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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공식 주얼러?

WATCH & JEWELRY

왕실은 아름다운 주얼리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역사가 하이 주얼리의 초석이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유산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왕실의 공식 주얼러로 명성을 떨친 주얼리 하우스가 있다.

조세핀 황후의 주얼러 쇼메는 그녀를 위한 다양한 왕관, 티아라, 하이 주얼리 세트를 제작했다.

Chaumet Magnolia Grandiflora Tiara / Repossi Blast High Jewelry Ring

1956년 레니에 3세 대공과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 예물로 반클리프 아펠의 다이아몬드와 진주 세트를 주문했다.

Boucheron New Maharani Necklace

1928년, 부쉐론은 방돔 광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특별 주문을 받았다. 당시 파티알라 마하라자를 위해 제작한 149피스 작품 중 일부.

왕족의 사랑을 받은 주얼리
프랑스 주얼리 메종 까르띠에는 1902년 에드워드 7세 대관식을 위한 티아라를 주문 제작해 호평을 받으며 일찍이 ‘왕들의 주얼러, 주얼러의 왕’으로 명성을 떨쳤다. 메종의 스타일을 사랑한 에드워드 7세가 1904년 첫 왕실 납품 인가를 까르띠에에 수여하며 영국 왕실과의 각별한 관계가 시작되었다. 이후 러시아, 스페인 등 유럽 각국의 군주와 인도 마하라자의 의뢰로 보물에 버금가는 하이 주얼리를 제작했고, 특히 인도 파티알라 마하라자 부핀더 싱을 위해 만든 파티알라 네크리스는 까르띠에 역사상 가장 큰 개인 주문으로 회자된다. 234.49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가 단연 압권이었다. 훗날 조지 6세는 딸 엘리자베스 공주에게 까르띠에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선물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소유의 이 티아라는 현 영국 왕세자빈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서도 주목받았다.
나폴레옹 황제와 깊은 인연을 맺은 쇼메의 창립자 마리-에티엔 니토는 마리 앙투아네트 궁정 보석상 견습생 출신으로, 자신의 메종을 연 뒤 나폴레옹 1세의 왕실 주얼러로 발탁되었다. 1804년 나폴레옹 대관식 보석, 1805년 교황 비오 7세의 티아라 제작을 비롯해 조세핀 황후를 위한 왕관과 티아라, 하이 주얼리 세트까지 제작하며 프랑스는 물론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방돔 광장의 첫 컨템퍼러리 주얼러 부쉐론은 19세기 후반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를 포함해 많은 왕족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했다. 알렉산드르 3세의 부인인 마리아 황후와 대공비들은 파리를 방문할 때마다 부쉐론을 찾았고, 1897년 프레데릭 부쉐론이 러시아에 부티크를 열면서 그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1928년에는 거대한 보석 금고를 들고 방돔 광장을 찾은 인도 파티알라 마하라자의 의뢰로 전설을 만들어냈다.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 네크리스, 진주 네크리스, 젬스톤을 세팅한 벨트 등 자그마치 149피스의 작품을 제작하며 동서양의 상징적 조우를 이뤄냈다.
모나코 왕실과 인연이 깊은 반클리프 아펠은 1956년 레니에 3세 대공과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 예물로 다이아몬드와 진주 세트를 주문 제작하며 모나코 왕실의 공식 납품업체가 되었다. 이후 그레이스 공비가 하이 주얼리를 즐겨 착용하며 컬렉션을 확장했고, 1967년 이란 팔레비 왕조 파라 디바 황후의 대관식 주얼리를 제작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레포시는 1978년 모나코에 첫 부티크를 연 후 샬린 왕세자비의 약혼반지를 만드는 등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브랜드 중 하나다. 모나코 왕실의 공식 주얼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왕실의 전통과 품격을 담아낸 디자인 미학을 확장해왔다.
미국을 대표하는 주얼러 티파니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 왕실과 오스만 황제 등을 위한 주얼리를 제작하며 명성을 얻었다. 특히 스페인 여왕 이사벨 2세의 폐위 후 진행한 경매에서 다수의 왕실 주얼리를 인수, 미국 내에 유럽 왕실 주얼리를 들여오기도 했다. 영국의 대표적 주얼리 메종 가라드는 1873년 빅토리아 여왕이 크라운 주얼러로 임명한 후, 오랫동안 영국 왕실의 주얼리 제작과 관리를 전담했다.

