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IHH-II
매년 시계의 도시 제네바에서 열리는 고급 시계의 향연, SIHH. 올해는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그 화려한 막이 열렸다. 16개의 브랜드가 모여 기술력·장인정신·화려함의 절정을 뽐낸 현장, 또 다양한 신기록이 가득한 SIHH 현장으로 안내한다.
SIHH에서 만난 사람들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위치의, 시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 사람들과의 만남

“Lifetime Companion으로 고객의 곁을 지키고 싶다.”– Julien Renard President, Asia Pacific of Montblanc
작년에 몽블랑으로 오기 전 몽블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다양한 제품군과 오랜 헤리티지를 자랑하는 브랜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몽블랑의 진짜 ‘능력’에 대해서는 사실 합류한 후에야 제대로 알게 됐다. 르로클과 빌르레 두 곳에 매뉴팩처가 있고, 전통과 기술을 조화시키는 진정한 워치메이커라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에너지 넘치는 전 예거 르쿨트르 CEO 제롬 램버트가 몽블랑 CEO로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아무래도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사실 몽블랑은 고유의 헤리티지나 브랜드 DNA를 강조하는 브랜드라 그런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신제품에 더욱 혁신적인 기술력을 적용하게 될 것 같다. 중요한 건 이런 ‘파인 워치’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일 계획이라는 점이다. 레더 제품의 경우는 좀 더 다양한 컬러로 선보이며 트렌디한 매력을 부각시키려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소식이 있다. 이번 SIHH를 시작으로 휴 잭맨이 몽블랑의 새로운 홍보대사로 합류한다. 앞으로 모든 제품의 광고 캠페인에 등장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할 계획이다. 신선한 변화를 기대해달라.
몽블랑의 아시아 퍼시픽 총괄 대표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진짜 몽블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부품을 100% 자체 제작하는 진중한 워치메이커의 모습을 강조할 것이다. 사실 몽블랑은 이미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Lifetime Companion(평생의 동반자)’을 추구하는 몽블랑답게 고객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싶다.

“역사가 짧다고? 그래서 우리는 편견이 없는 열린 마음으로 시계를 만든다.”– Jean-Marc Jacot CEO of Parmigiani
최근 시계업계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과 달라야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파르미지아니의 강점은 무엇인가?
몇 안 되는 100% 통합 매뉴팩처라는 점을 꼽고 싶다. 시계의 심장을 책임지는 헤어스프링부터 작은 스크루까지 모두 자체 해결하는데, 이것이 우리에게는 매우 큰 경쟁력이다. 또 지극히 클래식한 스타일부터 하이테크 제품까지 제품군도 다양하다. 파르미지아니의 역사는 2000년 시작해 시계업계에선 매우 짧은 편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편견 없이 ‘오픈 마인드’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르미지아니 하면 가격대가 높고 컬렉터가 사랑하는 컴플리케이션 & 유니크 피스가 주로 떠오른다. 때로는 범접하기 힘든 ‘고고’한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파르미지아니의 하이엔드 시계를 컬렉터들은 사랑한다. 하지만 파르미지아니는 몇 년 전부터 브랜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광고 캠페인도 본격적으로 재정비하고, 좀 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전의 컬렉터 고객이 하이엔드 컴플리케이션을 ‘소유’하거나 ‘수집’하길 원했다면, 젊은 층은 ‘수집’ 목적보다 아름다운 물건을 ‘소비’한다는 개념이 강하다. 이번 SIHH에서 선보인 메트로 컬렉션도 그런 이들을 공략했다. 대도시에 사는 그들에게 심플하고 모던하면서 고급스럽고 가격이 합리적인 시계를 선보이고 싶었다. 고객층을 좀 더 확장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파르미지아니는 벌룬 페스티벌이나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조정 대회 등 다양한 문화 및 스포츠 활동을 후원한다. 직접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데도 이런 활동을 지속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브랜드도 알릴 수 있는데 왜 마다하겠는가. 특히 조정 대회는 좀 더 젊은 타깃에 파르미지아니를 알리고 친숙하게 한다는 점에서 잠재 고객을 형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진 박물관 엘리제와 협력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시계 브랜드 CEO인 당신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시간은 우리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사치’가 아닐까 싶다.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고, 절대로 다시 되돌릴 수 없으니 말이다.
