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입다
최근 인기를 끄는 뷰티 아이템의 영역은 피부만이 아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과 함께 뷰티와 라이프스타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왼쪽부터_ Editions de Parfums Frédéric Malle 덩 몽 리 침구에 산뜻하고 포근한 향을 입혀 숙면을 돕는다. 보틀은 물론 북 커버 디자인으로 제작한 패키지도 절대 버릴 수 없다. Jo Malone London 센트 써라운드 룸 스프레이 라임 바질 앤 만다린 악취 제거는 물론 허브의 독특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깔끔한 보틀은 모던한 공간에 잘 어울린다. Le Labo 상탈 26 홈 프래그런스 스모키한 우드 향과 가죽 향이 맴도는 머스크 노트의 홈 퍼퓸. 공간에 향을 분사하면 주변 공기까지 센슈얼한 무드로 바꿔준다. Hermès 캔들 볼 세라믹 도자기 컵에 담긴 향초로 디자인 오브제로 손색없다.
다면체 우드 캔들홀더와 티 타월 Chapter1
뷰티, 삶의 일부가 되다
내용물을 모두 사용해도 버릴 수 없는 제품이 있다. 아니, 버리지 않는 제품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외모 관리를 돕는 뷰티 제품의 포뮬러뿐 아니라 제품의 외관에도 브랜드 고유의 감성, 고집스러운 철학 그리고 미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요즘 뷰티 아이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뷰티와 라이프스타일의 카테고리를 아우른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나만의 향기를 찾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니치 퍼퓸. 이후 자신이 머무는 공간의 향을 중시하는 흐름에 따라 향초나 디퓨저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좀 더 친밀한 곳까지 향을 입힌다. 뷰티 브랜드에서 출시한 리넨 스프레이는 물론, 세탁 시 사용하는 퍼퓸 세제도 이제는 생소하지 않다. 런드레스나 본다이 워시의 친환경 제품은 일반 세제보다 안전하면서도 세정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티크 세제’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패키지 자체가 일상의 오브제가 되는 일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갈색 유리병. 그 위에 덤덤하게 자리한 로고와 라벨. ‘진정성’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제품 자체로 보여주는 브랜드 이솝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즉 생활이 된 대표적 뷰티 브랜드다. 주위 환경과의 조화를 컨셉으로 디자인한 이솝의 군더더기 없는 보틀은 어느 곳에 자리해도 자연스럽다. 부티크 호텔, 모던한 카페에서도 이솝의 제품은 숨어 있던 공간을 빛낸다. “보틀 재활용이란 유행이 생겼을 정도예요. SNS에는 보틀을 다양하게 활용한 감각적인 게시물이 하루에도 수백 개씩 올라오죠.” 이솝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디자인 하나로 ‘SNS 스타’로 떠오른 브랜드가 또 하나 있다. 북유럽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동글납작한 유리병에 더 이상 덜어낼 것 없는 단순함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의 원천이다. ‘모던 럭셔리’를 추구하는 바이레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고햄은 자신의 철학을 향과 디자인에 고스란히 구현했다. 프랑스의 예술적 감성을 담은 딥티크 역시 라이프스타일에 깊이 관여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매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감각적인 제품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벽지로 특화된 프랑스 인테리어 아틀리에, 아 파리 셰 앙투아네트 푸아송과 협업한 로사 문디 컬렉션을 선보였다. 제품의 보틀과 패키지는 이들이 재탄생시킨 빈티지한 장미 디자인을 입었으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해외 매장에서는 책이나 상자, 벽 등을 커버할 수 있는 장식용 벽지(330×420mm)도 함께 판매한다. 국내 런칭 전, 파리 여행 시 필수 쇼핑 코스였던 불리 1803 역시 디자인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브랜드다. 지난해 8월, 국내 런칭과 동시에 최고의 기프트 브랜드로 떠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이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이나 패키지 비주얼은 19세기 파리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이국적 분위기에 이끌려 한번 발을 들이면 빈손으로 나오기 힘든 매장 인테리어 역시 19세기 무드를 재현했죠.” 사람들이 지불한 것은 제품에 대한 값만이 아니다. 브랜드의 분위기와 역사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다. 정교한 문양의 포장지가 하나의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클라우스 포르토 역시 마찬가지. 왁스 실로 봉인한 230년 전통의 패키지는 무수한 컬렉터의 소유욕을 불러일으켰다. 비누가 욕실보다 화장대나 장식장 위에 자리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다.
