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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트 신을 주목하라

ARTNOW

미술 시장이 움직이는 봄, 아머리쇼와 옥션은 한 해 미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뒤 뉴욕의 미술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1 3월 뉴욕에서 열리는 아머리쇼
2 2016년 가을 크리스티의 경매
3 대선 직전 뉴욕에 자리한 트럼프 타워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

언제나 전 세계 미술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뉴욕이지만 올봄에는 유난히 뉴욕 미술계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들이 많다. 3월에 열리는 아머리쇼와 위성 페어, 5월에 열리는 프리즈 아트 페어와 주요 경매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처음 열리는 메이저 미술 시장으로, 이후 뉴욕 미술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사건이 미술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결과는 많은 미국인의 바람과 동떨어졌고 언론 매체 대부분의 예상 역시 뒤엎은 것이었다. 그만큼 충격이 컸고 앞으로도 미국의 미래는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어 보인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미국, 나아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며 미술 시장 또한 그 영역 중 하나다.
미국의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세금 인하로 대변되는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이 단기적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보호무역주의와 감세 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를, 나아가 세계경제를 취약하게 하리라는 것. 그의 이민 정책이 불러올 사회적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반해, 흥미롭게도 미술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여기서 미술 시장의 주요 고객이 경제적으로 최상층에 속한 집단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소위 ‘슈퍼리치’의 여유 자금을 더욱 증가시켜 미술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현재의 불확실성을 염려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불확실한 시대에는 안전 자산으로 여유 자금이 흐르기 마련이므로 앞으로 미술품 구매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사실. 물론 이 경우 골동품보다는 확실한 상승세를 보이는 현대미술품, 그중에서도 확고한 명성을 갖춘 거장들의 작품이 주요 구매 대상이 될 것이다.

4 크리스티 경매에서 6632만 7500달러에 낙찰된 빌럼데 쿠닝의 작품 ‘무제(Untitled) XXV’, 1977
5 거리에 붙어 있는 트럼프의 초상
6 아머리쇼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사실 아트 페어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이미 있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의 주요 미술품 경매가 2016년 11월 중순에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컬렉터가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작품을 내놓길 꺼렸고, 결과적으로 경매에 나온 작품의 수준과 양은 2015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을 비롯한 최고 작가의 작품은 기록적 가격으로 낙찰됐지만 전반적인 경매 결과는 예년만 못했다. 미술 시장 분석 기관 아트택틱(ArtTacti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1월 뉴욕 크리스티에서 열린 ‘전후, 현대미술(Post War, Contemporary Art)’ 이브닝 세일의 총낙찰가는 5억7402만 8000달러였는데 2015년 같은 경매에 비해 30.7% 감소한 결과다. 지난 12월 초 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린 아트 바젤도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대선 충격의 여파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개최해 몇몇 갤러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항의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출품작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봄으로 접어들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해소되고 미술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3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아머리쇼(Armory Show)의 디렉터 벤저민 지노치오(Benjamin Genocchio)도 이미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아머리쇼는 대규모 설치 작품을 소개하는 ‘플랫폼(Platform)’ 섹션을 신설했다. 소더비의 에릭 샤이너(Eric Shiner)가 큐레이팅을 맡아 아이웨이웨이(Ai Weiwei),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등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3월 뉴욕 아트 페어 시즌에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펄스 컨템퍼러리 아트 페어(PULSE Contemporary Art Fair)가 뉴욕에서 철수하고 마이애미비치에만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것. 펄스가 사용하던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온(Metropolitan Pavilion)은 스코프 아트쇼(SCOPE Art Show)가 차지해 새로운 분위기로 바뀔 예정이다. 경매시장 또한 2016년보다 나은 한 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소더비의 CEO 태드 스미스(Tad Smith)는 지난 연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미술 시장에 낙관적 전망을 가져왔으며, 2017년 미술 시장의 빠른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과연 이들의 예상처럼 뉴욕 미술 시장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까? ‘친(親)대기업, 친자본’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트럼프 정부가 재력을 지닌 컬렉터들에게 보다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건강한 미술 시장을 위해서는 상위 1%를 넘어 컬렉터의 저변이 확대되고, 이들이 미술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유명 작가뿐 아니라 젊고 실험적인 작가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필요가 있다. 적절한 후원은 젊은 작가들이 거장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작품은 다시 더 많은 사람이 미술에 관심을 갖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이런 건강한 흐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성장하는 미술 시장의 혜택을 컬렉터뿐 아니라 작가, 큐레이터, 갤러리 등 다양한 미술 관계자가 함께 누릴 수 있을까? 아직은 판단을 유보하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에디터 안미영(myahn@noblesse.com)
황진영(Jin Coleman Art Advisory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