PANERAI
이탈리아의 피를 물려받아 독창적 디자인을 자랑하는 파네라이. 올해 SIHH에서도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한 새로운 모델을 비롯해 타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왼손잡이를 위한 레프트핸디드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보인 유니크한 포켓 워치 외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한 진자의 등시성 법칙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 세계에 오로지 30피스만 선보이는 펜듈럼 클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참고로 갈릴레오와 파네라이는 피렌체가 고향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깊은 인연을 자랑해왔다).

1 Radiomir 1940 Chronograph-45mm
레드 골드 버전은 로마숫자와 아라비아숫자 아워 마커를 조합한 브라운 다이얼, 플래티넘 버전은 심플한 바(bar)와 점 아워 마커를 채택한 아이보리 다이얼, 화이트 골드 버전은 플래티넘 버전과 동일한 아워 마커에 블랙 다이얼을 매치했다. 빈티지한 다이얼 느낌이 매력적. 파네라이를 위해 제작한 미네르바 13-22 베이스의 OP XXV 칼리버를 장착했고, 다이얼에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대신 플렉시글라스를 채택했다(1930년대 말 이탈리아 해군을 위해 만든 모델에서 유래한 것).
2 Pocket Watch 3 Days Oro Bianco
묵직한(!) 중량의 이 포켓 워치는 라디오미르의 쿠션 모양 케이스가 극도의 우아함을 보여준다. 3일간 파워 리저브가 가능하고 백케이스에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장착한 수동 P.3001 칼리버의 새로운 버전을 탑재했다. 항해용 체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길이 40cm의 시계 체인도 우아한 이미지에 방점을 찍는다. 시계를 착용하지 않을 때에는 특별한 시계 케이스에 들어 있는 스탠드에 올려 탁상시계로도 사용 가능하다.
ROGER DUBUIS
부스에 들어서자 대형을 이룬 실제 사람 크기의 인형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놓인 거대한 뻐꾸기시계(브랜드의 상징인 독수리가 뻐꾸기를 대신한다)가 시선을 압도했다. 올해의 테마는 오마주. 파인 워치메이킹에 토대를 두고 ‘Incredible Mechanics’를 주제로 한 오마주 컬렉션을 강조하기 위해 시계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뻐꾸기시계를 들여온 것! 올해 오마주 컬렉션까지 재정비하며 엑스칼리버, 라 모네가스크, 펄젼, 벨벳과 함께 로저드뷔 월드를 이루는 5개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1 Hommage Double Flying Tourbillon with Hand-made Guilloche
1995년 Mr. 로저 드뷔는 전설적 워치메이커에게 헌정하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것이 바로 오마주. 올해 로저드뷔는 그 정신을 이어 워치메이킹 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새로운 오마주를 완성했다. 첫 타자인 오마주 더블 플라잉 투르비용은 다이얼 아래 떠다니는 듯 회전하는 2개의 플라잉 투르비용이 우수한 기술력을 뽐내고, 다이얼 중심에서 태양광선이 뻗어나가는 듯 시계에 카리스마를 부여하는 기요셰 패턴이 섬세한 손맛의 절정을 보여준다. 케이스에 탑재한 RD100 무브먼트 제작에 1200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제네바 홀마크 기준을 만족시키는 데 들인 시간만 그중 360시간.
2 Hommage Flying Tourbillon Tribute to Roger Dubuis
창립자 Mr. 로저 드뷔에게 바치는 시계. 7시 방향에서 회전하는 투르비용, 12시 방향의 커다란 날짜 창이 지극히 로저드뷔스럽다. 흥미로운 것은 케이스 뒤에 새긴 208이라는 숫자인데, 이는 1950년대에 제네바 워치메이킹 스쿨 재학 당시 Mr. 로저 드뷔의 학번. 그때 제네바 홀마크 기준을 충족하는 포켓 워치를 만들라는 과제를 수행한 후 제네바 홀마크에 매료된 그는 이후 100% 제네바 홀마크를 통과한 시계만 선보이는 로저드뷔를 탄생시켰다.
