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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reeze

FASHION

몇 시즌째 패션 브랜드를 둘러싸고 부는 인사이동의 바람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새 브랜드에 둥지를 튼 거물급 디자이너부터 이인자의 자리에 머무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야심차게 데뷔한 얼굴까지. 최근 패션계에서 일어난 자리 이동을 정리했다.

라프 시몬스와 라프 시몬스가 디렉팅한 캘빈 클라인 2017년 F/W 컬렉션

Raf Simons for CALVIN KLEIN COLLECTION
라프가 돌아왔다. 거대 패션 하우스에서 1년에 수차례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며 디올을 떠난 그가 캘빈 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이래 얼마간 휴식과 준비 기간을 갖고 2017년 F/W 컬렉션을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에서 미국에 대한 오마주를 특유의 모던하고 섬세한 감각으로 풀어낸 첫 컬렉션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단 한 차례의 쇼를 치렀을 뿐이다. 캘빈 클라인의 모든 라인을 디렉팅할 그의 손끝에서 또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프란체스코 리소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첫선을 보인 마르니 2017년 F/W 컬렉션

Francesco Risso for MARNI
2017년 S/S 컬렉션을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콘수엘로 카스티글리오니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2008년부터 최근까지 프라다에서 여성 컬렉션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프란체스코 리소. 마르니를 창립한 이래 20년이 넘는 긴 시간에 걸쳐 현재 브랜드의 절대적 이미지를 구축해온 콘수엘로의 업적을 이어야 하는 압박감이 큰 탓일까? 특유의 절제된 화려함과 정교한 우아함, 감각적인 실루엣과 컬러 플레이 등은 온데간데없고 아쉬움만 가득 남는 컬렉션을 펼쳐 보았다. 하지만 이제 막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데뷔한 그이기에 다음 컬렉션에서만큼은 본인의 개성과 장기를 마음껏 펼쳐 보이기를 바랄 뿐.

좌_하이더 아커만  우_디올의 헤드 디자이너 시절 세르주 뤼피외

Haider Ackermann for BERLUTI
시적인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디자이너 하이더 아커만과 벨루티라는 견고한 브랜드의 만남은 아마 올 1월 막을 올린 파리 맨즈 패션 위크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여성복 브랜드에 집중하던 그는 2013년이 되어서야 남성복 라인을 런칭했고, 아직 채 4년이 지나지 않았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에서 차용한 컬러 팔레트와 과감한 소재의 믹스 매치, 루스한 듯 완벽하게 떨어지는 피트, 감각적인 레이어링이 어우러진 2017년 F/W 컬렉션을 보고 남성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표현하면 과장일까? 분명한 건 그가 벨루티의 컬렉션을 한 차원 높은 영역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이다.

Serge Ruffieux for CARVEN
아쉽게도 단 네 시즌만에 까르벵을 떠나는 듀오 디자이너 알렉시 마르시알과 아드리앵 켈로도. 그들의 뒤를 이을 인물은 소니아 리키엘의 ‘오른팔’로 활약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린 세르주 뤼피외로 디올의 디자인팀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라프 시몬스가 떠난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공석이 채워지기 전 몇 차례 여성 컬렉션을 디렉팅하기도 했다. 남성복을 제외한 여성복과 액세서리, 풋웨어 라인을 담당할 계획이며 오는 10월 리조트 컬렉션을 통해 데뷔한다.

알레산드로 사르토리와 에르메네질도 제냐 2017년 F/W 컬렉션

Alessandro Sartori for ERMENEGILDO ZEGNA
예술적 감수성은 충만했지만 대중성의 한계에 부딪힌 스테파노 필라티가 하우스를 떠난 뒤 알레산드로 사르토리가 ‘아티스틱 디렉터’라는 직책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 벨루티의 디렉터가 된 2011년까지, 약 8년간 Z 제냐의 디자이너로 활약한 그가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건 브랜드와 디자이너 개인 모두에게 반가운 일일 듯. 차분한 컬러, 우아한 소재를 기본으로 날 선 테일러링과 편안한 애슬레저 스타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룩은 모던한 남성상을 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좌_클레어 웨이트 켈러  우_ 나타샤 램지 레비

Clare Waight Keller for GIVENCHY
버질 아블로, 피터 둔다스 등이 후보로 언급되던 지방시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모두의 예상을 깬 인물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6년간 끌로에를 이끌어온 클레어 웨이트 켈러. “위베르 드 지방시가 구축한 자신감 넘치는 여성의 모습은 제게 다양한 영감을 줍니다. 지방시의 일원으로 하우스의 성공적인 챕터를 써 내려가고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힌 그녀는 향후 남녀 컬렉션과 액세서리 라인, 오트 쿠튀르 컬렉션까지 총괄할 계획. 그 첫 결과물은 올가을 파리에서 선보이는 2018년 S/S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Natacha Ramsay-Levi for CHLOE
끌로에를 통해 처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데뷔하는 나타샤 램지 레비는 발렌시아가, 루이 비통을 이끈 니콜라 게스키에르 밑에서 11년간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약한 이다. 게스키에르의 디자인이 주로 강인하고 중성적인 여성미를 그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의 영향을 받은 나타샤가 끌로에 특유의 유연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다만 거대 패션 하우스 두 곳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녀의 창조적 에너지가 ‘끌로에 걸’을 한층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바꿀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에디터 이혜미(hm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