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nk-tinged Romance
무심한 듯 흘러내리는 드레스와 투박한 재킷. 하지만 가까이서 살펴본 마그다 부트림의 옷은 섬세하고 로맨틱한 디테일로 가득하다. 이렇듯 여자가 욕망하는 모순적 아름다움을 한데 담은 그녀의 옷은 매 순간 매력적이다.

디자이너 마그다 부트림.
인스타그램에 #MagdaButrym을 검색하면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의 계정이 잇따라 뜬다. 레인 크로퍼드와 셀프리지스를 거친 패션 바이어 티파니 휴, 17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패션 블로거 대니얼 번스타인, 네타포르테 패션 디렉터 리사 에이킨, 패션 컨설턴트 야스민 슈얼 등이 저마다 마그다 부트림의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진을 포스팅한 것. 2014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디자이너 마그다(=마그달레나) 부트림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런칭한 이 브랜드는 아직 국내엔 생소한 이름. 하지만 손등을 덮는 긴소매와 러플 장식의 플로럴 패턴 드레스만큼은 많은 이가 알아볼 것이다. 알렉사 청, 조단 던, 하이디 클룸, 킴 카다시안 등 유명 모델, 셀레브러티가 그녀의 옷을 즐겨 입는다. 폴란드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뒤 스타일리스트, 여성복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모던 디자인과 전통 수공예가 어우러진 옷을 만들고 싶어 레이블을 런칭했다. 그 때문에 그녀의 컬렉션을 설명하는 큰 틀은 시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편. 폴란드 각 지방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 니팅, 위빙, 자수 등 각종 수공예 기술을 사용해 디테일에 집중한 의상을 선보인다.

최근 몇 시즌은 로맨티시즘과 펑크를 결합한 룩에 심취한 모습. 러플 블라우스에 물 빠진 데님을 입거나 비대칭 실루엣의 롱 드레스에 오버사이즈 재킷, 오버니 부츠를 매치하는 식. 여기에 데뷔 컬렉션부터 두각을 나타낸 날렵한 테일러링 아이템은 나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에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시즌에는 1980년대 글래머러스 무드를 담아 과장된 어깨 라인을 강조한 재킷, 보디컨셔스 스커트, 소매를 부풀린 블라우스 등을 내놓았다. “디자인할 때 항상 머릿속으로 ‘데님과 입으면 어떨까? 스니커즈와 잘 어울릴까?’ 같은 질문을 던져요. 제 옷을 입는 여성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옷장 속 아이템과 매치를 즐겼으면 해요.” 이렇듯 과감한 듯 보이지만 웨어러블하게 소화할 수 있는 그녀의 옷은 계속해서 더 많은 여성의 위시 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네타포르테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신진 디자이너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매 시즌 입고량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있고, 올해 F/W 시즌부터는 마이테레사, 셀프리지스, 버그도프 굿맨을 포함해 전 세계 110개 이상의 스타키스트를 통해 브랜드를 전개한다(국내에선 10 꼬르소 꼬모, 레어마켓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모두 브랜드 런칭 3년만에 이뤄낸 성과. 패션 변방 도시에서 떠오른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의 다음 시즌이 궁금해진다.

1 러플 롱 드레스. 2 크림색 블라우스. 3 정교한 짜임의 니트 드레스.
에디터 이혜미(hm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