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시간
분초를 다투는 레이싱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다채로운 스포츠 세계. 박진감으로 똘똘 뭉친 이 영역을 호령하는 영웅의 손목에는 언제나 리차드 밀이 함께한다.

1 버바 왓슨 2 요한 블레이크 3 투르비용 RM 27-03 라파엘 나달 4 로맹 그로장 5 하스 F1 팀 6 맥라렌 MP4-31
THE PERFECT PARTNERSHIP

MCLAREN-HONDA F1 TEAM
월드 챔피언십 20회, 그랑프리를 182회 석권하며 레이싱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 중 하나로 추앙받는 맥라렌. 2016년 대회 참가 50주년을 맞이한 맥라렌은 엔진 파트너인 혼다와 함께 리차드 밀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혁신적 기술, 최첨단 디자인과 정밀한 공예에 대한 열정 등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를 고집하는 정신은 두 파트너의 교집합. 이번 파트너십으로 맥라렌 팀에 속한 월드 챔피언 드라이버인 페르난도 알론소와 젠슨 버튼, 스토펠 반도언은 리차드 밀의 시계를 착용한 채 MP4-31 레이싱 카에 탑승한다. “맥라렌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무척 흥분된다. 나는 1981년 이들이 포뮬러원 차량에 탄소섬유 ‘모노코크’를 최초로 도입한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레이싱 경주의 혁신은 ‘기술’이 좌우하며, 이것은 깨지지 않는 진리다. 몇 년 후 나는 동일한 기술인 탄소섬유 구조를 시계에 접목했다.” 창업자의 말처럼 리차드 밀은 시계 분야에 전례 없는 기술을 도입하는 데 여념이 없었고, 이러한 정신은 짧은 시간에 이들을 시계 제조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맥라렌과의 파트너십은 2016년부터 10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RM 50-03 TOURBILLON SPLIT SECONDS
CHRONOGRAPH ULTRALIGHT MCLAREN F1
무브먼트 무게 7g, 스트랩을 포함한 시계 전체 무게는 40g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기계식 투르비용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로 맥라렌과의 협업을 기념해 2017년에 선보였다. 이러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 소재의 역할이 큰데, 리차드 밀은 티타늄과 카본 TPT™, 이들이 새롭게 개발한 합성 소재 그라프 TPT™(카본 TPT™와 그라핀의 합성물) 모두를 케이스 소재로 택했다. 참고로 표면에 드러나는 아름다운 물결 패턴이 매력적인 카본 TPT™는 가볍고 부식에 강하며 탄성이 좋다. 그라핀 역시 강철보다 6배 가볍고 200배 단단해 시계의 소재로 훌륭한 물성을 지닌다. 소재 개발을 위해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교, 맥라렌, 리차드 밀의 신소재 기업 NTPTⓡ(North Thin Ply Technology)가 힘을 더했다. 무브먼트에서도 혁신은 이어진다. 티타늄과 카본 TPT™를 주요 부품에 사용하고 이를 스켈레톤 처리한 덕분에 하이 컴플리케이션임에도 그 무게는 7g에 불과하다. 기둥 수를 기존 8개에서 6개로 줄인 칼럼 휠의 성능 역시 향상됐다. 한편, 시계의 외관은 말할 것도 없이 맥라렌 머신의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가져왔는데, 단순히 품세만 따온 것이 아니라 기능적 측면도 차용했다. 서스펜션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트랜스버스 케이지(무브먼트를 보호하는 부품)처럼 말이다.
SHARE RACING DNA

ROMAIN GROSJEAN & HASS F1 TEAM
리차드 밀은 로맹 그로장과 2014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 당시에는 로터스(Lotus) 팀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미국의 유일한 F1 팀인 하스로 이적한 후에도 이들의 우정은 계속 이어지는 중. 1986년에 태어난 이 멋진 신사는 2007년 21세의 나이로 F3 유로 시리즈의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이듬해에 최초의 GP2 아시아 시리즈 챔피언십 우승, 2011년 같은 대회에서 다시 한번 승리하며 모터스포츠의 스타 레이서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결단력, 탁월한 기술적 분석 능력, 그리고 승리를 열망하는 투지가 그를 최고의 선수, 하스 F1 팀의 공식 드라이버로 만들었다. 하스를 대표하는 그로장은 펠리피 마사와 세바스티앵 뢰브의 뒤를 이어 리차드 밀의 테스트 드라이버 그룹에 합류, 경기 출전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 그의 시계 RM 011의 성능을 테스트한다.