VAN CLEEF & ARPELS
역시 반클리프 아펠다웠다. 천체시계라 하면 태생적으로 복잡한 기술을 적용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외관도 복잡하고 다소 ‘난해’해 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반클리프 아펠이 올해 소개한, ‘천문학의 서사시(Poetic Astronomy)’를 주제로 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은 마치 우주가 다이얼 위에 펼쳐진 듯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예전부터 영감의 원천으로 종종 등장한 별과 우주, 별자리 등이 올해 엑스트라오디너리 다이얼에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졌다. 피에르 아펠 컬렉션도 한 단계 진보해 플래티넘을 적용한 하이엔드 버전과 점핑 아워를 접목한 컴플리케이션을, 메종의 아이콘 중 하나인 참 컬렉션은 올해 특이하게도 다이아몬드 세팅 없이 골드의 질감만으로 표현한 참 골드 컬렉션을 선보였다.

1 Pierre Arpels Heure d’ici & Heure d’ailleurs
피에르 아펠 웨 디씨 & 웨 다이에. ‘이곳의 시간과 저곳의 시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듯. 눈치챘는가? 맞다. 바로 듀얼 타임 시계다. 재미있는 점은 두 지역의 시간을 점핑 아워로 보여주고, 분은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으로 보여준다는 것. 위쪽의 점핑 아워 창이 현재 있는 곳의 시간을, 아래쪽 점핑 아워 창이 떠나온 곳의 시간을 알려준다. 참 시적인 듀얼 타임 시계가 아닐 수 없다.
2 Midnight Planetarium Poetic Complication
파리에서 산책하는 여성, 우아한 몸짓을 보여주는 발레리나,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인 등 주로 아기자기한 소재를 다룬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이 광활한 우주로 그 무대를 옮겼다. 파랗게 펼쳐진 어벤추린 다이얼 가운데에 태양이 위치하고,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6개의 행성이 회전하고 있다. 레드 재스퍼, 터쿼이즈, 블루 아게이트 등의 스톤으로 만든 각 행성은 실제 공전주기와 동일하게 회전한다(예를 들어 가장 바깥쪽 토성은 한 바퀴 회전하는 데 29년이 걸린다)! 다이얼이 24시간 단위로 되어 있고, 슈팅 스타 모티브가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시계에서 가장 반클리프 아펠다운 디테일은 바로 다이얼 위 사파이어 크리스털 위에 새긴 행운의 별. 다이얼 바깥쪽 빨간 화살표를 행운의 날에 세팅해두면(다이얼 바깥쪽의 월 인덱스를 이용하면 된다), 다이얼 위에서 회전하는 지구가 정확히 그 날짜에 그 별 안으로 들어오는 것. 정말 로맨틱하지 않은가. 심지어 케이스 왼편의 푸시 버튼 2개를 이용해 날짜를 앞뒤로 간편하게 세팅할 수 있게 해 사용자의 편의도 고려했다(참고로 보통 퍼페추얼 캘린더나 천체시계의 경우 실수로 날짜를 잘못 조정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빌려야 한다).
OVER TO THE UNIVERSE
시계 그리고 우주와 천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올해 SIHH에서 선보인, 시계와 우주의 깊은 인연을 보여주는 시계. 이 작은 원 위에 펼쳐지는 광활한 우주를 만끽하시길!
