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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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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한여름 밤의 화이트 스피릿.

왼쪽부터_St. George Dry Rye Gin 세인트 조지 드라이 라이 진에서는 라이 위스키 맛이 난다. 100% 호밀로 만들 뿐 아니라 오크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입에 머금으면 강한 곡물 향 뒤로 오크 맛이 피어오른다. 중년의 위스키 애호가들도 좋아할 맛이다.
Bols Genever 진의 원조 격으로 1664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었다. 세계 최초의 칵테일 레시피 책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맛은 진이라 하면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런던 드라이 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허브 향은 온데간데없이 고소한 풍미가 침샘을 자극한다.
The Botanist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출신으로 매년 극소량만 생산한다. 시나몬, 레몬 껍질 등 22가지 허브와 9가지 식물 추출 에센스를 함유했다. 다채로운 향이 강렬하게 올라와 온더록스로 마시기 좋다. 알코올 도수는 46도로 다소 높은 편.

GIN
진은 입으로 마시기 전, 후각으로 먼저 취하는 술이다. 병을 오픈하자마자 알싸한 허브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알코올에 노간주 열매를 비롯한 독특한 향의 허브와 식물 등을 넣어 만드는데, 칵테일의 제왕 마티니를 비롯해 진토닉과 김렛 등 대중적인 칵테일 맛을 좌지우지한다. 만드는 재료 혹은 첨가하는 에센스에 따라, 증류소별로 스타일이 확연한 싱글 몰트위스키처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일례로 봄베이 사파이어는 강한 허브 향을 풍기는 반면, 헨드릭스 진은 오이와 장미의 풍미가 은은한 조화를 이룬다. 여름밤에 어울리는 음용법은 역시나 진토닉.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진과 토닉워터를 1 : 3의 비율로 섞으면 맥주를 마실 때보다 몇 배는 더 시원하게 열대야를 날려버릴 수 있다.

 

에디터 이승률(프리랜서)
사진 박원태

왼쪽부터_ Beluga Gold 앞서 말했듯, 보드카의 제조 과정엔 숙성 단계가 없다. 오직 벨루가 골드만이 위스키처럼 90일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 그 덕분에 목 넘김이 싱글 몰트위스키만큼 부드럽다. 이런 보드카라면 스트레이트 혹은 위스키처럼 얼음을 띄워 살살 녹이며 마셔야 한다.
Belvedere 보드카 종주국인 폴란드를 대표하는 술로, 600년 동안 고수해온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병에는 폴란드 대통령 궁인 ‘벨베데레 하우스’를 아로새겨 특별함을 더했다. 입안 가득 머금으면 혀끝에 달달함이 남는데, 무게감도 사뿐하다.
Grey Goose VX “보드카는 애들이나 마시는 거야”라고 말하는 중년 남성에게 추천한다. 그레이 구스 VX는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한 그레이 구스 보드카에 코냑을 첨가해 만든다. 여느 보드카에선 도무지 찾아보기 힘든 자두, 살구 등의 과일 풍미가 압권. 그레이 구스 특유의 깔끔한 맛도 여전하다.
Reyka 순수한 알코올에 가까운 보드카는 어떤 물을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레이카는 아이슬란드의 화산암 지역에서 여과한 북극 용천수로 만든다. 이 지역의 물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그래서인지 마치 얼음 슬러시가 녹듯 목으로 스르르 사라지면서 매끈하게 넘어간다.

