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for Change
시대가 급변한다. 그리고 패션 브랜드 역시 뭉치고 흩어지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버버리
마크 제이콥스
코치 1941
지난 뉴욕 패션 위크, 마크 제이콥스의 2016년 S/S 컬렉션은 기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디퓨전 라인인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마크 제이콥스로 흡수한 후 단일 브랜드로서 첫선을 보이는 쇼였기 때문이다. 2001년 런칭 후 합리적인 가격대의 의상과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로 사랑받은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가 사라지는 데에 많은 추측과 의문이 오갔고, 이에 대한 디자이너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제가 보여주고 싶은 젊고 쿨한 무드를 2개 브랜드에서, 2개의 메시지로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하이엔드와 컨템퍼러리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을 인정하듯 요즘 여러 패션 브랜드가 이러한 합체(?)를 감행하고 있다. 버버리 역시 컬렉션 라인인 프로섬, 클래식한 런던과 캐주얼한 브릿 라인을 버버리라는 하나의 이름에 모두 담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진행할 이들의 브랜드 통합 작업의 결정적 계기는? 바로 소비자의 쇼핑 패턴 변화다.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온라인 스토어의 방문자가 모두 버버리의 세분화된 라인을 구분하기 어려워할뿐더러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오늘날의 소비자는 특정 취향이나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는다. 보다 유연한 쇼핑을 즐기는 이에게 특성에 따라 반듯하게 나뉜 라인은 도리어 불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 밖에도 은퇴를 선언하며 브랜드 역시 휴지기에 접어든 도나 카란은 통통 튀는 감성으로 인기를 모으는 디퓨전 라인 DKNY의 컬렉션에 적절히 녹아들었고, 빅토리아 베컴의 디퓨전 라인인 빅토리아, 빅토리아 베컴은 데님 라인 빅토리아 데님과 합쳐 컨템퍼러리 라인의 범위를 넓히는가 하면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현재 4개에 달하는 라인을 2개로 통합하는 일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정반대로 브랜드가 지닌 잠재력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라인을 런칭하는 이도 있다. 코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의 지휘로 과감하고 현대적인 비전을 담은 컬렉션 라인 코치 1941을 전개한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정교한 가죽 패치워크 재킷은 가죽을 다루는 브랜드의 탁월한 기술을 드러내는 통로와 같다(2월 말 이를 만날 수 있는 매장이 갤러리아 웨스트에 문을 연다는 깜짝 소식도 전한다). 토리 버치는 테니스 유니폼과 트랙 슈트, 서프 웨어와 골프 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웨어를 아우르는 토리 스포츠를 런칭하며 뉴욕 업타운 걸의 또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랄프 로렌은 각각 뉴 노멀과 RL 아이콘 라인에서 팬츠 슈트와 테일러드 재킷 같은 제품을 선보이며 클래식을 향한 이들의 견고한 마음을 다시금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다수가 인식하는 브랜드 기존의 장점 외에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 역시 흥미롭다. 그리고 이처럼 뭉치고 흩어지며 변화를 꾀하는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레 높아질 뿐!
에디터 한상은 (hans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