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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예로운, 우리 모두의 이야기

LIFESTYLE

이 세상의 모든 기업과 조직은 고유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 스티비 어워즈의 마이클 갤러허 회장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눈에 보이는 성과 이면에 존재하는 각자의 이야기다.

‘왕관을 쓴’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이름을 따온 스티비 어워즈(Stevie Awards)는 세계적 비즈니스상을 운영하는 조직. 이 어워즈를 설립한 마이클 갤러허(Michael Gallagher) 회장은 각계각층에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명예로운 상이 많은 데 비해 비즈니스계에는 국제적 상이 없다는데 의문을 품었다. 그는 뉴욕 페스티벌에서 상을 운영해온 경험을 발전시켜 2002년 뉴욕에 본부를 둔 스티비 어워즈를 설립했고 2003년 미국 비즈니스 대상, 2004년 국제 비즈니스 대상을 런칭하는 등 현재 총 7개의 상을 운영하고 있다. 스티비 어워즈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 기업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사실. 얼마 전 결과를 발표한 2016 국제 비즈니스 대상에서는 한국 기업이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금상 38개, 은상 49개, 동상 46개를 수상했다. 시상식은 10월 21일 로마에서 개최한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비즈니스상의 의미와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02년 미국에서 스티비 어워즈를 설립한 당시 기업계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어떤 취지로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미국은 비즈니스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2001년 엔론 사태가 터지면서 기업에 대한 불신이 만연했고 불명예스러운 비즈니스 스캔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부 기업이 부정을 저지를 뿐 대부분 건강하게 기업을 운영하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인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자신의 일터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그들의 뛰어난 비즈니스 스킬을 공유하고 싶어 상을 만들기로 했죠.

그 이전에 이미 어워드와 관련한 경험이 있었죠. 1980년대에 ‘뉴욕 페스티벌’이 눈부신 성장을 하며 세계적 영향력을 키워갈 때 부회장으로 재직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스티비 어워즈에서 어떻게 이어졌나요? 뉴욕 페스티벌은 영화, TV, 광고 등 미디어 분야의 국제적 경쟁의 장이에요. 그곳에서 출품작 모집과 심사위원 관리 그리고 트로피 제작과 시상식 진행 같은 어워즈의 모든 메커니즘을 알게 됐죠. 그때 행복하게 일한 기억이 없었다면 스티비 어워즈를 설립하지 못했을 겁니다.

스티비 어워즈의 출품 규정에서 가장 특이한건 어떠한 규제도 없이 모든 기업과 조직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으며 비즈니스를 공부할 때부터 모든 기업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같은 규모의 회사라고 해도 각자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지니고 있죠. 자신만의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에게 주고 싶었기 때문에 모든 기업과 협회, 비영리단체, 국가 기관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출품은 개방적이지만 심사는 매우 엄격하게 진행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곧 상의 권위와 직결되니까요. 물론이죠. 설립 초기에는 사회의 저명한 기업인에게 초대 메일을 보냈고, 어워즈의 취지에 공감한 이들이 심사위원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도 초창기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고,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게리 하멜 교수도 심사위원이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1년에 1000명 이상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죠. 금전적 대가 없이 자원하는 이들로 구성되며 그들의 자격과 프로필을 참고해 각각 전문 분야에 맞는 카테고리에 배치합니다.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체계적이고 공정한 심사 절차와 민주적 시스템을 구축한 겁니다.

스티비 어워즈에서 운영하는 7개의 상 중 현재 가장 경쟁이 치열한 상은 뭔가요? 규모가 가장 큰 상은 국제 비즈니스 대상이고, 가장 경쟁적이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은 영업 및 고객 서비스 대상이에요. 고객 서비스에 가치를 두는 기업이 점차 많아진 결과죠. 실제로 IBM이나 DHL처럼 서비스에 집중하는 글로벌 회사가 수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대한 회사 스티비상’을 새롭게 제정했는데, 인사관리와 사내 복지가 훌륭한 회사를 선정합니다. 기업은 고객에게 인정받는 만큼 직원들에게도 인정받길 원하고 좋은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죠. AT&T 같은 회사가 직원의 능력 개발에 힘써온 점을 인정받아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습니다. 9월 30일에 뉴욕에서 첫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올해 국제 비즈니스 대상에서는 많은 한국 기업이 수상한 걸 확인했습니다. 상을 운영하면서 느낀 한국 기업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한국 회사는 특히 브랜딩을 잘합니다. 삼성, LG, 현대 등 글로벌 기업의 유명한 브랜드가 많은데 이런 큰 회사뿐 아니라 작은 기업도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데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출품 가능한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 태평양 스티비상’을 별도로 제정했고, 자국 언어로 출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첫 시상식을 서울에서 개최했죠. 이후 2회를 상하이, 3회를 시드니에서 개최했고 내년 6월에는 일본에서 진행할 예정이에요. 한국은 아시아에서 스티비 어워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나라입니다.

단 하나의 기업을 선정해 수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수상자를 내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소수에게 주어지는 상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티비 어워즈는 그와 반대로 보다 많은 상을 수여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이 수상 이후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상을 받은 뒤 홍보 효과를 통해 매출이 2배로 뛰었다는 기업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 긍정적 영향력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거치되 더 많은 기업에 상을 주려고 합니다.

스티비 어워즈의 그런 취지가 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네요.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를 이야기하면서 재정이나 주식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비즈니스라는 건 무엇을 이뤘고 어떤 것을 개발했다는 결과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스티비 어워즈에 출품하면서 많은 기업이 어떻게 그것을 이뤘는지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중시하는 게 바로 기업과 조직에서 ‘How?’가 다시 회자되는 겁니다.

이 시대의 기업 그리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꼭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하나의 브랜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게다가 고객, 직원, 투자자 등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집니다. 그런데 어렵게 쌓은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종종 봐왔습니다. 그것을 다시 세우긴 어려우니,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속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왜 비즈니스계에는 아카데미 같은 상이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스티비 어워즈가 어느덧 ‘비즈니스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릴 만큼 명성을 얻었어요. 더 큰 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비즈니스계에서는 이미 유명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여러 국가를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는 스티비 어워즈 시상식이 TV를 통해 방영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말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말이죠!

에디터 | 안미영 (myahn@noblesse.com)
사진 | 안지섭 장소 협조 |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