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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tic Paradise

FASHION

문을 열자 그야말로 별세계가 펼쳐졌다. 에르메스는 ‘크레이지 까레’ 파티를 통해 게스트 모두에게 황홀경을 선사했다.

선명한 붉은 레드 오렌지 컬러와 스카프로 장식한 오렌지 살롱 내부

에르메스 고유의 유산을 설명하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승마, 가죽 그리고 실크. 특히 실크 스카프는 2009년부터 매해 테마를 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브랜드가 특별한 애착을 보이는 것 중 하나. 프랑스어 ‘까레(carre)’는 우리말로 ‘사각형’이라는 뜻이지만 이젠 마치 에르메스 스카프를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자리 잡은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작은 사각형의 실크를 장인이 손수 작업하고, 이를 캔버스 삼아 가지각색의 컬러와 패턴으로 그려내는 스카프는 하나의 작품에 가까우니까. 2009년 ‘프티 저널 드 라수와’로 시작한 스카프 프로젝트는 이후 2010년 ‘젬 몽 까레’, 2011년 ‘파리 몬 아미’, 2013년 ‘레 쥬 데르메스’, 2014년 ‘실크 무도회’에 이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했다.
2016년 실크 스카프의 테마는 ‘자연으로의 질주(nature at full gallop)’. 호랑이와 얼룩말, 말, 열대식물 등 동물의 역동성과 충만한 야생성을 담았다. 그리고 에르메스는 지난 8월 30일과 31일 이틀간 달맞이고개 오션어스 아트홀에 스카프 속 세계를 그대로 눈앞에 옮겨놓았다. ‘크레이지 까레’라는 이름 그대로, ‘홀린 듯’ 스카프의 매력에 한껏 취해보라는 듯!

정열적인 캉캉 공연을 선보인 댄서들

다양한 스카프 스타일링을 보여준 모델

이날 특별히 초대한 게스트들은 다양한 스카프 패턴의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오랜 기다림을 즐겼다. 입구를 장식한 마차 패턴은 18세기 초 에르메스의 주요 디자인 모티브 중 하나로, 지난해 아티스트 블로데크 카민스키가 새롭게 재창조한 마차 모티브의 ‘발라드 앙 베를린’ 디자인. 어느덧 하늘이 보라색으로 물들어갈 때쯤 굳게 닫혀 있던 육중한 문이 열렸다. 계단을 오르자 왼편으로 물안개가 피어나는 것 같은 또 하나의 작은 통로가 눈에 들어왔다. 저 너머의 현실은 연기와 함께 보내고 기꺼이 에르메스의 초대에 응했다. 통로를 지나 한 걸음 내딛으니 전혀 다른 향기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천장에서 드리운 그네를 타고 있는 모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스카프로 스타일링하고 게스트를 맞았다. “이곳은 ‘실크의 파라다이스(paradise de soie)’라고 합니다. 벽지 패턴이 모두 스카프 모티브일 뿐 아니라, 벽면을 장식한 저 미술 작품도 실은 스카프죠. 실크의 무한한 변신 가능성을 목도할 수 있는 자리랄까요.” 홍보 담당자의 말처럼 그네의 끈과 심지어 천장을 장식한 새장의 끈까지 모두 스카프로 연출한 것은 물론.
이렇게 새로운 세계에 매료됐을 때쯤, 갑자기 베뉴 중앙의 커튼이 열렸다.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인 오렌지 컬러의 반다나 패턴이 보이는가 싶더니 곧 함성 소리와 함께 캉캉 공연이 펼쳐졌다. 캉캉 스커트 위에 오렌지 컬러 스카프를 마치 스커트처럼 매치한 댄서의 스타일링이 이 무대의 백미!

스카프 패턴으로 온통 뒤덮인 미디어 아트 부스

물감이 든 달걀을 던져 패턴을 만드는 모습

‘발라드 앙 베를린’ 패턴으로 꾸민 입구

한편 2층에서도 다양한 액티비티가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깃털 장식을 머리에 꽂아주는가 하면, 포인트 메이크업 존도 마련해 한층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파티를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물감이 든 달걀을 던져 나만의 스카프 패턴을 만드는 섹션. ‘슈발 서프라이즈(Cheval Surprise)’라는 이름의 말 패턴 스카프를 모티브로 한 부스로, 우연히 여러 가지 색을 겹쳐 만들어내는 오묘한 패턴과 색감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단연 돋보였다. 거기에 스트레스 해소는 덤. 또 스카프 패턴이 온몸을 뒤덮는 디지털 아트 부스 역시 에르메스의 탁월한 예술적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게스트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칵테일과 대화를 즐기며 망중한을 즐겼다. 도시의 불이 하나둘 켜졌다 꺼지고, 후덥지근한 바람이 선선하게 느껴질 즈음에야 이 파라다이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손 닿을 수 없는 신기루를 보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일까. 에르메스가 언제 또다시 부산을 찾을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점은 실크 스카프가 변신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아마 세상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라는 사실. 그러니 당신 스스로 원하는 대로 스카프 파라다이스를 만들어도 좋다. 이 예측 불가능한 매력 때문에 이 작은 사각형에 온통 마음을 뺏기는지도 모르겠다. 

에디터 | 이현상 (ryan.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