화의 공간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아무일 없는 듯 평온한 색채의 앞면에 비해 옆면에는 치열한 작업 흔적을 드러내면서 작은 쾌감을 느꼈다고 할까요.”
이번 개인전 이후 그는 다시 작업실이 있는 베를린으로 떠난다. 4월 부산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국내 전시 계획은 없다. 계속 변화하는 단색화의 흐름을 관찰하고 싶다면, 올봄 갤러리데이트로 향해보자.
갤러리데이트
해운대 중동 팔레드시즈 2층에 위치한 갤러리데이트는 지난 2009년 단색화 1세대인 이동엽 작가 전시를 시작으로 최병소·허황·남춘모·천광엽·김춘수·김택상을 비롯한 국내 작가, 스테판 보르다리에·팀 바빙턴·티모테 탈라드 같은 국외 작가의 전시 등 예술성 높은 전시를 기획해왔다. 특히 단색화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이전부터 매해 <단색조의 회화전>을 개최해왔으며, 올해 상반기 전시로 2세대 단색화 작가 천광엽에 이어 장승택 작가를 초대했다. 장승택 작가의 개인전 <색들>은 4월 5일부터 5월 4일까지 열리며, 4월 8일 금요일에 오프닝 이벤트를 준비했다.
문의 051-758-9845
에디터 신숙미(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