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무선 스피커, 오디오 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노트북까지 4가지 신제품이 도착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IT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에디터와 오디오 전문가, IT 평론가가 직접 사용해봤다.
Goldmund 로고스 사티아
Cowon 플레뉴 S
Goldmund 로고스 사티아 & Cowon 플레뉴 S
김정철(오디오 전문가, 이하 김) 전 골드문트 제품을 이야기할 때 테슬라 자동차에 빗대곤 합니다. 늘 상식을 깨기 때문이죠. 하이엔드 오디오업계에서 불문율이라 여기던 디지털 앰프를 수천만 원짜리 앰프에 도입하고, 디지털 기술로 음을 보정하거나 무선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이전에 없던 것을 시도하는 대표 브랜드죠.
홍유리(이하 홍) 새로이 출시한 로고스 사티아도 ‘파격’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듯해요. 특히 가격적인 측면에서요. 아폴로그 애니버서리가 6억5000만 원인 데 비해 이 제품은 1억5000만 원으로 가격을 확 낮췄잖아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게 비교적(?) 문턱이 낮아졌으니 파격이라면 파격이죠.
문지영(이하 문) 하지만 디자인을 보면 ‘골드문트답다’ 싶어요. 음원의 고역과 중역, 저역을 담당하는 스피커와 드라이버, 우퍼의 기능을 한데 모아 두 덩어리로 만들고, 철제 프레임으로 이어 붙인 형태는 아폴로그 애니버서리의 축소판 같기도 하고.
김 사실 이건 알루미늄을 항공 접합 기술로 이어 붙여 이음매를 최소화하고, ‘메커니컬 그라운딩’이라는 접지 기술을 적용한 디자인이에요. 모두 음의 왜곡을 없애는 기술이기도 하고요.
홍 볼륨을 높여도 음의 왜곡이 없는 건 165kg에 달하는 무게 때문이겠죠? 방금 안드레아 보첼리와 세라 브라이트먼의 ‘Time to Say Goodbye’를 들으면서 제가 공연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칠 뻔했다니까요.
문 정말 콘서트홀에서 듣는 것처럼 강한 울림이 인상적이에요. 안드레아 보첼리의 작은 숨소리마저 여과 없이 들려 깜짝 놀랐어요.
김 프로테우스-레오나르도 기술이 전 음역대의 소리를 시차 없이 전달하고, 노이즈 필터링 기술인 AC- 큐레이터가 잡음을 걸러주죠. 수작업으로 생산한 스피커 유닛도 음질에 영향을 미치고요.
문 골드문트의 핵심 기술을 모두 담았네요. 아폴로그 애니버서리 못지않은 성능에 거실에 두어도 부담 없는 사이즈라 홈오디오로 이만한 제품이 없어 보여요. 하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적은 이들에겐 이동할 때나 회사에서도 고품질 사운드에 대한 갈증이 있잖아요.
홍 휴대성 하면 하이엔드 오디오 플레이어죠. 얼마 전 플레뉴 S가 출시되었어요. 코원이 출시한 제품 중 가장 고가인 만큼 모든 기술력을 집약한 모델이죠.
문 사실 디자인적 메리트는 발견하지 못했어요. 금속 재질의 케이스와 풀 터치 디스플레이 부분은 좀 투박해 보이기도 하고.
김 방열을 위한 구조라 디자인 면에서 크게 변화를 주긴 어려웠겠죠. 아스텔앤컨, 소니, 플레뉴 S 같은 하이엔드 플레이어의 디자인과 무게가 터프할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홍 음질은 어떤가요? 저는 평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데, 이 제품을 써보니 그간 듣지 못한 베이스 악기 소리가 귀에 쏙 들어와 놀랐어요.
김 그게 하이엔드 포터블 플레이어의 매력이죠. 플레뉴 S는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스피드가 빠르고, 울림도 적은 편이에요. 원음 재생에 충실한 것이 특징이고요.
문 사실 디자인만 보고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음악을 플레이하는 순간 그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고음질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도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김 현대자동차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세우듯 코원의 패밀리 룩에서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다면 금상첨화겠네요.