1 Midnight Constellations 2 Rotonde de Cartier Astrocalendaire
1 Van Cleef & Arpels
천문학의 서사시(Poetic Astronomy), 이처럼 올해 주제를 아예 우주로 잡은 반클리프 아펠.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의 테크니컬하면서 낭만적인 자태도 인상적이지만,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도 상상력 풍부한 반클리프 아펠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별자리를 주제로 하이 주얼리를 선보인 반클리프 아펠이 올해는 별자리를 시계로 옮겨왔다. 그중 ‘미드나잇 컨스텔레이션’은 샹르베와 파요네 에나멜 그리고 라피스라줄리로 완성한 페가수스, 카닐리언의 피닉스, 머더오브펄의 캘러스, 오닉스의 아킬라 이렇게 4개 제품을 각각 22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손목 위에서 드라마틱한 장관이 펼쳐진다.
2 Cartier
파인 워치 메이킹 부문을 따로 떼어 진지한 워치메이커로서 면모를 강조하고 있는 까르띠에. 올해는 우주를 주제로 다양한 피스를 선보였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아스트로깔랑데르’는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새로운 방식으로 디스플레이해, 다양한 정보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다이얼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의 단점을 극복했다. 3차원의 계단식 원형극장 형태를 고안한 것. 첫 번째 줄에는 7개 요일, 그 윗줄에는 12개의 달, 마지막 줄에는 31개의 날짜를 새겨 가독성과 함께 다이얼의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1 Richard Lange Perpetual Calendar “Terraluna” 2 Montblanc Star Twin Moonphase
1 A. Lange & Sohne
올해 랑에 운트 죄네에서 선보인 가장 복잡한 시계,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텔라루나’. 다이얼은 레귤레이터 스타일로 디스플레이해 시, 분, 초 등을 따로 보여준다. 커다란 날짜 창 아래 날짜 창보다 조금 작은 2개의 창을 추가로 배치해 왼쪽은 요일, 오른쪽은 월을 표시한다. 그 덕분에 가독성이 훨씬 높아졌다. 하지만 이 시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뒷면에 숨어 있다. 손목시계 최초로 특허 출원한 궤도형 문페이즈를 통해 지구와 태양의 위치에 따른 달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것. 총총 빛나는 별을 장식한 천체 디스크 위 둥근 창을 통해 한 달 동안 지구 주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달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다.
2 Montblanc
문페이즈는 왠지 모를 낭만적 이미지 때문에 더욱 사랑받는 듯하다. 이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북반구, 남반구의 문페이즈를 모두 보여준다는 점이다. 물론 달의 월령은 어디서나 동일하지만,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보는 달의 형상은 서로 반대다. 예를 들어 북반구 관측자에게 초승달은 항상 오른쪽으로 곡선을 이루며 나타나지만,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곡선을 이루는 식. 시계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 기능을 북반구에서 발명했고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적도 북쪽에 산다는 이유로 시계에선 주로 북반구에서 보는 문페이즈를 보여줬지만, 몽블랑은 남반구에서 보는 문페이즈까지 함께 추가했다. 그래서 이름도 ‘몽블랑 스타 트윈 문페이즈’다.
BAUME & MERCIER
보메 메르시에는 언제나 그랬듯 전시장 부스에 들어선다기보다 마치 해변가에 위치한 우아한 별장에 초대받은 듯 그렇게 편안한 느낌이었다. 한쪽 벽면은 1830년대에 브랜드를 설립한 이후 선보인 아름다운 시계와 아카이브 이미지로 꾸며놓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9월 홍콩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클립튼 플라잉 투르비용으로 워치메이커로서의 진지함을, 그리고 골드 소재 클립튼으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한 보메 메르시에는 이번 SIHH에서 레트로그레이드나 크로노그래프, 투톤 등 클립튼의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남심과 여심을 모두 공략했다. 또 마음대로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여성에게 특히 사랑받는 보메 메르시에의 베스트셀러 리네아 컬렉션에서 선보인, 봄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화사한 컬러 스트랩은 두 줄로 감을 수 있어 새로운 매력을 어필했다.

