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화롯가 이야기

LIFESTYLE

오랜 전통의 화로가 현대적 디자인을 입고 세련된 소품으로 환생했다.

1 스툴 같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지그재그 파이어 피트.   2 조리에 최적화된 모르소 파이어 피트.

“겨울밤이면 아랫목에 둔 화롯가에 둘러앉아 군밤을 까먹으며 다듬이질 소리를 듣곤 했단다.”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로. 옛날에는 추운 겨울에 아궁이에서 밥을 짓고 뜨거운 숯을 화로에 담아 방에 두었다. 화로에 고구마를 넣어 굽고, 곰방대에 불을 붙이거나 인두 다리미를 데우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위해 온 가족이 화롯가에 둘러앉은 풍경은 우리네 가정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화로는 추억의 물건이 되었다. 숯을 태우면 연기와 재가 발생하는데 한옥이 아닌 현대 주택 생활에선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전기와 가스가 발달해 그보다 손쉽게 집 안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도 생겼다. 그렇다고 화로가 구시대의 유물이 된 것은 아니다. 휴식과 여가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이전과 달리 집 안보다 야외에서 더 활약하게 되었다. 전통의 이미지를 벗고 소재나 디자인 면에서 변화를 꾀해 아웃도어 가구와 함께 테라스나 마당에서 빛을 발한다. 스페인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케탈(Kettal)의 ‘지그재그 파이어 피트’는 얇은 알루미늄 프레임을 촘촘히 둘러 스툴 같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 화이트, 옐로, 그린, 레드 등 30여 가지 중 원하는 색상을 골라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카본스틸로 만들었지만 녹슨 듯 빈티지 마감을 한 플로즈 스튜디오(Plodes Studio)의 ‘지오메트릭 파이어 피트’는 정교하게 각진 스타일로 직선의 미를 살렸다. 특히 단단한 적삼목 상판을 얹으면 고급스러운 야외 테이블로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아웃도어 라이프에서 요리도 빠질 수 없다.

3 실내외 모두 쓸 수 있는 파로.   4 테이블 일체형 렉싱턴 파이어 플레이스.   5 고구마, 마시멜로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는 휴대용 그릴 겸 화로 헬리오스.   6 상판을 얹으면 테이블로 활용 가능한 지오메트릭 파이어 피트.

160여 년 전통의 덴마크 주물 브랜드 모르소(Morso)는 조리에 최적화한 화로를 만들었다. 현재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파이어 피트’와 내년 출시 예정인 ‘지코’는 그릴이나 냄비를 얹을 수 있게 홈을 파거나 지지대를 마련해 조리에도 유용한 디자인. 덴마크 자연주의 브랜드 스카게락(Skagerak)에서도 휴대용 그릴 겸 화로 ‘헬리오스’를 선보인다. 본체는 주철, 그릴은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해 세척과 관리가 용이하다. 그렇다고 화로를 밖에서만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재 헤이의 디자인 개발자로 활동하는 포르투갈 출신 산업디자이너 루이 페레이라(Rui Pereira)는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화로 ‘파로(Faro)’를 개발했다. 붉은 점토, 타공한 알루미늄, 망치로 두드린 구리 등 다양한 소재를 결합해 수공예적 미가 돋보이는 제품. 야외에선 장작이나 숯을 태울 수 있고, 실내에선 에탄올 버너를 넣어 가스로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 스크린, 보디, 볼, 스탠드 등으로 나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부분을 조합해 쓸 수 있는 모듈 형태란 점도 이색적이다. 이처럼 실내에선 연기와 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에탄올 가스를 활용하는 화로가 제격. 애니웨어 파이어플레이스(Anywhere Fireplace™)의 테이블 일체형 ‘렉싱턴 파이어플레이스’, 콘크리트 볼 안에 에탄올 버너를 담은 에코스마트 파이어(EcoSmart Fire)의 ‘에탄올 파이어 볼’ 등 쉽게 불을 켜거나 끌 수 있고 집 안에 두면 아름다운 가구나 소품 역할을 하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누구나 하나쯤 들이고 싶을 만큼 디자인이 돋보이는 화로들. 하지만 가구와 달리 불을 기반으로 한 소품이기에 항상 안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실내에서 사용하는 가스 기반의 화로는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시켜야 쾌적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