RM 011 RED TPT QUARTZ?
리차드 밀을 대표하는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탑재한 모델로 크로노 작동 중 시곗바늘을 멈추지 않고도 재측정이 가능한 편리한 기능을 갖추었고, 레드 컬러로 케이스와 스트랩 전체를 감싸 강렬한 인상을 주는 모델. 늘 그렇듯 이들이 케이스에 사용한 컬러와 소재는 예사롭지 않다. 리차드 밀은 레드 TPT 쿼츠ⓡ라는 개성 넘치는 신소재를 개발했는데, 이 소재는 45미크론 미만의 아주 얇은 실리콘 필라멘트와 레드 레진을 더한 후 120℃에서 가열해 얻는다. 레드 컬러 사이사이에 미세하게 화이트 컬러로 층을 이룬 부분은 천연 백색 쿼츠 섬유로 시계 제작 전통에 따라 염색 처리하지 않았다. 이처럼 독특하고 어느 것 하나 무늬가 같지 않은 케이스 제작을 위해 리차드 밀과 NTPTⓡ의 전문 엔지니어들은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쳤다. 스켈레톤 처리한 무브먼트와 레이싱을 연상시키는 다이내믹한 디자인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얼과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EXTREME TIME ON THE FIELD

BUBBA WATSON
비거리가 길기로 유명한 골퍼 버바 왓슨은 매우 드물게 왼손으로 골프를 하고 시계를 마치 팔찌처럼 즐겨 착용하는 선수다. 리차드 밀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건 2011년으로, 그는 골퍼들을 위한 특별한 투르비용 시계를 개발하고자 하는 리차드 밀에 완벽한 대상이었다. 결국 리차드 밀은 그와 함께 투르비용을 탑재한 RM 038을 선보였고, 실제 대회에서 착용해 시계의 정확도와 충격에 대한 내구성을 시험했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이를 축하하듯 오거스타에서 열린 마스터스 메이저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다. 이후 리차드 밀은 그와 함께 하이테크 소재의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한 RM 055를 선보인다. 이처럼 골프는 어떤 양보나 타협도 없는 정확한 스포츠이기에 리차드 밀에 완벽한 테스트 환경을 선사한다.

RM 38-01 G-SENSOR TOURBILLON BUBBA WATSON
RM 038의 후속작으로 투르비용 이외에 착용자의 스윙 가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특허받은 G-센서를 장착한 모델이다. 가벼운 무게, 충격에 대한 최고의 저항력, 편안한 착용감 등 선수에게 꼭 필요한 특징을 품은 시계이기도 하다. 12시 방향에 위치한 G-센서는 50개의 부품으로 이뤄졌고 최대 20G의 속도까지 확인 가능하다. 필드의 잔디를 연상시키는 그린 컬러 케이스는 산화알루미나 파우더에 녹색 염료를 주입한 후 2000바의 압력으로 가공한 세라믹 계열의 신소재 TZP-G다. 기존 세라믹보다 30% 정도 단단하기 때문에 스크래치에 강할뿐더러 웬만한 충격에도 너끈하다. 참고로 그린 컬러는 왓슨이 좋아하는 색.
RM 055 BUBBA WATSON
스켈레톤의 미학을 고스란히 손목 위에 드러낸 시계로 핸드와인딩 방식으로 풀 와인딩 시 약 55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시계인 만큼 충격에 강하고 가벼운 티타늄 소재를 베이스플레이트와 브리지에 사용했다. 가변 관성을 지닌 프리스프렁 밸런스 역시 충격을 완화하는 데 일조한다. 새하얀 케이스 윗면은 비커스경도 1800에 달하는 ATZ를 사용해 스크래치에 강하며, 케이스 측면과 백케이스는 러버를 입힌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FOR THE TENNIS EMPEROR