생활수준은 높아진 지 오래고, SNS용 ‘보여주기’를 넘어 사람들은 라이프스타일을 가꾼다. 어떤 제품을 바르고 어떤 향을 뿌리느냐가 중요한 시대는 가고, 내 생활에 어떤 취향을 녹여내고 그것을 어떻게 즐기는지가 관건인 시대다. 그리고 지금, 코스메틱업계는 화장품 본연의 기능을 뛰어넘어 ‘뷰티 오브제’로서 라이프스타일 정체성을 증명하는 중이다.

왼쪽부터_ Diptyque 로사 문디 센티드 오발 프랑스 인테리어 브랜드 아 파리 셰 앙투아네트 푸아송과 협업해 한정 수량 출시한 제품. 해외 매장에서는 같은 디자인의 장식용 벽지도 구매할 수 있다. Laboratorio Olfattivo 아그루메토 룸 스프레이 오렌지와 자몽의 에너지 넘치는 향기로 공간을 물들인다. 심플한 투명 보틀에 담아 어떤 공간에 두어도 잘 어우러진다. Sabé Masson 소프트퍼퓸 에트르 르씨 에 아이어 향을 입히는 동시에 피붓결을 가꿔주는 스틱 퍼퓸.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디자인했다. Burberry 센티드 캔들 하이랜드 베리 영국 정원의 향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수작업으로 제작한 블랙 세라믹 홀더에 담아 조명 아래 두면 공간 전체의 무드를 살려준다. Buly 1803 레 알루메 퍼푸메 성냥 싸크르 감각적인 제품 패키지 덕분에 그 자체로 오브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퍼퓸 성냥.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_ Aesop 포스트 푸 드롭스 변기에 한 방울 떨어뜨리면 산뜻한 시트러스 향이 불쾌한 냄새를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다 쓴 공병은 화병으로 탈바꿈한다. Bondi Wash 미스트 스프레이 패브릭은 물론 공간 탈취에도 효과적인 항균 스프레이. 피부에 닿아도 걱정 없는 보태니컬 에센셜 오일 성분을 담았다. The Laundress No.10 런드리 디터전트 머스크 향을 베이스로 베이비 향과 스파이시 향이 어우러진 다목적 세제. L:A bruket by Écru No 013 풋 스크럽오거닉 스파 브랜드의 천연 사각 비누. 페퍼민트 오일이 각질 제거에 효과적이다. Buly 1803 알라바스트 스톤 디퓨져 블록 형태의 퇴적암에 향유를 떨어뜨려 향을 퍼트린다. 세라믹 용기에 담아 보관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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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_ Imagery Code 시크릿 캔들 컬렉션 시크릿 캐슬 클래식한 일러스트로 장식한 세라믹 향초. 시트러스 계열의 향을 풍긴다. U.S.Apothecary by K.Hall Studio 주니퍼 & 제라늄 핸드 앤 바디 솝 클렌저 허벌 에센스를 블렌딩한 클렌저. 심플한 갈색 병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다. Byredo 모하비 고스트 보디 로션 머스크와 그윽한 목련향이 어우러진 보디로션. 올 화이트 컬러의 심플한 보틀은 무심한 듯 두어도 포토제닉한 장면을 연출해준다. Truefitt & Hill 카 크림 부스스한 모발을 가볍게 고정하는 스타일링 에센스. Masion Francis Kurkdjian 아쿠아 셀레스티아 라임과 쿨민트, 블랙커런트가 어우러진 시트러스 계열 향수. Claus Porto 클라시코 컬렉션 솝 바 아구아 꼴로니아 산뜻한 허브와 흙 내음이 느껴지는 베티베르 향의 비누. 고급스러운 패키지 디자인이 특징으로, 선물용 아이템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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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박은경 어시스턴트 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