VODKA
보드카는 맛이 없고, 향이 없고, 색이 없는 ‘3무(無)의 술’이라 불린다. 보리, 밀, 감자 등 위스키와 비슷한 원료로 만들지만,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특유의 풍미나 색이 나타나지 않아서다. 사실 보드카는 칵테일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술이다. 뭘 섞어도 끝내주는 칵테일을 완성한다.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한데, 취향에 따라 토닉워터나 소다수 같은 탄산음료, 혹은 오렌지나 크랜베리 등의 과일주스를 섞는 것만으로도 꽤 멋진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보드카를 얼리면 놀랍게도 시럽 상태가 된다. 차가운 잔에 말캉한 시럽을 따라 잔향을 음미하며 보내는 여름밤은 그야말로 죽인다. 입안에 ‘탁’ 털어 넣으면 오장육부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에디터 이승률(프리랜서)
사진 박원태

왼쪽부터_ Plantation Pineapple 플랜테이션 파인애플 럼은 <위대한 유산>으로 유명한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the pickwick papers〉에 등장하는 파인애플 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파인애플의 상큼한 맛이 잔잔하게 입안에 퍼질 즈음 럼 특유의 캐러멜 향이 뒷맛을 감싼다. 기분 좋은 달콤함이 입안 가득 남는다.
Brugal 1888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스패니시 오크통에서 재숙성해 만든다. 오래 숙성한 위스키가 그러하듯 중후한 맛이 난다. 눈을 감고 음미하면 얼핏 코냑과 같은 풍미도 스쳐 지나간다. 온더록스 혹은 자몽이나 오렌지즙을 넣어 마시길 추천한다.
Bacardi Carta Blanca 럼은 본디 황갈색 술이었다. 이런 럼을 화이트 스피릿의 범주에 올린 것이 바로 바카디다. 1860년 세계 최초의 투명한 럼을 개발한 것. 바닐라, 아몬드, 향기로운 꽃, 감귤, 살구 등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향미로 전 세계 칵테일 문화를 이끌고 있다.

RUM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주인공 잭 스패로는 술을 입에 달고 산다. 그가 마시는 술이 바로 럼이다. ‘남미의 술’로 불리는 럼에서는 불같은 성격의 해적만큼이나 진정한 ‘훅’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럼은 해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 장기간 항해 중 물은 물론 맥주나 와인은 쉽게 상해버리기 때문에 항상 럼을 배에 싣고 다닌 것. 그러나 오해와 달리 럼은 고급술로 통한다. 코냑처럼 XO급이 있는가 하면 빈티지급도 존재한다. 주로 칵테일로 음용하는데, 한국 사람들이 편애하는 칵테일 모히토의 베이스가 되기도 한다. 럼을 이용한 아주 간단한 레시피의 칵테일을 소개하면, 쿠바 리브레가 대표적이다. 럼과 콜라를 1 : 3의 비율로 섞어 흔들어주기만 하면 끝.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에디터 이승률(프리랜서)
사진 박원태

왼쪽부터_ Petron Silver 페트론이 테킬라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확과 증류, 숙성, 제품 포장, 심지어 병에 리본을 다는 작업까지 핸드메이드로 진행한다. 처음엔 과실 향이 살짝 맴돌고 피니시는 매콤해 자꾸 마실 수밖에 없다.
Casamigos Reposado 배우 조지 클루니와 2명의 친구가 제대로 된 테킬라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그렇게 탄생한 술이 카사미고스다. 전통적 포트 스틸 증류법을 고수하며 7개월간 오크통 숙성 과정을 거친다. 캐러멜과 코코아 향을 머금은 미세한 오크 향이 일품이다.

TEQUILA
여름 하면 ‘태양의 술’ 테킬라를 빼놓을 수 없다. 테킬라는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의 아가베(용설란)로 만든다. 멕시코에서는 재료의 51% 이상을 아가베로 사용해야 테킬라로 인정하는데, 아가베의 함량이 높을수록 고급 테킬라라 할 수 있다. 사실 테킬라는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화끈하다. 식도에서 위와 장으로 흘러드는 순간에까지 자기가 어디쯤 있는지 그 존재를 확실히 알린다. 식도를 타고 위에 당도한 순간, 위를 뜨끈하게 데우며 그 희열은 최고조에 이른다. 이런 술은 반드시 스트레이트로 마셔야 한다. 거침없이 입에 ‘탁’ 털어 넣을 때, 비로소 가슴까지 활활 타오르게 하는 테킬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으니까.

 

에디터 이승률(프리랜서)
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