RAFAEL NADAL & ALEXANDER ZVEREV
리차드 밀은 스페인 마요르카 출신인 테니스 황제 라파엘 나달과의 우정을 8년째 이어가는 중이다. 그가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 시간 리차드 밀은 RM 027과 RM 035 등 그를 위한 헌정 모델을 선보이며 혁신의 모습을 보여왔다. 2012년에는 RM 027 투르비용 나파엘 나달을 착용하고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했고, 같은 시계로 같은 해에 ATP 마스터스 1000에서도 승리했다. 그랜드슬램 타이틀 14회를 포함해 총 66회의 우승 전적이 있는 그는 최근까지 투르비용 RM 27-02 라파엘 나달 모델을 착용하다가 얼마 전 이들이 새로 발표한 투르비용 RM 27-03을 손목에 얹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다시 한번 프랑스 오픈 왕좌 자리에 올랐다. 한편 함부르크 출신인 주니어 테니스 스타 알렉산더 즈베레프도 리차드 밀의 가족중 한 명이다. ‘샤샤’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그는 열여섯 살에 첫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어린 나이지만 출중한 경기 운영 능력과 결과가 나달의 주니어 시절과 유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즈베레프는 현재 투르비용 RM 27-02를 손목에 얹고 라켓을 잡는다. 코트 위의 박진감 넘치는 시간은 언제나 리차드 밀과 함께 흘러간다.

TOURBILLON RM 27-02 & RM 27-03 RAFAEL NADAL
혁신으로 완성한 NTPTⓡ 쿼츠 케이스의 물결무늬가 시선을 사로잡는 RM 27-02는 이들이 라파엘 나달을 위해 선보인 투르비용 모델이다. 아주 미세한 균열도 허용하지 않는 소재의 특별함과 투르비용 기능 외에 또 하나 놀라운 것이 있는데, 바로 유니보디(unibody)라 불리는 스켈레톤 베이스플레이트의 도입! 케이스 밴드(측면)와 무브먼트의 바탕이 되는 플레이트를 별도의 조립 없이 하나로 만든 것으로 레이싱카의 섀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로 인해 시계는 더욱 견고하고 충격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스켈레톤 무브먼트 밑으로 드러난 백케이스 역시 NTPTⓡ 쿼츠를 사용했는데, 수백 겹의 쿼츠 필라멘트와 NTPTⓡ 카본층이 이루는 독창적 무늬는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여기에 더해 리차드 밀은 최근 그를 위한 새 시계 투르비용 RM 27-03 라파엘 나달을 발표했다. 쿼츠 TPTⓡ 소재의 환상적인 컬러 대비가 도드라지는 이 시계는 투르비용, 유니보디 구조 등 전작의 특징을 계승하지만, 최대 1만G의 충격까지 견딘다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리차드 밀의 새로운 역작이 된 이 시계는 전 세계 50개 한정 생산한다.
SPRINTER’S TIME

RM 61-01 YOHAN BLAKE
개발 단계부터 스포츠에 적합하도록 만들어 5000G 이상의 중력가속도 테스트를 거친 모델이다. 전작인 투르비용 칼리버 RMUL1에서 영감을 받은 핸드와인딩 방식의 티타늄 소재 스켈레톤 무브먼트 RMUL2로 구동하며, 무브먼트 중간에 자메이카의 국기 컬러로 마감한 2개의 브리지는 블레이크의 별명인 ‘짐승(beast)’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톱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비대칭 디자인이 특징인 케이스의 앞뒤는 하이테크 세라믹 TZP-N, 측면은 매우 가볍고 저항도가 높은 NTPTⓡ 카본으로 제작했다. 특히 2시와 5시 사이 둥글린 케이스 디자인은 스프린터의 손목과 케이스 사이 마찰을 방지한다.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컬러로 선보이며, 50m 방수 성능을 갖췄다.

YOHAN BLAKE
1989년에 태어난 자메이카 출신의 요한 블레이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경주 선수 중 한 명이다. 2012년 8월에 열린 육상 대회에서 100m를 9.69초, 시속 37.15km로 주파하며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2년 7월부터 리차드 밀과 인연을 맺은 그는 프로토타입을 손목에 착용하고 달리기 시작했고, 리차드 밀의 공학자들은 거듭된 테스트를 통해 2013년 비로소 제품을 완성하는데, RM 59-01 요한 블레이크 워치가 그 주인공으로 공기역학과 인체공학을 접목한 고성능 투르비용 모델이다. 이듬해에 리차드 밀은 그를 비롯한 단거리 육상 선수를 위해 특별히 고안한 칼리버 RMUL2가 탑재된 스켈레톤 워치 RM 61-01 요한 블레이크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혁신적인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로서 기량을 뽐낸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