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in Fall
긴 겨울이 오기 전, 짧게 누릴 수 있는 가을. 여름 내내 시원한 향기로 더위를 극복했다면 서머 향수보다는 조금 무겁고 겨울 향수보다는 향긋함이 살아 있는 가을 향을 찾아보자.
1 Byredo 2 Acqua di Parma 3 Burberry 4 Gucci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를 매혹적인 향으로 보완해줄 버버리의 새로운 향수 마이 버버리 블랙. 브랜드의 블랙 헤리티지 트렌치코트에서 영감을 받은 이 향수는 햇살을 머금은 재스민과 복숭아 과즙의 은은한 향기가 어우러져 고혹적인 향을 선사한다. 여기에 로즈 향을 중심으로 풍부한 앰버와 파촐리를 더해 트렌치코트를 입은 세련된 버버리 우먼을 연상할 수 있다. 버버리는 보틀에도 블랙 헤리티지 트렌치코트의 상징적 디테일을 재현했는데, 소뿔 재질의 블랙 컬러 캡 뚜껑은 트렌치코트의 단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손으로 직접 묶은 블랙 색상의 매듭은 100여 년 전부터 사용한 영국의 캐슬퍼드, 요크셔산 개버딘 소재를 적용해 헤리티지를 자랑한다. 마이 버버리 블랙은 90ml를 구매할 경우 이니셜 모노그래밍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해 올가을을 조금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다. 가을에도 사랑스러운 여자의 향기를 풍기고 싶다면 아쿠아 디 파르마의 피오니아 노빌레 퍼퓸을 놓치지 말 것. 퍼퓸의 주인공인 작약은 이탈리아 정원을 상징하는 꽃으로 신들의 숭배를 받는 꽃으로 알려졌다. 톱 노트의 라즈베리 향으로 먼저 부드러운 느낌을 전하고 블랙페퍼의 활기찬 향이 어우러지며 섬세한 부케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서 진한 플로럴 미들 노트를 이루는 제라늄과 프리지어의 발랄한 무드가 만나 긴 여운을 남기는 향을 전달한다. 그리고 베이스 노트의 앰버와 머스크 향이 미들 노트의 플로럴 향을 감싸 안아 잔잔한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작약을 모티브로 한 퍼퓸답게 레드 핑크빛이 감도는 보틀에 골드 캡으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2010년 출시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아온 구찌의 구찌 길티 플래티넘 에디션도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컨셉을 바탕으로 향수 마니아를 사로잡은 이 향수는 환희의 순간, 젊은 에너지를 담은 컨셉의 향수로 탄생했다. 여성 라인은 오리엔탈 플로럴 계열로 만다린, 핑크페퍼의 톱 노트를 시작으로 미들 노트에서는 복숭아와 향긋한 라일락 향을 맡을 수 있다. 남성 라인인 뿌르 옴므는 레몬, 라벤더로 시작해 알싸한 오렌지 플라워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이 에디션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패키지 역시 매력적인데, 플래티넘 메탈 소재와 GG 패턴을 장식한 유리 글라스로 향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바이레도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조금 특별한 향수, 언네임드(Unnamed)를 출시한다. 공식적으로 언네임드라 부르지만 레이블에 브랜드 로고만 박혀 있을 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이다. 바이레도의 창립자 벤 고햄은 향수의 주제를 담아내는 이름이 고객의 이해를 돕긴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자유로운 해석을 방해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창립 10주년 기념작에는 어떤 이름도 붙이지 않았다. 언네임드는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고 오직 향기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으로 매장에서도 고객이 직접 향기를 맡아보기 전에는 향 노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향수를 사용하며 느낀 기분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오로지 고객의 몫으로 자신의 이름, 기억하고 싶은 계절, 지금의 감정 등 어떤 언어로도 언네임드를 대체할 수 있다. 미완성의 완성으로 새로운 여지를 남겨둔 바이레도의 언네임드. 이 가을에 딱 맞는 이름을 당신이 지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 이아현 (fcover@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