결혼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소유의 티아라를 착용한 현 영국 왕세자빈 케이트 미들턴.

Boucheron Like a Queen Earrings

Boucheron New Padma Nacre Earrings

Boucheron New Churiyans Bracelet

주얼리 메종의 새로운 숨결
왕실과 연결 고리를 지닌 주얼리 메종들은 관련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쇼메는 조세핀 컬렉션과 비 드 쇼메 등 나폴레옹과 조세핀 황후의 유산을 우아하게 투영한 주얼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올해는 조세핀 황후가 사랑한 네 가지 식물인 매그놀리아, 아이리스, 달리아, 워터릴리를 하이 주얼리 컬렉션 주얼스 바이 네이처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담은 정교하고 고귀한 주얼리로 재탄생시켰다. 나폴레옹 1세가 황실 엠블럼으로 선택한 벌을 모티브로 한 비 브로치는 생기 넘치는 컬러 젬스톤이 매력적이며, 티아라는 쇼메 하이 주얼리 공방에서 오늘날까지 현대적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꽃에 대한 애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반클리프 아펠의 플레르 드 하와이 컬렉션은 1938년 오리지널 하와이 주얼리에서 영감을 받아 왕실 정원을 모티브로 화사한 꽃 디자인을 선보인다. 메종은 2023년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설립한 교육 자선단체 킹스 파운데이션과 파트너십을 맺고 재단 정원과 자연유산 프로젝트를 후원하는데, 이번 컬렉션에도 스코틀랜드 덤프리스 하우스와 메이성의 정원 등 자연유산 보존의 의미를 담았다.
부쉐론은 메종에 큰 의미가 있는 1928년 파티알라 마하라자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2022년 이스뚜와 드 스틸, 뉴 마하라자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은 아카이브 원본 디자인을 21세기로 옮겨 오늘날의 마하라자와 마하라니를 위해 재창조했다. 연꽃, 터번 장식, 웨딩 브레이슬릿 등 고대 인도의 상징적 요소와 스톤 글립틱 기법을 총동원했고, 이듬해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개인적으로 사랑한 부쉐론 브로치가 하이 주얼리 피스로 재탄생했다. 변형 가능한 트랜스포머블 주얼리 전통을 살려 브로치는 네크리스, 이어피스, 헤어핀, 브레이슬릿, 링, 케이프 잠금장치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불가리에도 영감을 주었다. 2022년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불가리는 주빌리 에메랄드 가든 티아라와 디바스 드림 하이 주얼리 워치를 선보였다. 특히 여왕이 사랑한 63.44캐럿 에메랄드에 연꽃 모티브를 새긴 티아라는 불가리 장인정신의 정수를 보여준다.
레포시는 브랜드 아카이브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며, 다이애나 비가 특별히 사랑한 디-무아-위 링을 블라스트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서 재해석했다. 까르띠에 역시 왕실과의 역사적 인연에서 비롯한 디자인 유산을 현대 컬렉션으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크 까르띠에는 20세기 인도 방문을 통해 마하라자와 인도 보석상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고, 이것이 뚜띠 프루티 스타일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등 다양한 젬스톤을 활용한 뚜띠 프루티는 오늘날까지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컬렉션으로 재해석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

Bvlgari Jubilee Emerald Garden Tiara

Chanel High Jewelry Full Swing Head Jewel

Chaumet Magnolia Grandiflora Necklace

Chaumet The Water Lily High Jewelry Necklace

Cartier Tutti Udan Necklace

영원한 빛, 살아 있는 유산
주얼리 메종과 로열패밀리의 관계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선, 깊고 복합적인 유대 관계를 보여준다. 메종은 왕실의 인정을 통해 최고 수준의 품질을 보장받는 후광 효과를 얻고, 이를 기반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며 장기적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왕실 고객의 특별한 요구는 브랜드가 전통적 미학을 넘어 독창적이고 유니크한 디자인 혁신을 추구하도록 이끌었다. 또한 왕실과 관련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며, 주얼리에 의미와 깊이를 더하는 매력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과거의 영광과 현대적 혁신이 결합된 왕실과 하이 주얼리의 역동적 관계는 단순히 역사로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Lee Suhyon(jewelry specialist)
에디터 Kim Sojeong(sjkim@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