Clifton Retrograde Date Automatic
보메 메르시에의 컴플리케이션은 지나치게 거창한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매력적인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좀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컴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이를 ‘스몰 컴플리케이션’이라 지칭한다. 작년 9월 홍콩에서 열린 워치스 & 원더스에서 플라잉 투르비용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SIHH에서 소개한 클립튼의 컴플리케이션 모델은 바로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다. 날짜 창을 부채꼴 레트로그레이드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시계의 전체적 이미지는 굉장히 심플하고 차분한 느낌. 하지만 보메 메르시에 디자인 스튜디오 디렉터 알렉산드르 페랄디(Alexandre Peraldi)가 “심플한 시계를 제작하는 것이 가장 복잡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 심플하면서 균형미 넘치는 디자인을 찾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9시 방향 카운터는 요일, 3시 방향에서는 레트로그레이드로 날짜를, 6시 방향에서는 40시간 파워 리저브 등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보여준다. 1950년대에 출시한, 지금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보메 메르시에 시계 케이스에서 영감을 받았고,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통해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다. 직경은 43mm.

Clifton Chronographs
보메 메르시에의 엠블레매틱 컬렉션에서 소개한 새로운 클립튼 크로노그래프는 역동적이면서 절제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직경 43mm 사이즈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선보이는 크로노그래프는 스위스 매뉴팩처 셀프와인딩 기계식 무브먼트 ETA 7750을 통해 동력을 제공받는데,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통해 코트 드 제네브 패턴 등을 섬세하게 새긴 무브먼트의 아름다운 피니싱 디테일도 감상할 수 있다. 총 3개 모델 중 첫 번째 10123은 선 새틴 피니싱한 실버 다이얼에 블루 스틸 핸드를 장착했고, 안전 푸시 피스를 장착한 3중 폴딩 버클 버전의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매치해 클래식한 느낌을 선사한다. 10129는 선 새틴 피니싱한 실버 다이얼 위에 골드 핸드 그리고 같은 톤의 골드 톤 인덱스로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10130은 스테인리스스틸 링크의 브레이슬릿으로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한다.
커플 시계로 연출한 클립튼 컬렉션
Clifton 30mm
손목이 가는 여성에게 딱 어울리는 직경 30mm의 클립튼을 만나보자. 총 5개 모델을 선보이는데, 더욱 매력적인 사실은 그중 3개 모델에 기계식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오토매틱 버전인 10150은 스틸 소재에 실버 다이얼, 폴리싱과 새틴 피니싱을 교차 사용한 스틸 브레이슬릿을 장착했다. 중앙의 초침과 3시 방향의 날짜 창, 골드 도금한 인덱스가 간결한 느낌을 준다. 역시 오토매틱 버전인 10151은 다이아몬드 인덱스로 장식한 머더오브펄 다이얼이 특징이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통해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도 들여다볼 수 있다. 10152(오토매틱)는 투톤 모델로 스틸과 골드를 믹스했다. 10175(쿼츠)는 골드 도금한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선 새틴 피니싱 실버 다이얼이 빈티지한 이미지. 마지막으로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한 10176은 10151과 마찬가지로 10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인덱스와 머더오브펄 다이얼이 여성스럽다.
1 Clifton 30mm 2 Cllifton Two-Tone 30mm 3 Clifton Two-Tone 41mm
Clifton Two-Tone
1830년 창립 초기부터 이미 투톤 포켓 워치 등을 소개하며 투톤 시계를 제작한 보메 메르시에. 올해 SIHH에서 41mm와 30mm 사이즈의 투톤 모델 3개를 추가하며 더욱 풍성한 클립튼 컬렉션을 완성했다. 커플 시계로도 손색없다. 10139(가죽 스트랩 버전)와 10140(투톤 브레이슬릿 버전)은 모두 직경 41mm 사이즈에 셀프와인딩 칼리버를 장착했다. 6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 3시 방향에 날짜 디스플레이를 갖춘 이 모델은 케이스 밴드에는 스테인리스스틸을, 베젤에는 18K 레드 골드를 도금했다. 30mm 버전은 앞서 여성을 위한 30mm 클립튼에서 소개한 10152 모델이다.

