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도전의 레시피
남편과 아이를 위해 요리하고 그 노하우를 담아 책을 펴낸다. 평일에는 아이와 함께,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골프를 친다. 요리 연구가이자 박찬호의 와이프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인 박리혜의 가족 친화적 라이프.

캐시미어 소재 베스트와 팬츠 Loro Piana, 실버 슈즈 Escada,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 링 모두 Bulgari. 골드 컬러 골프 백과 UD+2 레이디스 시리즈 모두 Yamaha Golf.
1994년, 미국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알린 박찬호.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과 동양인 최초 연봉 1000만 달러 등을 기록하며 파란만장한 빅리그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05년에 결혼을 발표했다. ‘코리안 특급’으로 주가를 올리던 시절이라 박찬호의 결혼 소식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고, 일반인 부인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재일교포 3세 박리혜. 당시 그녀는 미국의 명문 요리 학교 CIA를 졸업하고 5개 국어에 능통한 요리 연구가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혼 후에도 남편을 내조하고 세 아이를 키우며 틈틈이 요리책을 출간해 본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 “처음엔 남편이 그렇게 유명한 선수인지 전혀 몰랐어요. 일본의 유명 야구 선수도 모를 정도로 야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서글서글한 눈매와 선량한 입매가 돋보이는 단아한 외모와 달리 코스모스처럼 명랑한 톤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편은 매일 경기가 끝나고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왔어요. 그 시간이면 집에서 따로 저녁을 먹지 않죠. 대신 아침마다 진수성찬을 차렸어요. 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굽고 국을 끓였죠. 한 번도 전날 만든 음식을 데워낸 적이 없어요.” 요리가 전공이기도 했지만 하루 종일 운동하는 남편의 끼니를 정성껏 챙기고 싶었단다. 다만 프렌치 요리를 전공한 그녀에게 한식은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었다. “난생처음 김치찌개를 끓였을 때 남편은 김칫국 같다고 말했죠. 방송에 출연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데, 좀 억울해요.(웃음) 전 음식에서 육수가 생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육수를 최대한 진하게 우려 깊은 맛을 살리고 소금간을 하지 않는 편인데, 남편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으면 싱겁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남편이 그녀의 육수 맛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박리혜 역시 남편에겐 따로 소금을 내주며 입맛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남편을 위해 정성껏 차린 요리를 모아 2009년 책으로 펴냈다. <리혜의 메이저 밥상>에는 시어머니에게 물어가며 꼼꼼히 배운 한국 요리와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일본 요리, 운동하는 남편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건강 요리 등 다양한 레시피를 담았다. “남편과 아이가 잠든 새벽에 주로 작업했어요. 글 쓰는 게 재미있기도 했고요. 일본에선 잡지에 음식 칼럼을 기고하며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는데,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요리를 연구하고 그 철학을 글로 풀어내는 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벌써 열두 살, 열 살 그리고 네 살 막내까지 세 딸을 둔 그녀는 지난해에 아이들을 키우며 터득한 노하우를 담아 두 번째 책 <박리혜의 세 아이 이유식 노트>를 출간했다. 첫째와 둘째 아이에게 만들어준 이유식은 물론 셋째 아이를 위한 새로운 이유식까지, 체험 레시피와 생생한 경험담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다. “셋째까지 키우다 보니 내 자식이어도 아이마다 취향이 다르고 먹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게다가 다 큰 첫째, 둘째를 위한 음식을 만들면서 막내가 먹을 이유식을 따로 챙기기도 힘들잖아요. 그런 엄마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었죠.” 이유식 만드는 게 고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영양의 균형을 놓치지 않으면서 바쁜 엄마의 손을 덜어줄 팁까지 담아 초보 엄마에게 더없이 유익한 책을 완성했다.

내조 잘하는 아내, 꼼꼼한 엄마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는 그녀는 여가 활동도 늘 가족과 함께한다. 평일엔 막 골프를 시작한 첫째·둘째와 함께, 주말엔 남편과 함께 골프 연습장을 찾는다. 실제로 박찬호의 골프 사랑은 유명하다. 2012년 야구계를 떠난 그는 골프 클럽을 잡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영향일까? “사실 골프는 제가 선배예요. 전 대학교 때부터 골프 서클에 들어갔어요. 부모님이 골프를 좋아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가족 여행을 가면 골프는 필수 코스였죠.” 대학교 때 시작했으면 수준급 실력 아니냐는 질문에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손사래를 쳤다. 먼저 시작했지만 운동 감각이 발달한 남편에 비하면 자랑할 만한 실력이 아니라고 겸손하게 대답하는 그녀. 특히 아이를 키우며 필드에 나갈 일이 줄어 실력이 들쑥날쑥하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로 구입한 야마하 UD+2 레이디스 클럽이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어요. 기존에 쓰던 클럽보다 훨씬 비거리가 좋아요.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 불안했는데, 이 클럽을 손에 쥐니 공이 쭉 뻗어 날아갔어요. 비거리와 방향성이 정말 뛰어나던걸요.” 울트라 디스턴스 플러스투(Ultra Distance +2)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대 2클럽 더 멀리 뻗어나가는 제품. 프로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비거리가 나지 않아 고민인 여자에게 신세계를 열어준다고.
틈나는 대로 골프를 치고 요리를 하지만 그녀의 삶은 온전히 가족을 향해 있는 듯 보였다. 이쯤 되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기회가 된다면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가거나 아이를 대상으로 쿠킹 클래스를 열고 싶다는 박리혜. “아이들이 제법 크고 나니 다시 제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결혼 전처럼 레스토랑을 열거나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사회 활동은 어렵겠죠. 그래서 꾸준히 요리책을 낼 생각이에요. 당분간 미국에서 지낼 예정이라 한국의 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요리책을 영문판으로 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죠. 전통 한식보다 요즘 세대가 원하는 한식, 외국인의 입맛에도 맞는 한식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식을 알리고 싶어요.”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윤현식 의상 스타일링 박정아 헤어 & 메이크업 김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