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미술은행은 2005년 설립된 이래 역량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입, 대여하고 전시하면서 국내 미술 시장의 활성화와 미술 문화 저변 확대 등 우리나라 미술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1 곽수연, ‘서중자유천종속 4’, 순지에 채색, 2008.
2 이명호, ‘Tree… #2’, 종이에 잉크, 2012.
3 김창열, ‘회귀’,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2012.
4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로비에 설치한 이원철의 ‘The Starlight-경주 #02, #03’.
미술은 여러 예술 분야 중 단연 문턱이 낮은 친근한 장르다. 한 점의 그림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보는 이가 행복해질 수 있다. 이런 감성적인 효과를 잘 알기에 최근 공공 기관, 민간 기업 할 것 없이 사무실과 공공 공간에 미술품을 적극적으로 걸고 있다. 하지만 고된 창작의 산물이다 보니 미술품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수다. 요즘 미술품 대여 서비스가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기업이 아닌 국가기관의 도움으로 그림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는지? 방대한 컬렉션을 토대로 기관별 컨설팅을 통해 맞춤형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5년 2월 설립된 미술은행은 그동안 3,200점이 넘는 한국 현대미술 작품을 구입해 대여 사업을 운영하며 국내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고 미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수많은 공공 기관과 민간에 작품을 대여하며 미술 문화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는데 작년 기준으로 대여 기관 수만 188개, 대여 작품 수는 2,548점에 달할 정도다.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법원 및 각종 공공 기관과 문화 예술 기관, 민간 기업 등 국내 기관은 물론이고 해외 공관, 해외 문화원에도 작품을 대여해 우수한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전령사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미술은행의 또 다른 특징은 공익성이다. 해마다 지역 문화예술회관, 공·사립미술관, 초·중·고등학교에 기획 전시를 지원해 문화 소외 지역 해소와 문화 격차 완화에 힘을 보탠다. 또한 국내 유일의 미술품 대여 시스템(ABMS)을 독자적으로 개발, 아카이브화한 미술인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해 원하는 작품을 직접 검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술은행은 김종학, 김창열, 박노수, 박서보, 이강소, 이왈종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은 물론, 이미 미술 시장에 이름을 알린 손동현, 이동기, 정연두 등 30~40대 중견·신진 작가의 작품도 폭넓게 소장한 덕에 대여 작품의 선택 폭 또한 넓다. 매년 20여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다양한 국내 아트 페어와 공모제를 통해 수준 높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장르 면에서도 한국화, 서양화, 사진, 서예, 공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미술은행의 문은 각종 민간단체와 기업에도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각 기관의 내·외부인에게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기관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여기서 나아가 미술 문화의 저변 확대와 한국 현대미술 발전으로 연결되는 ‘미술은행 대여 서비스’에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참에 사무실에 좋은 그림 한 점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문의 02-2188-6338, 6340
에디터 전종현(harry.jun@noblesse.com)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