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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문화계 소식.

영국 극단 1927 <골렘>(11월 16일~19일, LG아트센터)
애니메이션, 연극,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비트윈>, <거리로 나선 동물과 아이들>, <마술피리> 등 독창적인 작품으로 세계 공연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영국 공연 단체 1927이 9년 만에 내한해 최신작 <골렘>을 선보인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백업만 하는 소심한 주인공 로버트가 어느 날 말하는 점토 인형 골렘을 갖게 되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는 이야기를 다룬 <골렘>은 서양의 골렘 신화를 통해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 길들여진 현대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2014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후 런던에서 8주간 전 석 매진을 기록한 이 작품은 <이브닝 스탠더드>,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영국을 대표하는 매체에서 별 5개 만점의 호평을 받았다. 뉴욕 링컨센터 페스티벌,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 모스크바 체호프 페스티벌, 베이징 국가대극원 등 세계 최정상 극장과 페스티벌을 도는 월드 투어 일정에 한국이 속한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다. 세계적 동시대 화제작을 제때 마주하는 행운을 놓치지 말자.  문의 02-2005-0114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12월 15일, 예술의전당)
2015년 가을,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콩쿠르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피아노의 왕자가 된 조성진에 이어 2017년에는 선우예권이란 이름의 또 다른 스타가 탄생했다. 우승자를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까닭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연주자에겐 꿈의 무대로 알려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것이다. 특히 가장 어려운 피아노곡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 콩쿠르 피날레에서 강렬한 타건과 진중한 접근, 그리고 열정 어린 집중력으로 현장에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우승한 그는 통산 국제 콩쿠르 우승 횟수 여덟 번을 채우며 한국인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12월 20일 리사이틀이 콩쿠르 우승 당일 전 석 매진되며 이례적으로 추가한 이번 공연은 그레이저, 슈베르트, 라흐마니노프, 라벨의 작품으로 꾸민다. 모두 콩쿠르 당시 세 차례 리사이틀 라운드에서 연주한 곡으로 관객은 콩쿠르 현장의 감흥을 복기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문의 02-338-3816

1 <엘 아나추이: 관용의 토폴로지>   2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피아노 리사이틀   3 110주년 기념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특별 콘서트

<엘 아나추이: 관용의 토폴로지>(9월 27일~11월 26일, 바라캇 서울)
사설 갤러리로는 이례적으로 박물관급 고대 유물 컬렉션을 보유한 150년 전통의 바라캇 갤러리 아시아 최초 분관인 바라캇 서울에서 현대미술전시회가 열린다. 버려진 병뚜껑을 이용한 화려한 금속성의 태피스트리 작품이 시그너처인 가나 출신 작가, 엘 아나추이의 개인전이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평생공로 황금사자상을 받을 정도로 아프리카 현대미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이름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지정학적 분류를 벗어나 은유적 토폴로지의 개념을 제안한다. 여러 교점의 배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 확장하는 토폴로지적 공간처럼 아나추이는 그의 삶과 작품 속에서 계속 움직임과 변화를 모색한다. 70세가 넘어서도 새로운 매체 실험을 멈추지 않는 노작가의 신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2-730-1949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피아노 리사이틀(11월 1일, 롯데콘서트홀)
실력뿐 아니라 모델 같은 외모로 팬덤을 형성한 조지아 출신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전격 내한한다. 작년에 루체른 심포니와 협연한 이후 한국에서 펼치는 첫 리사이틀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다채로운 그의 건반 매력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열정이 가득한 연주로 기존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들과 비교 대상이 된 베토벤 소나타 ‘열정’, 아르헤리치의 재래라는 평가를 받은 리스트의 ‘돈 주앙의 회상’, ‘스페인 광시곡’을 비롯해 차이콥스키, 스트라빈스키 등 러시아 협주곡을 통해 보여줄 맹렬함과 관능의 연주를 동시대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문의 02-599-5743

110주년 기념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특별 콘서트(12월 7일, 세종문화회관)
세계 최고의 소년합창단 중 하나인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창단 11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특별한 크리스마스 공연을 펼친다. 클래식 명곡과 성가, 세계 민요, 샹송, 월드 팝송, 크로스오버, 캐럴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 중 매번 열광의 박수를 받는 ‘고양이 이중창(Le Duo des Chats)’도 이번 내한 공연에서 빠지지 않는다. 탁월한 기량의 보이소프라노 솔리스트들과 알토, 테너, 베이스 등 4성부가 선사하는 벅찬 평화와 사랑의 감동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 파리에서 온 화음의 천사들과 함께 말이다.  문의 02-597-9870

4 <서른 즈음에>   5 마이클 주 개인전   6 <향연>

<서른 즈음에>(10월 20일~12월 2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고(故) 김광석의 명곡 ‘서른 즈음에’는 사실 그의 자작곡이 아니다. 노영심, 이소라, 윤도현, 유희열 등 수많은 뮤지션과 함께 25년째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강승원 PD가 작사·작곡했다. 음악 PD면서 동시에 김광석을 비롯해 성시경, 이적, 자이언티, 윤도현 등 많은 아티스트에게 곡을 준 작곡가인 강승원의 노래로 빼곡히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 <서른 즈음에>가 막을 올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모티브로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는 중년 남자와 꿈을 찾는 청년이 겪는 사랑과 선택, 삶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히든싱어>와 <팬텀싱어>를 만든 JTBC 조승욱 PD가 연출을 맡고 실력파 아이돌 산들(B1A4 맴버)과 뮤지컬 배우 백형훈이 출연해 그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  문의 1577-3363

마이클 주 개인전(11월 30일~12월 31일, 국제갤러리)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마이클 주가 국제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대표 작가로 참여하고 작년에는 샤르자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선보인 마이클 주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겪은 이질적 문화와 인종적 차이에서 비롯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학부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예일 대학교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전문성을 작품에 깊이 있게 투영한다. 눈물과 땀 등 인체의 분비물과 질산은(銀), 소금 등을 재료로 삼아 인간의 신체적 본성과 자연의 에너지 순환을 이야기하며 과학적 추론을 기반으로 인간의 본질을 주요 주제로 다룬다. 작년에 발표한 ‘Untitled(Pleochroic)’ 시리즈와 연결되는 신작 프린트 작업과 유리 조각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문의 02-735-8449

<향연>(12월 14일~17일, 국립극장)
2015년 초연 당시 전 회 매진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재공연에서는 개막 전 매진으로 한 회를 더 추가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명실공히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가 된 <향연>이 2017년 끝자락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궁중무용, 종교무용, 민속무용을 사계절이라는 테마로 나눠 옴니버스식으로 한데 모은 <향연>은 이제 연출가로도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디자이너 정구호의 ‘덜어냄의 미학’을 집대성한 감각적 시도 덕분에 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20~30대 젊은 층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간결하게 조화를 이룬 춤과 색의 세계가 폭풍처럼 내뿜는 미의 장관을 경험하는 기회를 마다한다면 이내 다시 마음 졸이며 내년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문의 02-2280-4114

 

에디터 전종현(harry.jun@noblesse.com)