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숨을 위하여
시원하게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한의학적 비법으로 폐 건강과 면역력 증진을 돕는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에게 이 시대의 폐 건강법에 대해 들었다.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된 1952년의 런던 스모그 사건, 영화〈Her〉의 톤 앤 매너가 된 상하이의 안개는 남의 나라 일로만 알았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우리가 사는 이곳의 공기는 매우 심각하게 나빠졌다. 시원하게 숨 쉬는 그 기본적 행위가 많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 된 지금, 폐를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을 만났다. 서효석 원장은 지난 5월 말 오사카에서 열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학회에 한의사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강연한 것을 비롯해 SCI급 국제 학술지〈JTCM(Journal of Traditional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건국대 수의과대학 박희명 교수팀이 편강탕에 대한 논문을 <한국임상수의학회지(JVC)>에 게재하면서 서 원장의 한의학적 원리가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서효석 원장은 폐가 깨끗해야 병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가 깨끗하면 초미세 먼지는 물론, 그보다 훨씬 미세한 바이러스도 보다 잘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깨끗한 폐를 지키는 한의학적 원리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미세 먼지가 심각해지면서 폐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 때문에 건강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물론 미세 먼지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맞지만, 바이러스와 세균에 비한다면 사실 아무것도 아니죠. 미세 먼지는 우리 몸에 100개가 들어오면 100개가 자리하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한번 몸에 들어와 조건만 맞으면 한마리가 1억 마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니까요. 그 크기도 초미세 먼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것은 물론이고요. 이 모든 것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폐를 깨끗이 청소해야 합니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깨끗한 폐를 유지한다면 초미세 먼지로 인한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습니다. 폐가 깨끗하면 폐에 들어온 백혈구의 식별 능력이 높아집니다. 200가지가 넘는 독감 바이러스와 수십 가지 폐렴구균을 식별하고, 그것이 우리 몸을 해치지 못하게 재빨리 차단하는 거죠.
단일 한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국제 학술지〈Journal of Traditional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논문을 게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편강탕이 이산화황이 유발한 객담(가래)의 과다분비를 억제하고, 폐를 손상시키는 블레오마이신이 유발한 폐 섬유화를 완화시킨다는 내용을 논문으로 확인했죠.
지난 5월 29일에는 오사카에서 열린 만성폐쇄성폐질환 학회 콘퍼런스에 한의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무엇이고, 주로 호흡기내과 교수들이 참석한 그 자리에서 한의사로서 어떤 소견을 발표하셨나요?
사람이 나이 들면 누구나 폐가 망가집니다. 구멍이 나고 가래가 차는 등의 현상은 노화와 함께 만성적으로 진행되며, 폐 섬유화는 이보다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현대의학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5년 생존율을 33%로 보고 있고, 폐 섬유화는 2년 안에 사망한다는 데이터가 있죠. 지난 콘퍼런스에서 저는 이런 데이터를 깨뜨리는 의견을 냈습니다. 폐를 깨끗하고 튼튼하게 하는 치료를 통해 만성폐쇄성질환과 폐 섬유화 역시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깨끗한 폐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편강탕과 편강환.
폐를 청소하는 데 직접 개발하신 편강탕이 효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백신으로도 치료가 힘든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편강탕에 대해 궁금증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편강탕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먼저 편강탕을 만든 동기를 이야기하면, 제가 어린 시절부터 지병으로 달고 산 편도선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의사가 된 후에도 편도선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으며 스스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내 작은 병 하나 치료하지 못하면서 다른 환자의 중병을 어떻게 고치겠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죠. 그때부터 이를 악물고 편도선염 치료약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만든 약으로 제가 효과를 보았고, 2000년에 들어서면서 이 약이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했죠. 처음에는 환자들에게 감기 예방 차원에서 제안했어요. 그런데 의도하지 않은 비염과 천식, 아토피까지 개선되는 사례가 생긴 거죠. 그것을 보며 비염과 천식, 아토피의 원인이 같은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곧 호흡기라는 것을 알게 됐죠. 아토피까지 개선됐다는 사례에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 피부도 작은 호흡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궁극적으로 폐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편강탕을 꾸준히 복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한약을 오래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에 무리가 간다는 설도 있어 조금 우려가 되는데요.
편강탕에 대해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박희명 교수팀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내용을 <한국임상수의학회지>에 게재했는데요, 개에게 편강탕을 투여한 것이 그 내용입니다. 그 결과 혈중의 좋은 콜레스테롤이(HDL) 늘어났습니다. 이를 통해 편강탕이 혈관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죠. 또한 4주 동안 편강탕을 투여한 이후 혈액화학, 전해질, 뇨 성분 등의 검사 진행 결과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물론 더 많은 사후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편강탕의 안전성을 단기간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면역력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습니다. 깨끗한 폐가 건강한 백혈구를 만든다는 것은 곧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말과 연결될 텐데, 폐는 면역력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나요?
폐는 면역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폐는 곧 숨이고, 숨은 곧 생명이죠. 면역력 없이 우리는 한시도 생명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폐가 건강해져 백혈구의 식별 능력이 높아진 것은 면역력의 1단계가 높아졌다고할 수 있어요. 그다음 단계는 내 몸의 면역세포가 변화하는 것이죠. 여기에서는 장을 언급해야 합니다. 우리 장에는 천문학적으로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어요. 미생물의 세계에서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매일같이 싸우고 있죠. 유해균은 계속 염증을 일으키고 유익균은 그것을 끄고 다녀요. 두 미생물의 전투력은 비슷해서 늘 싸울 수밖에 없어요. 전력은 중간균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판가름 납니다. 100조의 미생물 중 유해균이 20조, 유익균이 20조라면 중간균은 나머지 60조를 차 지하죠. 중간균은 꾀가 많아 같이 싸우진 않으면서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인 미생물이에요. 폐가 건강해지고 백혈구의 식별 능력이 높아지면 그만큼 유해균이 많이 잡히게 되죠. 그럼 중간균이 유익균의 편에 서면서 면역력이 높아지는 겁니다.
면역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관인 폐 건강을 위해 평소 지키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요?
저 역시 편강탕을 19년째 복용하고 있습니다. 감기에 아예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아침에 몸이 으스스하다가도 몇 시간만 지나면 감기 기운이 달아나요. 또 다른 습관이 있다면 매일 아침 하는 산책을 들 수 있습니다. 산속의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산보 역시 제 폐 건강에 도움을 주는 습관이라고 할 수 있죠.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폐 전체의 6분의 1만 사용하지만 운동을 하면 폐전체를 사용하게 됩니다. 폐 전체를 사용하는 운동 역시 폐를 깨끗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호흡기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기신다면요? 미세 먼지와 바이러스의 공포가 심화되는 시대입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폐를 깨끗이 청소하세요! 깨끗한 폐가 내 몸의 병을 고칩니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이동현(인물), 이상규(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