Nikon 쿨픽스 P900s
지금까지 우주로 가장 많은 카메라를 보낸 회사는 어디일까? 1970년 이후 나사(NASA)의 레퍼런스 카메라 브랜드인 니콘이다. 그래서인지 쿨픽스 P900s 소개 페이지에는 유독 달을 촬영한 사진이 많이 등장한다. 이 제품이라면 높은 곳에 올라가 촬영하지 않아도 달을 화면 가득 채울 수 있다. 무려 83배의 광학 줌렌즈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의 힘을 빌리면 166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사실 디지털카메라 중 이렇게 높은 배율의 광학 줌을 갖춘 물건은 꾸준히 있었지만, 대부분 줌을 최대한 당긴 상태에서는 손 떨림 때문에 화면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손 떨림을 막아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해도 막상 사용해보면 그 효과가 미미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니콘은 특단의 손 떨림 보정 기술을 집어넣었다. 렌즈로 보이는 이미지와 손이 떨리는 정도를 감지하는 렌즈 안쪽의 5단 손 떨림 방지 기능 덕분에 사진을 빠르고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이동 중 촬영할 경우 생기는 큰 흔들림을 보정하는 액티브 모드까지 가세한다. 더 이상의 줌은 불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활용도가 높다. 한편 최대 줌 상태에서 피사체를 놓치면 다시 찾기 어려운데, 렌즈 옆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바로 축소되어 피사체를 다시 포커싱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정말 마음에 든다. 달이나 새의 경우 복잡한 설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아니다. 그저 장면 모드로 설정하면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다. 이 모드는 촬영 환경에 맞춰 조절해야 하는 셔터 스피드나 조리개값을 카메라가 알아서 설정해 확실히 편하다. 렌즈 1cm 앞의 피사체도 찍을 수 있는 것은 덤. 여기에 타임랩스 촬영과 풀 HD 동영상 촬영, 무선으로 PC와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능 등 최신 디지털카메라가 갖춰야 할 기능이 푸짐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출중한 기능과 큰 렌즈만큼 899g의 만만치 않은 무게와 유사한 가격대의 DSLR에 비해 작은 이미지 센서로 화질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을 들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현재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줌 기능은 당연히 무의미하다. 비슷한 가격의 DSLR을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배율의 줌렌즈 혹은 망원렌즈라면 훨씬 크고 비싸고 무거울 것이다. 니콘 P900s는 여러 요소가 망원 촬영에 특화되어 있다. 모든 것이 다 된다고 말하는 제품보다 한 가지라도 잘하는 제품이 아름답다. – 고진우(펀샵 콘텐츠 팀장)
Samsung 노트북9 Metal 900X3L
3년 전에 구입한 삼성전자 시리즈5 울트라북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제품의 첫인상이 신선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고, 사이즈만 조금 커졌을 뿐 외관은 거의 똑같다. 하지만 화면을 펼치는 순간, 상황은 역전된다. 일단 15.6인치의 대형 화면에 눈이 번쩍 뜨인다. 몇 해 전 넷북을 쓰다 노트북으로 갈아탔을 때 ‘그간 내가 참 작은 세상에 살았구나’라고 느낀 것처럼 답답하던 시야가 확 트인다. 터치 패드도 큼직하게 자리한다. 터치패드는 마우스보다 불편하고 정확도가 떨어져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이건 부드럽게 움직이다 아무 곳이나 꾹 누르면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한다. 백미는 이미지나 영화를 볼 때다. 이미지 속 인물의 모공까지 섬세하게 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에 놀랄 정돈데, 3200ⅹ1800 해상도를 지원해 거의 4k에 해당하는 정밀도를 보인다. 화면을 180도로 쫙 펼칠 수 있으니 이미지를 실행시키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때도 편리하다. 맥북에어가 나왔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노트북 쇼핑 욕구가 샘솟는다. – 문지영
대학교 입학 당시 손에 쥔 첫 노트북은 삼성전자 센스 X10 13인치 모델이었다. ‘노트보다 가볍다’라는 광고 메시지를 날리던 제품으로 무게는 2kg 정도 나갔다. 전공 서적과 함께 노트북을 들고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지없이 어깨에 가방선을 따라 멍이 들던 시절. 무게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수많은 경량 노트북(소니, 맥북에어 등)을 사용하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삼성전자의 새로운 노트북을 마주했다. 먼저 초슬림 베젤을 적용한 메탈 소재 외관을 보고 매끈하게 잘빠졌다는 생각을 했다. 무게도 840g밖에 나가지 않으니 비로소 노트처럼 얇고 가벼워진 느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충전 속도다. 딱 20분 충전했는데 2시간가량의 영화 한 편을 너끈히 볼 수 있었다. 맥북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긴 어도비 프로그램도 시원하게 작동하니 이 정도면 다시 삼성으로 돌아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홍유리
에디터 문지영 (jymoon@noblesse.com) 홍유리 (yurih@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