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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_애널리 주다라는 이름만으로

ARTNOW

196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한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는 1970년부터 아트 바젤에 참여하며 페어의 터줏대감 역할을 맡고 있다. 개관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술은 흥미롭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순수한 예술관을 품고 있는 데이비드 주다 관장. 그의 신념이 변치 않는다면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는 앞으로도 아트 바젤을 이끄는 주역으로 남지 않을까.

올해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 섹션에 선보이는 프랑수아 모렐레의 ‘Pi Weeping Neonly’.

인터뷰에 앞서 미술 관계자들에게 아트 바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가 어디냐고 물었다. 바젤에 참여하는 수백개의 갤러리 중 그들이 꼭 한 번씩 언급한 이름은 바로 196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한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Annely Juda Fine Art)였다. 갤러리는 20세기 아방가르드를 주로 다루는데 나움 가보(Naum Gabo), 이반 클륜(Ivan Kliun),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 등 소속 작가 58명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가 명성을 떨치게 된 것도 이 작가들이 1968년부터 1990년까지 매해 여름 선보인〈The Non-Objective World〉전시의 영향이 컸다. 이외에도 기하학 추상의 대가 프랑수아 모렐레(Francois Morellet)를 비롯해 영국 작가 데이비드 내시(David Nash), 앤서니 카로(Anthony Caro), 일본 현대미술 작가 시라이시 유코(Yukoh Siraishi), 가쓰라 후나코시(Funakoshi Katsura), 스페인 조각가 에두아르도 칠리다(Eduardo Chillida) 등지 역과 장르를 초월한 거장 아티스트의 전시를 선보인다. 그리고 1970년 아트 바젤 창설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을 정도로 뛰어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아트 바젤 홍콩에 이어 6월 아트 바젤 출품 준비로 여념이 없는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의 디렉터 데이비드 주다(David Juda)와 함께 예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는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 런던의 화이트 큐브 등과 함께 세계 10대 화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1970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아트 바젤에 참가할 정도로 열정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저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트 바젤에 매해 참여하고,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갤러리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진 않았습니다. 다만 저희는 좋은 작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해왔고, 아트 바젤에서 그걸 인정해준 덕분인 것 같습니다.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에선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한마디로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의 예술적 정체성을 정의해주신다면?
저는 무언가를 규정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예술을 말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저희 갤러리에 소속된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러시아 구성주의 작가부터 조각, 회화, 설치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훌륭한 작가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저마다 개성과 예술관이 다른 그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건 어렵지만,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사람들의 심미안을 만족시키고 감동을 주는 훌륭한 미술 작품이라는 거죠.

1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 갤러리 내부.   2 1970년부터 아트 바젤에 참가한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의 디렉터 데이비드 주다.   3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의 2016년 아트 바젤 부스.

아트 바젤이 벌써 48회를 맞이합니다. 오래 참가해온 만큼 매해 아트 바젤의 달라진 분위기를 몸소 체감하실 텐데, 초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요?
아트 바젤에 처음 참가했을 때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참가 갤러리와 컬렉터, 관람객 수도 늘었고, 바젤에 이어 마이애미와 홍콩에서도 페어를 개최할 정도로 미술 시장을 이끌어가는 구매층의 변화도 생겼죠. 1970년 90개의 갤러리로 시작해 올해는 291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니 이제는 정말 세계인의 축제가 된 것 같아 생소하면서도 감개무량합니다. 아직도 초기 아트 바젤에 참여했을 때의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갤러리마다 화이트 월을 세워놓고 부스 큐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그때만 해도 마치 시장의 좌판을 보는 듯했습니다. 공간이 협소한 탓에 작품을 가까이 배치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확실히 자리를 잡아서 많이 정돈된 느낌입니다.
작년에 아트 바젤에서 인터넷 미술 매체 아트넷이 선정한 톱 갤러리 부스 10위 안에 드셨더군요.
데이비드 호크니와 프랑수아 모렐레의 작품 등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2012년부터 아이패드로 회화 작업을 이어온 데이비드 호크니는 요세미티 계곡을 그린 작품 ‘Untitled No.1 from the Yeomsite Suite’를, 프랑수아 모렐레는 붉은색 네온을 이용한 기하학적 추상 작품 ‘Contresens N°2’를 선보였습니다. 그 외에 회화를 선보인 시라이시 유코와 벤 니컬슨 등 다양한 작가가 함께했습니다.
소속 작가의 면면을 보면 꽤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네. 마이클 케니(Michael Kenny)와 앨런 그린(Alan Green)은 저희와 40년 동안 작품 전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들뿐 아니라 마이클 마이클레디스(Michael Michaeledes), 나이젤 홀 등도 오랫동안 함께했는데 저희 어머니가 ‘나이스 보이스(nice boys)’라고 부른 젊은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왔죠.
작가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야말로 갤러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1967년 어머니와 함께 일하면서 갤러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머니는 훌륭한 작품을 알아보는 눈과 위험을 감수할 줄 아는 대범함을 겸비한 분이셨죠. 다행히 저도 그런 장점을 물려받았고 앞으로도 아티스트의 작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당신에게 어머니의 갤러리를 경영하는 것은 필연을 넘어 운명으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
1964년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대학에 진학하기보다는 더 넓은 세계를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럭셔리 크루즈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3년 동안 세계 곳곳을 누볐죠. 그러던 중 어머니가 함께 일하자고 권유하셔서 여태껏 즐기며 일하고 있습니다. 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람객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항상 전시를 기획할 때도 ‘관람객에게 흥미롭게 다가가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하는 편입니다.
미술 전시를 기획하면서 때로는 한계를 느끼는 순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예술적 영감은 어디에서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은 쉽게 정의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한계가 없다고 믿거든요. 사실 예술에 많은 미사여구는 필요 없죠. 그 자체가 수만 마디의 말을 건네니까요. 전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입니다.
올해 아트 바젤의 갤러리즈와 언리미티드 섹션에 출품하는데, 벌써부터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
언리미티드 섹션에서 프랑수아 모렐레의 네온 아트 ‘Pi Weeping Neonly’를 선보일 계획이고, 지난 2에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리처드 윌슨의 나무조각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데이비드 호크니, 리언 코소프, 데이비드 내시 , 나움 가보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페어에 출품할 생각입니다. 부스도 프랑수아 모렐레와 리처드 윌슨의 설치 작품을 위한 널찍한 공간과 러시아 구성주의 작품을 위한 특별한 방을 꾸밀 예정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술 시장에서 갤러리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자세로 임하실지 묻고 싶습니다.
1960년대에 런던에서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만 해도 아티스트와 컬렉터 등의 수가 적었습니다. 뭔가 아마추어스러운 느낌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컬렉터나 관람객의 수가 많아졌고 그만큼 홍보가 중요한 시대더군요. 저희도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세계 곳곳의 클라이언트에게 우리 작품을 알리고 바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분명 편리한 부분이 있고, 어떤 면에서는 아트 신의 진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예술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속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진솔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의무 아닐까요?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 196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한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는 데이비드 호크니, 나이젤 홀 등의 영국 작가는 물론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20세기 아방가르드 중에서도 러시아 구성주의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편. 무엇보다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는 1970년 아트 바젤 창설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해온 명망 높은 갤러리로, 올해 아트 바젤에는 갤러리즈와 언리미티드 섹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2006년 설립자 애널리 주다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아들 데이비드 주다가 디렉터를 맡고 있다.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사진 권순학(인물),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