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좀비 영화
좀비 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면 접하기 힘든, 황당한 설정과 괴기함으로 중무장한 ‘병맛’ 좀비 영화 다섯.
좀비 군단
호주의 한 시골 마을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의 공동묘지가 있는데, 이걸 한 사업가가 구입해 뒤엎고 개발하려 하자 묻혀 있던 참전 군인들이 좀비로 부활해 마을을 습격하는 내용이다. 좀비들이 땅에서 나오자마자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르고 담배를 피우며 난데없이 총을 꺼내는 모습만으로도 몹시 괴랄한데, 마을이 좀비밭이 되고 그 와중에 남은 사람들이 구조를 요청하자 난데없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좀비들이 부활해 제2차 세계대전 좀비들과 싸운다는 설정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디자인 이선영
카크니즈 vs 좀비스
영국산 좀비 영화. 재개발지역에서 지하 무덤을 발견한 인부가 좀비에게 물리면서 지옥이 시작되고, 재개발로 철거가 예정된 양로원에 있던 노인들이 좀비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다수의 좀비 영화가 최신 무기로 중무장한 특수부대를 내세워 좀비에 대응할 때, 우린 너희와 다르다는 뉘앙스로 참신하게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썼다. 최근의 거의 모든 좀비 영화에 등장하는 달리는 능력을 지닌 좀비들과 달리, 이 영화의 좀비들은 정통성(?)에 기반을 두고 전부 느릿느릿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그에 못지않게 저항하는 노인들 또한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느리기 때문에 그 나름 진지한 전투가 이어진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디자인 이선영
프레무토스
1023년 유럽. 괴질이 유행하며 사람들이 죽고, 이것이 마녀의 소행이라 하여 마녀재판이 시작된다. 그런데 마녀재판이 시작되는 현장에서 시체 하나가 부활하는 괴이한 일이 벌어지는데, 부활한 시체는 자신을 구세주라 칭하고 잔혹한 학살을 벌인다. 세상을 좀비로 뒤엎으려 하는 이 악의 축의 모양새가 영락없는 ‘예수’인데(물론 예수라고 부르진 않지만), 워낙 멍청한 탓에 허무하게 죽으며 영화는 끝난다. 골수 기독교 신도라면 되도록 피하길 권하지만, 피치 못한 사정으로 관람한다 해도 그 영화적 황당함에 기분이 나빠질 염려는 없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디자인 이선영
킬 좀비
코믹 좀비물의 명작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스토리가 비슷하다. DJ를 꿈꾸는 한 세일즈맨이 어느 날 좀비 천지로 변한 세상에서 자신의 유일한 위안인 여자친구를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다. 좀비를 소탕하는 모습이 특이한 영화 중 하나로, 스테이플러로 좀비의 이마를 찍거나 선풍기 날로 얼굴을 갈아버리거나, 볼링공에 손가락이 끼인 사람이 공을 빼려다 얼떨결에 좀비의 머리통을 박살 내거나 한다. 좀비물에 어울리지 않는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볼만하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디자인 이선영
새벽의 황당한 저주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잭 스나이더 감독의 <새벽의 저주(The Dawn of Dead)>를 패러디했다. 기존 좀비 영화에서라면 첫 타자로 좀비 밥이 될 것 같은 멍청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 특징이다. 그런 탓인지 주인공의 집 앞에서 한 좀비가 서성이는데도 주인공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술에 취했다고 생각해 같이 실랑이를 벌이다 기념사진까지 찍는 황당함을 보인다. 그간 코믹 좀비물로 너무나 자주 거론된 영화이기도 하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디자인 이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