Linea Spring-Summer 2014
리네아 컬렉션의 가장 큰 매력은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스트랩이다. 그래서 TPO에 따라 스트랩을 바꾸면 전혀 다른 느낌의 시계로 변신할 수 있다. 2014년 S/S 시즌을 맞아 봄여름에 어울리는 3개의 더블 투어 인터체인저블 스트랩을 선보였다.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컬러 축제인 인도 홀리(Holi)에서 영감을 받은 머더오브펄 화이트 컬러, 비비드한 오렌지 컬러, 포피 레드 컬러 스트랩이 생기 넘치는 봄과 따사로운 햇살을 연상시킨다.
BRILLIANT BAGUETTE
하이 주얼리 시계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다이아몬드. 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호사스러운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휘황찬란한 자태를 뽐냈다. 사각의 반짝임으로 시계를 빛낸 바게트 다이아몬드의 활약상.
왼쪽부터_ Greubel Forsey, Vacheron Constantin
Greubel Forsey
사실 주얼 워치보다는 ‘진지한’ 시계를 주로 선보인 그뢰벨 포시. 그렇다 보니 바게트 컷을 사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아몬드 셋 투르비용 24 세컨드 컨템포레인’의 다이얼 절반 정도, 그리고 베젤과 러그에까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빼곡히 세팅했다(총 272개 9.71캐럿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때문인지 몰라도 블루 티타늄 위 투르비용의 모습이 더욱 위엄 있어 보인다.
Vacheron Constantin
총 19.6캐럿의 418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입은 ‘말테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 심지어 지지하는 프롱이 보이지 않는 인비저블 세팅 기법을 적용해 메티에 다르 버금가는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스톤 커터는 스톤을 하나하나 미크론 단위로 커팅했고, 주얼리와 금 세공에만 100시간이 소요되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왼쪽부터_ Roger Dubuis, Piaget
Roger Dubuis
대담하고 화려한 여성을 위한 벨벳 컬렉션. 올해는 더욱 매력적인 컬러와 스톤을 입고 등장했다. 특히 다이얼을 가득 채운 다이아몬드에서 시선을 떼기 어려운데, 모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광채가 더욱 빛난다.
Piaget
스켈레톤 무브먼트에, 그것도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직접 세팅하는 과감한 생각을 하다니, 역시 피아제답다. 심지어 1270D 무브먼트 양면에 모두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엠퍼라도 쿠썽 투르비용 다이아몬드 셋 스켈레톤’. 케이스에만 44개의 바게트 컷을 포함한 77캐럿 다이아몬드를, 무브먼트에는 71개 바게트 컷을 포함한 1.1캐럿 다이아몬드를 세팅했고, 이것으로 부족해 로터까지 다이아몬드로 화려하게 밝혔다
GREUBEL FORSEY
매년 극소량의 시계만 생산하며 희소성과 유니크함을 무기로 마니아에게 어필하는 색깔 있는 매뉴팩처 그뢰벨 포시. 올해는 새로운 컴플리케이션으로 이퀘이션 오브 타임(균시차)을 선보였는데, 다양한 정보를 담았음에도 깔끔하고 콤팩트한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다. 브랜드 최초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주얼 워치, 딥 블랙 크롬 피니싱 처리한 무브먼트로 선보인 더블 투르비용 30, 전면에는 지구본을, 뒷면에는 24개 도시와 시간 링을 갖춘 GMT의 플래티넘 버전 등 무엇 하나 범상치 않은 것이 없다.

Double Tourbillon Technique 30° Bi-Color
그뢰벨 포시의 첫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더블 투르비용 30˚. 그간 클래식한 모델에 주로 탑재한 이 기능을 올해는 좀 더 모던한 방식으로 보여줬다. 이 시계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이얼의 매력적인 블랙 컬러. 이는 블랙 크롬 코팅 덕분인데, 케이스 옆면에 ADLC(Amorphous Diamond Like Carbon) 피니싱 처리한 티타늄 플레이트를 더해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6시 방향에서 더블 투르비용 30˚가 위용 있는 모습으로 회전하고 있다. 소재는 플래티넘과 레드 골드 2가지.
에디터 |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디자인 | 임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